한약을 처방하기 전에 장내미생물의 분포를 조사해 한약재를 처방하는 개인 맞춤형 한약처방의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한약진흥재단 한의신약팀은 경북대학교 신재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장의 건강을 위해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곽향정기산을 섭취한 후 장내미생물의 변화양상’이란 연구를 통해 맞춤형 한약처방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연구팀은 지난 6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와 지난달 초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ASM 2018에서 이 연구를 구두 발표와 포스터 발표를 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곽향정기산을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이 증가했으며 대변의 양상도 좋아지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장에 존재하는 브리보텔라균과 박테리오데스균의 함량이 50% 미만인 사람들은 곽향정기산을 섭취 후에 오히려 심한 설사를 일으키고, 장내미생물의 균형도 심각하게 파괴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같은 처방이라도 치료 결과가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 것은 체질과 장내미생물 그리고 한약의 상관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세포 수보다 1~10배 많은 미생물과 공생하면서 살아가며, 장에 존재하는 장내미생물이 잘 못 되면 비만이나 염증성장질환, 과민성대장염, 알레르기, 관절염, 당뇨병이나 심지어 우울증까지 일으킨다는 것이 최근에 알려졌습니다.

이응세 한약진흥재단 원장은 “한국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프리바이오틱스 제품을 복용해왔는데, 그것이 바로 한약이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한의 환자들의 케이스를 면밀히 분석해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약진흥재단은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한약섭취에 따른 장내미생물 분포의 변화와 이에 따른 영향에 대해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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