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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앵커 : 양창욱 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스포츠평론가 최동호씨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나와 계시죠?

최 : 네 안녕하세요.

양 : 정말 세계가 놀란 대이변이 연출됐는데 평론가님, 우리가 어떻게 이길 수 있었습니까?

최 : 어제 경기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죠. 어제 경기 들어가기 전에 사실 굉장히 불안했습니다. 왜냐하면 기성용 선수 부상으로 빠졌고, 그 자리에 장현수 선수가 센터백을 보다가 들어간 거거든요. 그리고 윤영선 선수와 홍철 선수가 포백에 들어왔죠. 그런데 윤영선, 홍철 선수가 많이 뛴 선수가 아니거든요. 장현수 선수는 또 원래 자기 자리가 아닌데 올라갔으니 얼마나 불안합니까. 그런데 경기 시작 후 지켜보니까 15분 동안 오히려 우리가 독일을 몰아붙였죠. 태클하고 몸싸움 걸고. 육탄방어로 막아내고. 한 15분 정도 시작되는 것 보니까 아, 오늘은 우리 선수들이 뛰는 게 다르겠다,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선전하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 결과가 첫 번째로 수비 안정입니다.

양 : 아, 수비 안정.

최 : 네. 수비 안정의 핵심은 골키퍼 조현우 선수가 슈퍼세이프, 골과 다름없는 슛을 몇 차례 막아 냈죠. 이것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경기를 끝까지 몰고 가면서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거구요, 또 끝까지 쫓아가는 손흥민 선수의 모습과, 김영권 선수, 물론 수비에서도 열심히 일을 했지만, 골을 넣었던 것, 정말 기적 같은 일이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양 : 그렇군요. 수비 안정을 무엇보다 꼽아주셨는데, 그러니까 어제 경기가 분명 전체적으로 지금까지와는 달랐죠?

최 : 달랐죠. 아쉽게, 결과적으로는 아쉽죠.

양 : 그러니까, 처음부터 왜 이런 경기를 못 보여줬나, 이런 아쉬움이 있는 거죠.

최 : 그렇죠. 스웨덴 전에서 너무 우리가 움츠렸죠. 전부 수비에 집중하다보니 공이 공격으로 제대로 전개가 못됐습니다. 그런데 스웨덴 전에서는 우리가 4-3-3 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이,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4-3-3의 첫 번째 3에서 수비에 치중하다 보니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그런 부자연스러운 플레이를 했었고요. 스웨덴 전과 독일 전이 다른 점은, 우리가 대표팀의 주 전술이라고 하는 4-4-2를 쓰면서 수비에 중점을 두되, 공수 밸런스를 유연하게 맞춰서 우리 장점을 살리겠다고 하는 그런 전술을 썼다는 점이죠. 그런데 스웨덴 전에서 그러지 못했던 점은, 자신감이 너무 없었던 점은 아쉽고, 너무 움츠러들었던 그런 경기였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겁니다.

양 : 그렇죠. 결과론적으로 그런 거죠. 방금 전에 또 조현우 선수의 활약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세계가 놀랐어요. 특급 골키퍼가 됐죠?

최 : 네 특급 골키퍼가 됐죠. 우리 팀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니까 목표했던 것을 얻지 못했다고 할 수 있는데, 조현우 선수 개인 입장에서 보면 우승한 거나 진배없죠. 왜냐하면 이번 월드컵 3경기를 통해서. 원래 대표팀에서도 넘버3였거든요.

양 : 넘버3? 이게 무슨 말인가요?

최 : 그러니까 김승규 선수도 있고 김진현 선수도 있고, 제일 막내로, 대표팀 골키퍼가 세 명인데 그 중 세 번째 선수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가능성을 보고 출전시켰는데, 기대 이상의 놀라운 활약을 펼친 거죠. 조현우 선수 입장에서는 이번 활약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가 국가대표팀으로 뛰어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게 하나가 있고, 또 하나, 선수 개개인 입장에서 보면, 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팬뿐만 아니라 유럽과 남미의 프로축구 스카우터들이 어느 선수가 잘하는지 지켜보는 스카우트 무대이기도 하거든요.

양 : 그래서 조현우 선수, 지금 서로 데려가려고 하겠네요?

최 : 맞습니다. 조현우 선수 정도의 활약이면 분명 눈독을 들이는 스카우터가 있겠죠. 우리 선수들이, 스카우터가 보는 장점이 뭐냐면, 유럽에서 통할만 하다라는 실력이 입증이 되면 우리 선수들의 장점, 몹시 가격이 싸다는 겁니다.

양 : 아, 우리 선수들이 몸값이 싸군요.

최 : 네, 가격이 쌀 수밖에 없죠. 알려지지 않은 무대에서 뛰었고, 조현우 선수 같은 경우는 더욱이 K리그에서도 하위권팀인 대구 FC에서 뛰었거든요. 이럴 경우에 빅 리그라고 하는 이탈리아나 잉글랜드로 곧바로 진출하기에는 어렵겠지만, 유럽축구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노리면서 빅 리그로 선수들을 싼 가격에 사서 선수의 실력과 명성을 키운 후 비싼 가격에 되파는, 네덜란드나 벨기에 정도의 무대는 충분히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양 : 아, 그럴 수 있겠네요. 싼 가격이라... 조금 그러네요. 어찌됐든, 이번 월드컵은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숙제를 남긴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해결해야 될 숙제들이 뭐가 있을지 끝으로 설명해주시죠.

최 : 이게 매번 월드컵 때마다 반복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만, 예를 들면, 10년 전에 했던 한국 축구에 대한 발전 플랜을 다시 가지고 와도 그대로 유효하다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지거든요. 멀리 내다본다면 23명 대표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를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는 유소년 발굴시스템이 먼저 정착이 돼야겠죠. 먼 목표가 아니라 단기적으로 바로 다음 월드컵 성적에 목표를 맞춘다면, 이번에 드러난 단점을 고쳐야 되는데, 신태용 감독도 본인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1년 밖에 안됐거든요. 또 1년이란 시간 속에서도 대표팀이 프로팀처럼 늘상 합숙하면서 훈련하는 팀이 아니기 때문에 팀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이런 걸 본다면 축구협회에서는, 신뢰할만한 검증 단계를 거쳐 대표팀 감독을 뽑아놓고, 대표팀을 자기의 철학대로 팀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기회와 훈련의 시간을 줘야 되겠죠.

양 : 네, 알겠습니다. 평론가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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