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나무 아래에서 태어나, 수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었기에, 흔히들 불교를 숲의 종교라고도 부르죠.
대한불교진흥원이 마련한 화요열린강좌에서는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는 나무를 통해 마음 공부를 하고 삶의 지혜도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제시돼 관심을 모았습니다.
보도에 홍진호 기자입니다.
대한불교진흥원이 마련한 화요열린강좌.
생태사학자인 강판권 계명대 교수의 나무 예찬은 끝이 없었습니다.
나무처럼 단단한 목소리와 솔직함은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강 교수는 "고등학교 때 IQ가 95이었고, 재수를 해서 대학에 갔다가 취업이 안 돼 대학원에 들어가 석사를 3년 만에 마쳤고, 경북대 대학원에는 4수만에 들어갔다"고 털어놨습니다.
박사학위를 받고서는 자식의 머리카락을 자를 돈 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을 겪다가 나무를 만나 지혜를 얻어 결국 책을 내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강판권/ 계명대 교수: 제가 그렇게 책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절실한 순간을 맞이해서 몸부림치는 과정을 제가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그것을 드러냈던 과정이 지금까지 많은 저술을 할 수 있었던 과정이기도 합니다.]
나무를 만나 인생이 변했다는 강 교수가, 나무에게서 배운 깨달음은 무엇일까?
강 교수는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인정해 자존감을 높이면, 무한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함안 성산산성에서 발견 된 600년 된 연 씨는 시절인연을 만나 꽃을 피워냈다며, 하늘이 부여한 정체성을 어떻게 드러낼지 먼저 고민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강판권/ 계명대 교수: 600년 전에 있던 (씨앗이) 것이 물을 주면 들어납니다. 우리 몸속에는 공자가 이야기 했던 인이라는 종자가, 인은 씨앗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 몸 속에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강 교수는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갑질 논란의 해법도 나무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풀은 풀이고 나무는 나무 이듯이 모두가 평등한 존재이지만 그 역할이 다를 뿐이라며, 인간의 시선으로 자연을 재단하지 않는 태도가 이러한 사회 문제를 잠재울 수 있다는 겁니다.
불자들이 관세음보살에 귀의하듯 나무의 지혜에 귀 기울이면 일상이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강판권/ 계명대 교수: 둥근 모양의 나무가 세상의 소리를 다 듣고 사람들이 나무를 만나서 나무에게 많은 지혜를 배우는 것처럼 관세음보살에게 나무, 귀의하는 것처럼 나무에도 귀의한다면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 까...]
BBS NEWS 홍진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