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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조속한 시일 내에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계종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에게 전해 듣겠습니다.

류기완 기자! (네! 지금 총무원에 나와 있습니다.)

 

비위 의혹으로 사퇴 요구를 받아온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오늘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사퇴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입니까?

 

네. 당장 그만둔다는 것은 아니지만 조속한 시일안에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제35대 총무원장에 취임한 지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이뤄진 발표인데요.

설정 스님은 오늘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단 주요 구성원분들께서 뜻을 모아주신다면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말입니다.

[인서트 1 설정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 "종단 주요 구성원 분들께서 현재의 상황을 지혜롭게 현재의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한 뜻을 모아주신다면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한 길을 진중히 모색하여 진퇴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그동안 거취 여부에 대해 말을 아껴온 설정 스님이 오늘 이런 입장을 밝힌 이유가 어디에 있나요?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기자회견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 갑자기 이뤄졌습니다.

오늘 오전 9시 전후에 설정 스님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예방을 받았고요.

이 자리에서 종교 문제는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방침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38일째 단식을 이어오고 있는 설조 스님 측이 종단과 물밑작업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는데요.

설조 스님의 단식 중단을 조건으로 설정 스님의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이 담긴 합의안을 논의하다가, 오늘 새벽에 합의가 결렬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이 와중에 일부 종무원들은 종단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고요.

전국선원수좌회도 조계사에서 '참회합니다'라는 입장문 발표와 함께 국민들 앞에 참회의 108배를 올렸습니다.

종단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간 끝에 오후 1시 30분쯤에 종단 출입기자들한테 문자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설정 스님이 긴급 기자회견을 한다는 내용이었고요.

기자들 사이에서는 중대 결심을 한 게 아니냐는 소문과 함께 한때 술렁이기도 했지만, 결국 사퇴 여부에 대한 최종 결심은 나오지 않은 셈입니다.

 

오늘 발표한 입장문 내용을 보면 왠지 알맹이는 빠져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입장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입장문은 크게 두 가지 내용입니다.

종헌종법 질서는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이 두 가지 내용인데요.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총무원장 재신임 여부를 종도들에게 넘긴 건데요.

당분간은 종단 안정을 위해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자신의 비위 의혹에 대한 교권 수호 혁신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자신의 거취 문제를 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설조 스님의 단식은 오늘로 38일 째입니다. 스님의 단식이 언제 끝날지도 관심사고요. 앞으로 종단 분규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궁금합니다.

 

설정 스님의 기자회견 이후 조계종의 원로 의원들이 설정 스님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또 긴급 원로 회의 소집도 요구했습니다.

설정 스님은 오늘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 간담회에 참석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비공개로 나눴고요.

다음 주에는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임원진과 역대 회장단이 설정 스님에게 진퇴와 관련된 의견을 전할 예정입니다.

사퇴 압박이 이처럼 거세지고 있어 설정 스님이 자신의 거취를 분명하게 결정하기 전까지 당분간 종단의 내부 갈등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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