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조스님 단식 31일째,조계종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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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조스님은 지난달 20일 단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계종 원로 설조스님이 총무원장 설정스님 등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 한지 오늘로 31일째를 맞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설조 스님은 지난 94년 종단개혁 당시 개혁회의 부의장을 맡았고, 설정스님은 94년 종단개혁 이후 종회 의장을 지냈습니다.

종단개혁에 함께 했던 두 원로 스님이 왜 극단적 갈등의 양 쪽 끝에 서게 됐을까요 ?

보도에 홍진호 기자입니다.

 

지난 1994년 조계종 종단 개혁 당시 개혁회의 부의장으로 개혁 입법 제정을 이끌었던 설조스님.

MBC PD 수첩이 종단 주요 스님들의 범계 의혹을 잇따라 보도하자  스님은 당사지들의 퇴진을 촉구하며서  지난달 20일부터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비구가 아닌 이들이 종단 기관에서 떠날 때까지, 목숨을 다해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설조스님/ 1994년 개혁회의 부의장 (지난달 20일) 

["이 어려운 교단을 제 목숨으로 대신해 주십사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94년 종단개혁 이후 조계종의 입법기구인 종회의장을 지낸 설정스님은 지난해 10월 종단의 행정 수반인 제35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됐습니다.

설조스님이 종단 정상화를 위해 목숨을 건 단식을 에 나섰다면, 설정스님 또한 선거에 임하면서 종단 발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설정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지난해 9.26 BBS NEWS 中:에서)]

["종단발전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것이라면 나의 모든 몸과 마음을 다 바치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여기 나오는 이유입니다."]

두 스님은 94년 당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3선 연임을 막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았고, 이러한 종단개혁의 핵심 과제는 총무원장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94년 종단개혁으로 교육원과 포교원이 별도로 독립해 3원 체제가 됐고, 입법기구인 중앙 종회와 사법기관인 호계원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3권 분립이 이뤄졌습니다.

이처럼 개혁이 단행된지 25년이 지난 지금, 조계종은 왜 극단의 갈등으로 다시 치닫고 있을까 ?

이에 대해 설조스님은 결국 종단의 재정 투명화가 당시에 이뤄지지 못하고 이후 종단 정치가 이합집산하면서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설조스님/ 94년 개혁회의 부의장 (지난달 20일)]

[그 때가 어느 때냐 하면 자기 밥그릇을 건드릴 때입니다. 이 종단은 어느 경우에도 한 사람의 밥그릇 보다는 크며 소중합니다.]

94년 종단 개혁이후 종단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설정스님 또한, 현재의 종단이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 출마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설정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지난해 9.26 BBS NEWS 中에서)]

["사부대중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받는 교단을 만들어가는 데 저의 여생을 다 바칠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정스님은 당초 종단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고, 설조스님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 각계의 만류에도 단식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종단 내부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한다는 설정 스님과 종단 개혁을 위해 총무원장 퇴진이 우선이라는 설조 스님, 94년 종단 개혁 동지의 엇갈린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BBS NEWS 홍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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