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봉정사 찾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

여름 휴가를 떠난 문재인 대통령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안동 봉정사'를 방문하면서,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이 불교에 쏟는 각별한 애정과 관심이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주말인 그제(28일)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천년고찰인 안동 봉정사를 찾아 주지 자현스님과 차담을 갖고 사찰 수장고에 보관 중인 후불벽화 '영산회상도' 등을 감상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사법고시 공부를 위해 한때 해남 대흥사에 머물기도 했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번에 봉정사를 방문하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7개 사찰을 모두 둘러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세례를 받은 천주교 신자이지만, 지난 행적을 살펴보면 타 종교격인 '불교'에 얼마나 관심이 깊고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지 확연히 드러납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당대표에서 물러나 있었던 지난 2016년 SNS에 '아득한 성자'와 '인천만 낙조'라는 설악산 신흥사 조실 무산 대종사 '오현스님'의 선시 두 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시글에 "그냥 좋아서, 보여드리고 싶어서 올린다"며 "시조의 격조와 선시의 심오함이 잘 어우러였고, 한글 선시가 이렇게 기막힌 줄을 오현스님의 시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5월 오현스님이 입적에 들었을 땐 "스님께선 서울 나들이때 저를 한번씩 불러 막걸리 잔을 건네 주기도 하고, 시자 몰래 슬쩍 주머니에 용돈을 찔러주기도 했다"며 스님과의 깊은 인연을 공개했습니다.

또 지난달 원로 법조인 최영도 변호사의 별세소식을 접했을 땐 “제가 선배님을 더욱 닮고 싶었고 존경했던 것은 클래식 음악과 미술에 대한 깊은 소양과 안목이었다”며 “특히 전통 불교 미술에 대한 조예는 전문가 수준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1월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국빈방문 당시, 문 대통령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중앙아시아 전시실을 둘러보고 "러시아에서 돈황, 쿠샤, 파키스탄으로 이어지는 트래킹을 다녀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중국 간쑤성 지역에 있는 돈황은 천여 년에 걸쳐 만들어진 7백여 개 동굴과 불상 2천4백여 점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불교유적지로, 장경동 굴에서 대량의 불경과 유물들이 발굴된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국빈방문 기간 중 조계사를 찾았을 당시, 조계사 대웅전에 직접 나와 맞이하면서 "양국 불교계의 교류가 더 활발해지기를 바란다"며 친교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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