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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30일 오전 회의를 열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최대 쟁점의 하나인 ‘경영참여 주주권’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등 여건이 마련된 뒤 시행하되, 기금운용위 의결을 거치면 그 이전에라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뉴스인사이트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양봉모 선임기자가 연결돼 있습니다.

[앵커]

먼저, 스튜어드십 코드란 게 뭔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가 영어로 스튜어드잖아요.

이 집사처럼 국민연금이 기관투자자로서 가입자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투자기업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국제적 지침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수탁자 책임 원칙’입니다.

집사처럼 책임감을 갖고 운용을 잘 하라는 것이죠.

[앵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뭐가 달라지나요?

[기자]

지금까지 국민연금은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결권 행사,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에 대한 비공개 대화, 명단 공개 정도만 해왔습니다.

앞으로는 국민연금은 경영참여는 원칙적으로 배제하지만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대해서는 경영참여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경영간섭 우려가 있어서 경영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부터 우선 도입하고 경영참여 주주권은 제반여건 구비된 후에 도입 여부를 재검토합니다.

박능후 장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심각한 기업가치 훼손으로 국민의 소중한 자산에 피해를 입히는 기업에 대해서는 국민연금기금 수탁자로서 주주가치 제고와 국민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것임을~)

[앵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연금이이 투자기업에 대해 ‘경영에 참여’한다는 것인데요.

그동안 국민연금은 일부 기업의 ‘큰손’이면서도 종이호랑이라는 말을 들었잖아요. 이제 그런 말 안 들어도 되겠네요?

[기자]

내년부터는 경영진의 사익편취나 횡령·배임, 계열사 부당지원 등을 ‘중점관리 사안’으로 정하고 이사진 및 경영진 면담, 비공개 서한 발송 등을 통해 개선을 촉구한다는 방침입니다.

내후년엔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고 공개서한을 발송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특히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기금운용위 의결을 거쳐 해임 안건을 직접 제안하는 등 좀 더 강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앵커]

대한항공의 갑질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 국민연금이 좀 나서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는데요. 앞으로는 국민연금이 나설 수 있겠네요?

[기자]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주식의 12.45%,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식의 11.81%를 보유한 각 회사의 2대 주주입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 공개서한을 보냅니다.

경영진 일가의 일탈행위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와 해결방안, 대한항공의 입장 등을 요구했습니다.

대한항공의 대답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비아냥 거리는 투의 한 줄이었습니다.

국민연금은 2대 주주이면서도 무시를 당한거죠.

하지만 앞으로 국민연금은 더는 이런 수모를 겪지 않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재계에서는 경영 간섭을 우려해 '연금사회주의'니 '연금관치주의'니 하면서 거부감도 보이고 있는데요.

이런 점을 잘 풀어가는 게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기자]

기금운용본부가 굴리는 국민연금기금 규모는 올해 4월말 현재 635조원입니다.

그 중에 국민연금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상장 기업은 현재 106곳에 달합니다.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인 기업은 POSCO(10.82%)와 NAVER, KT(10.21%)입니다.

그 외에도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림산업(14.45%) 롯데정밀화학(13.63%), SBS(13.56%), 풍산(13.50%), 대상(13.50%), 아세아(13.50%) 등입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시행하는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에 대해 강력한 주주권를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당연히 재계에서는 우려를 하겠지만 국민의 자금인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에 대해서 이 정도의 감시도 못하다면 투자자로서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미 영 일 등 전 서계 20개 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국민의 돈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집사처럼 국민의 돈을 잘 굴리고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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