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매체가 공적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디지털 시대 혁신을 이끄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습니다. 

또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라디오 전환’, ‘혁신적 음향 서비스’ 같은 라디오 매체의 미래를 선도할 ’자문기구’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선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작년과 재작년 발생한 경북 포항과 경주의 대형 지진 속에 휴대전화와 모바일 메신저는 먹통이 됐습니다.

반면 재난 상황을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한 매체는 이른바 '올드미디어'로 통하는 라디오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은 오늘 ‘공공미디어연구소’, ‘한국언론학회 방송과 뉴미디어 연구회’등과 함께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어 라디오 혁신을 위한 정책기구의 필요성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라디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콘텐츠 강화 같은 자체 노력이 필요하지만 재난발생시 가장 유용한 매체란 점이 단적으로 드러난 라디오의 공공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주재원 한동대 교수는 미국과 영국, 호주 등 해외에는 이미 라디오 진흥기구를 통해 라디오 발전을 위한 연구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재원 /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교수]
"가장 절실한 것은 라디오 진흥기구입니다. 라디오 진흥기구들을 통해서 기존의 라디오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좀 더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라디오 청취자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어떤 시간대에 어떤 광고가 적절한지, 장점을 극대화할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것도 자문기구의 몫으로, 도입이 이뤄진 선진국 사례도 언급됐습니다. 

장준희 중앙대 교수는 온라인 환경에 연동된 라디오가 오락과 교육, 정보매체로서의 사회문화적 기능도 갖출 수 있다면서, 미래형 매체로서의 라디오 기능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준희 /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사실은 지금은 라디오가 주로 재난매체로서 공적 기능에 자신의 정당성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것도 물론 굉장히 중요합니다만, 온라인 환경에 훨씬 더 잘 부합하고 진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오락, 교육, 정보의 다재다능한 매체로서 사회문화적이고 산업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을 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모임 대표인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가 여전히 TV의 주변부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독자 영역 구축을 위한 연구와 발전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토론회에서는 라디오 매체의 안정적 재원 충당을 위한 방안으로 라디오 중간 광고 도입이 필요하다는 등 라디오 매체가 공적 기능을 강화하고 디지털 시대의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정책적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BBS뉴스 최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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