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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범계 의혹으로 불거진 종단 사태는 설정 스님이 조속한 시일 안에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단 한고비를 넘긴 듯 보입니다.

하지만 종단 내 갈등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않는 한 내분 사태는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조계종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짚어보는 기획보도, 오늘은 4번째 마지막 순서로 종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은 무엇인지 정영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긴급 입장문을 발표한 건 지난 금요일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이후 꼭 일주일만입니다.

설정 스님은 입장문을 통해 조속한 시일 안에 진퇴여부를 결정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종단의 주요 구성원들이 현재의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한 뜻을 모아주신다면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설정 스님의 비위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스님의 공식 기자회견은 그러나 또 다른 논란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설정 스님은 진퇴 여부를 조만간 결정한다고 하면서도 이를 종헌종법의 틀 속에서 다뤄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사퇴 요구에 대한 조건부 수용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종헌종법 질서를 부정하고, 갈등과 분규라는 과거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 종단은 종도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회복불능의 상태가 될 것입니다.]

설정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는 적폐청산 시민연대의 토요 촛불 법회는 지난 주말에도 어김없이 열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종단 법통의 상징이자 최고 어른인 종정 진제 대종사가 지금의 종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이라면서 다음 달 말까지 기다려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설정 스님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종헌종법'과 조계종의 '종정'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종단 기강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종단 운영의 근간을 이루는 종헌과 종법 등을 만들고, 뜯어고칠 수 있는 막중한 권한을 가진 곳, 바로 조계종의 입법기구인 중앙종회가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오는 10월 종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중앙종회 임시회가 다음달 16일 소집될 예정이어서 종회의 선택에 더욱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설정 스님이 종단 운영의 근간인 종헌종법의 질서는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가운데 종회의 현명한 판단이 더욱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사태 이후에는 종단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법과 제도의 손질, 과감한 인적 청산, 종도들의 화합과 안정을 위한 합리적 개혁 방안 마련 등에 본격 나서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종단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흐트러진 교권을 다시 확립하고, 청정 승가로서의 수행 가풍을 바로 세우기 위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조계종의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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