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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안 전 지사는 ‘업무상 위력’이 있었다는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는데요.

오늘은 안 전 지사 재판에 대해 알아보죠.

사회부 서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서일입니다.

 

지난 2일 서울 서부지법에서 안 전 지사의 첫 재판이 열렸는데, 서 기자가 직접 다녀왔죠?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안희정 전 지사의 첫 재판은 지난 2일 오전 11시 서울 서부지방법원 303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렸습니다.

재판이 시작되기 2시간 전인 9시부터 재판을 보기 위해 일반 시민들과 미투 운동 지지자들이 몰려 치열한 자리다툼을 예고했는데요.

이에 재판부는 오전 10시부터 30분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방청 신청을 받고 기자석을 제외한 46석을 추첨했습니다.

방청권을 응모했던 시민은 모두 75명이었는데 29명은 그대로 돌아가야 했을 만큼 재판에 대한 관심은 아주 뜨거웠습니다.

기자석도 선착순이어서 저도 겨우 들어갈 수 있었는데요. 몇몇 기자들은 아예 재판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이번 재판의 핵심쟁점은 과연 안 전 지사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을 했는지 여부인데 ‘업무상 위력’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슨 기준이 있는 건가요?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업무상 위력에 따른 ‘권력형 성범죄’라고 강조했고 안희정 전 지사 측은 위력이 아닌 애정에 따른 관계였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위력이란,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하는 행위를 뜻하는데요.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사항인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간음’은 상사와 부하, 고용자와 피고용자 같이 업무상 상하관계에서 상급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아랫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피해자 김씨가 당시 차기 대권주자였던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만큼, 만약 안 전 지사가 상급자라는 지위로 김씨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박탈했다면 이는 ‘업무상 위력’에 해당하는 겁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이 ‘업무상 위력’에 대한 여부를 가리려다보니 첫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측의 지나친 표현들이 나왔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검찰은 업무상 위력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해 ‘덫을 논 사냥꾼’ ‘나르시시즘적 태도일 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러시아 출장에서 김씨에게 맥주를 가져오라고 시켜 간음을 했는데, 이는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늦은 밤 심부름을 시켜 유인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입니다.

그러자 안 전 지사의 변호인단도 강하게 맞불을 놨습니다.

오선희 변호사는 김씨가 위력에 굴복하지 않는 주체적인 여성임을 강조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나온 변론이 문제가 됐죠.

어떻게 변론을 했냐면, “김씨가 아동이나 장애인도 아니고 혼인 경험이 있는 학벌 좋은 주체적 여성인데, 과연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받았겠느냐, 두 사람 사이에는 위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이에 여성인권단체와 누리꾼들의 여론이 들끓었는데요.  이는 여성과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한 거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전국 성폭력상담소 협의회, 배복주 상임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배복주 / 전국 성폭력상담소 협의회 상임대표]

“장애 당사자 입장에서는 장애인의 집단적 특성을 결정 주체가 아닌 걸로 대상화 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인격권 침해에 해당이 되죠.”

이런 상황 때문인지 검찰 측은 어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비법률적 용어를 사용해 관계자들에게 상처를 드렸다”며 재판이 끝난 지 하루 만에 공식 사과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검찰과 변호인 측의 법정공방이 치열했던 첫 재판에서 눈길을 끈 건 피해자 김지은씨가 직접 재판을 참관한 거죠. 안 전 지사와 김씨, 얼마 만에 다시 만나게 된 건가요?

 

피해자 김지은씨가 생방송에 출연해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한 것이 지난 3월 5일이니, 넉 달 만입니다.

김씨는 재판이 열리기 전 서부지법 측에 참관 의사를 밝히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법원 내부 통로를 통해 법정에 들어섰는데요.

재판이 시작되고 검찰 측에서 공소사실에 대해 낱낱이 설명하자 안 전 지사는 안경을 내려놓으며 눈을 감았고, 김씨는 조용히 고개를 떨궜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두 사람은 서로에서 시선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다음 재판은 모레입니다. 김씨가 증인으로 출석하지만 모든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재판부는 오는 16일까지 최대 7차례의 집중공판을 통해서 이르면 이번 달 안에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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