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파워 인터뷰]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여야, 지난일로 논쟁하니 정치발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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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한화갑 한반도 평화재단 총재
□ 진행 : 전영신 기자

▷전영신: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영결식이 어제 오전에 있었죠. 풍운의 정치인이었던 김 전 총리의 타계로 3김 시대의 주인공들은 모두 역사 속의 인물이 됐습니다. 오늘 파워인터뷰에서는 정치권의 원로 한 분과 3김 시대의 의미에서부터 정치권의 현안까지 두루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전 민주당 대표 지내셨죠.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만나보겠습니다.
총재님 안녕하십니까? 

▶한화갑: 네, 안녕하십니까? 

▷전영신: 잘 지내셨어요? 

▶한화갑: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전영신: 어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영결식이 있었습니다. 남다르시죠? 

▶한화갑: 네, 네. 아마 그분의 걸걸한 목소리를 영원히 못 듣게 됐다는 생각은 저만이 하는 건 아닐 겁니다. 더구나 그분을 존경했던 국민들 모두가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함을 느끼는 그런 기분일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현대 정치사의 한 장이 끝났다는 느낌입니다. 

▷전영신: 가장 기억에 남는 일담이라고 해야 될까요, 어떤 기억 있으세요? 

▶한화갑: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공동정권 때 회의도 같이 하고 회식도 여러 번 하고 좋은 말씀도 많이 들었는데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고르라면 2000년도 부시 대통령, 아들 대통령 취임식 때 워싱턴DC에 같이 저도 있었는데 그때 JP총리께서 워싱턴DC에 계셨어요. 그래서 대통령 취임하고 나서 파티하는데 공화당 아주 핵심 멤버들만 모인 자리에 우리도 갔었죠. 그런데 거기 아버지 부시 대통령하고 아들 대통령 비서실장이 왔었어요. 그런데 거기에서 JP 총리하고 제가 비서실장을 붙들고 한·미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리도록 협조해주라, 그래서 우리가 대북 관련 공통된 의견을 조율해야 될 거 아니냐. 그런 얘기를 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전영신: 여러 가지 어록들도 참 많이 남기셨는데 총재님은 어떤 어록이 생각이 나시는지요? 

▶한화갑: 요새 신문에 보면 사무사라든지 또 그리고 뭐뭐 있죠? 무항심. 

▷전영신: 무항심. 

▶한화갑: 그래서 아주 적절한 표현 같아요. 나쁜 생각해 본 거 없고 의역하자면 재산이 어느 정도 있어야 사람도 제대로 구실한다는 그런 뜻 같습니다. 

▷전영신: 그렇게도 해석을. 알겠습니다. 김 전 총리의 타계로 3김 시대의 주인공이었던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세 분 모두 역사 속의 인물이 됐습니다. 3김 시대의 의미는 무엇으로 정리를 해 볼 수가 있을까요? 

▶한화갑: 우리나라의 정치사에 있어서 군사독재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민주주의를 정착하는 데 그 과정에서 세 분이 확실한 국민의 지지와 지분을 가지고 서로 견제도 하고 협력도 하면서 정치를 이끌었던 시대라고 저는 봅니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은 대통령을 하셨지만 김종필 총리는 대통령은 못하셨습니다. 그러나 두 분이 대통령이 되실 때 그 과정에서 협력했다는 것은 특별한 이분의 그러한 역사인 것 같습니다. 

▷전영신: 사실 지역 분할적 사고라든지 보스정치 이런 부분은 어두운 부분을 남긴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한화갑: 네, 그러나 그것을 우리가 좋은 방향으로 우리 정치와 현실을 승화시키는 데 그 역할을 했다고 보면 독일 속담에서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 그래서 우리가 어느 면에서는 우리 민족이 과거에 집착하는 그런 습성이 있어요. 그런데 이제 과거도 중요하지만 잊지는 말 것이고 내일을 위해서 우리가 향해 가야죠. 

▷전영신: 김종필 전 총리와 관련된 정치사적인 사건 하나를 꼽아주신다면 어떤 사건 꼽으시겠습니까? 

▶한화갑: 글쎄요. 그분은 말입니다. 행적이 워낙 딱딱 각을 지어져서 뚜렷해서 말입니다. 예를 들면 5.16 군사혁명의 주역 아닙니까? 그래서 결국 헌정 중단을 가져왔고 군사독재정치의 시작이 된 겁니다. 이런 면은 어두운 면이죠. 그러나 말년에 YS 김영삼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실 때 3당 합당을 통해서 그걸 도왔죠. 또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실 때도 DJP연합이라고 해서 소위. 그렇게 해서 대통령을 도왔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대통령을 못하셨지만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탄생을 계기로 해서 민주주의 토대를 뿌리 내리는 게 하는 데 기여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영신: 그런데 국민훈장 추서를 놓고 논란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한화갑: 예, 그것은 제가 생각할 때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결정한 것이고 전례로 봐서도 그건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봅니다. 

▷전영신: 문재인 대통령이 빈소에 조문을 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한화갑: 그건 대통령 몫이죠. 대통령이 결정할 일인데. 

▷전영신: 물론 그렇습니다마는. 

▶한화갑: 요새 저도 보니까 김종필 총리께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들으면 기분 안 좋을 그런 얘기도 하셨더라고요. 그러니까 대통령도 사람이죠. 사람이니까 내 기분이 좋다, 안 좋다 느낄 수 있겠지만 그러나 대통령은 그걸 떠나는 그런 위치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건 대통령이 결정할 몫이죠. 

▷전영신: 요즘 여러 가지 말들이 많습니다마는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운명이 고 김종필 전 총리에게서 비롯됐다. 그러니까 JP가 없었다면 DJP연합도 없고, JP가 없었으면 노무현, 문재인도 없었다. 이런 얘기 같은데요. 총재님 생각은 어떠세요? 

▶한화갑: 그건 우리가 단군이 없으면 우리도 없는 거죠. 

▷전영신: 단군 언급까지. 

▶한화갑: 미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영신: 예, 알겠습니다. 일부 평론가들이 재미로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최근 우리 정치에 3김 같은 정치 거물이 없다, 거시적인 안목을 가진 정치인이 없다, 이런 아쉬운 목소리도 사실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한화갑: 그렇습니다. 3김 같은 그런 정치인이 없는 거죠. 지금은 확실한 지분을 가지고 지역적 기반을 토대로 해서 자기 정치적인 활로를 개척해가는 그런 지도자는 없죠. 그러나 우리가 5000년 역사인데 그런 공백이 있다고 해서 우리 역사가 단절된 것은 아니죠. 

▷전영신: 그래서 JP의 정치철학이 지금 다시 살아나야 한다. 의회주의, 실용주의, 실사구시의 정신 이런 게 사실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절이 아닌가 싶은데요. 

▶한화갑: 그런 요구는 특히 지금 시대만이 요청되는 것은 아니고 역사적으로 어느 시대든지 그런 요청이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제가 생각할 때 우리 정치가 자꾸 과거 회기적이에요. 지나간 것 가지고 논쟁을 해요. 한 발도 앞으로 못 나갑니다. 그러니까 정치 발전이 없는 거죠. 

▷전영신: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정치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세요? 

▶한화갑: 이것은 국민의 선택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선거를 줄이면 무슨 여러 가지 방법도 있고 그랬지만 이번에는 모든 국민이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다라는 걸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국민의 목소리죠. 그러니까 민주당이 이것이 민주당이 잘해서 이렇게 승리했다고 도취되면 안 될 것입니다. 야당이 잘못한 것을 민주당한테 야당 몫까지 해서 좋은 정치해라, 이런 국민의 충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전영신: 그렇죠.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보수진영은 지금 비대위를 꾸려서 재건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런데 새로운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지금 보이지를 않는다, 이런 얘기도 많이 합니다. 보수 재건을 이끌 만한 인물, 혹시 누가 있을까요? 

▶한화갑: 제가 그거 알겠습니까, 재야에 있는 사람이.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에요. 그런 걸 기대할 만큼 그런 정당 같으면 이미 이번 선거를 통해서 그 정당은 죽었습니다. 미안합니다마는. 그러니까 이건 장례절차를 밟아야지. 관 앞에 놓고 싸우는 이것이 결국 국민들을 더 식상하게 하는 겁니다. 

▷전영신: 대한민국 정치가 어쨌든 건강하려면 보수와 진보, 양날개가 조화를 이루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지금 거의 사망선고를 받은 보수야당 어떻게 쇄신을 해야 될까요? 

▶한화갑: 지금 우리나라만이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만 보수, 진보 대결하고 있어요. 이것이 어느 정도냐 하면 말입니다. 보수가 생각할 때에는 진보는 죽어도 좋다, 이런 식이에요. 또 진보는 보수는 죽어도 좋다. 이거예요. 그러니까 정치가 없는 거죠. 협치도 안 되고 대결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시대에 뒤떨어진 거. 예를 들면 영국에서 노동당이 집권 할 때 말이죠. 이건 제3의 길을 택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독일에서도 보수하고 진보가 연정까지 만들었지 않습니까? 그렇게 해서 국민을 위해서 국익의지로 정치를 해나간 겁니다. 정치의 요체가 뭡니까? 국민을 편안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거 아닙니까? 거기에서 왜 진보가 필요하고 보수가 필요합니까? 이걸 다 던져버려야 됩니다. 이제는 국민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 국민에게 무슨 이익을 주느냐, 국민에게 어떻게 해야 우리가 칭찬받느냐. 이런 정치적 경쟁을 해야죠. 

▷전영신: 알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국민들로부터 추진 동력을 부여받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권 경쟁이 주목이 되는데요. 지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20명의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죠. 새 당대표는 총선 결과를 책임져야 되는 책무를 갖게 됩니다마는 지금 민주당에서는 어떤 자격, 어떤 덕목을 갖춘 당대표가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한화갑: 지금 민주당. 저도 당대표를 해 봤지만 민주당은 당원들이 선출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원의 결정에 따라야 되는 것이고 어느 사회나 경쟁이 있는 겁니다. 경쟁이 많다고 해서 그것을 죄악시 하는 것은 나쁜 생각이죠. 얼마나 그 과정이 투명하고 민주적이냐, 이것이 문제죠. 경쟁이 많을수록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 조직은 활성화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경쟁을 축제로 승화시킬 수 있는 그런 정치적 능력을 가져야죠. 

▷전영신: 당대표가 가져야 될 자격이나 덕목은 어떤 부분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한화갑: 당대표는 말입니다. 앞장서서 국민을 향해서 당세 확장하고 지지를 이끌어내는 겁니다. 그러나 여당은 그런 것을 하는 몫이 대통령이에요. 그러니까 여당의 당대표는 그렇게 말입니다. 자기 사명이나 행적이 야당만큼 클 수는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를 책임진 여당이기 때문에 더 지혜롭게 그리고 야당을 품어서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협치를 해가야 됩니다. 저는 민주당한테 그런 말을 하고 싶어요. 민주당이 야당 때 제안한 방송법이 있다고 그럽니다. 그걸 지금 그대로 통과시키는 거예요. 그건 민주주의를 위하고 방송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하니까 그 법을 제안했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여당이 되니까 왜 그걸 안 합니까? 그거 하면 여당이 손해 본다는 생각 때문에 안 한 거 아닙니까? 그러면 이것이 당의 이득을 가져오면 그건 좋은 법이고, 국민에게 이득을 주는 건 나쁜 법입니까? 이런 것을 타파하고 솔선수범해야 돼요. 그렇게 되면 야당도 말이죠. 자기 주장을 위해서 국민의 의사를 저버리지 않을 거 아닙니까. 

▷전영신: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가끔 이렇게 방송에 출연하셔서 좋은 고견 좀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화갑: 네, 감사합니다. 

▷전영신: 지금까지 민주당 대표 지내셨죠.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파워인터뷰에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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