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자본과 흥행의 굴레에서 벗어나 작가적 상상력과 소재의 참신성을 중시하는 실험영화.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양성영화 등 뉘앙스는 조금씩 다르지만 광의의 개념으로 저예산 실험영화가 대표적이다. 비상업주의를 지향하면서 대중으로부터 차갑게 외면당하기 일쑤지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영화팬들에게 실험영화는 블록버스터 홍수속에서 건져낸 '보석' 과도 같은 존재다. 

이처럼 상업영화와 대척점에 서 있는 실험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시네마테크가 국립 문화기관에 들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가 최근 문을 연 'ACC 시네마테크'는 단순한 상영공간으로서의 개념이 아닌 영화에 대한 연구와 수집·제작·상영 등 시네마테크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개관 행사는 '씨네 코뮌(Cine Commune)'이라는 타이틀로 이달 20일부터 8월 5일까지 열린다.

'씨네 코뮌'은 ACC 시네마테크가 아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비상업영화 커뮤니티로서 성장하기를  염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씨네 코뮌' 프로그램은 개막식을 시작으로 국제네트워크포럼, ACC 시네마펀드 제작발표회, 특별 상영프로그램까지 여느 영화제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짜여졌다.

20일 개막식에선 첨단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형식의 공연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일본 마키노 타카시(Makino Takashi)의 3D 영상 공연 '스페이스 노이즈(Space Noise)',  인도네시아 실험영화 감독 하피즈 라찬잘레(Hafiz Rancajale)의 예술자료 아카이빙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필름 '깜빡이는 불빛 뒤에서(Behind the Flickering Light)<사진>'가 상영된다.

 

21~22일 진행되는 국제네트워크 포럼에선 야마시타 코요(Yamashita Koyo, 일본이미지포럼), 마크 토스카노(Mark Toscano, 미국 아카데미필름아카이브), 리카르도 마토스 카보(Ricardo Matos Cabo, 포르투갈 독립큐레이터), 자비에 가르시아 바르통(Xavier Garcia Bardon, 벨기에 브뤼셀보자르아트센터)이 실험영화의 전통과 위상, 실험영화의 필름복원과 보존가치 등을 주제를 발제한다. 포럼이 열리는 21~22일 저녁 7시에  노르웨이 실험영화 감독 그렉 포프(Greg Pope), 호주의 실험영화 감독인 리차드 투오이 & 다이애나 배리(Richard Tuohy & Dianna Barrie), 국내 대표 실험영화 감독 이행준과 사운드 아티스트 홍철기 등의 필름퍼포먼스도 펼쳐진다.

이달 26일부터 8월 5일까지 특별 상영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특별상영작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작품은 요한 루프의 '★'. 올해의 국제영화제 최고 화제작으로 손꼽히며 100년 영화사 중 프로파간다, 교육영화 등에서 등장한 별만 모아 편집한 작품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코뮌(La Commune)'은 1871년 파리코뮌의 상황을 실제처럼 재연한 작품을 영화용으로 재편집한 것으로,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의 최고봉인 피터 왓킨스(Peter Watkins)의 작품이다. 이밖에도 일본 실험영화 황금기(1975~1980)에 제작된 작품을 모아 16mm 오리지널 형식으로 상영하는 '프레임의 간극:일본 실험영화 황금기'를 비롯해 홍콩독립단편영화제(ifva), 일본이미지포럼페스티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프로그램 등이 상영된다.

또한 지난 5월 공모를 통해 ‘ACC시네마펀드’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아시아 7개 지역 10개 팀의 제작발표회가 7월 24일 ACC 극장3에서 열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진식 전당장 직무대리는 "ACC 시네마테크는 실험영화와 미디어아트의 연구, 수집, 상영, 유통, 제작 등을 모두 한 번에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며 "ACC 시네마테크를 통해 아시아문화중심 광주 도시브랜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이며 선착순 입장이다. 자세한 사항은 ACC 홈페이지(www.acc.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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