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교권 자주와 혁신위원회'란 종령기구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MBC 'PD수첩 파문'에 대응하기 위해서 인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보도국 문화부 정영석 기자입니다.

정 기자, '교권 자주와 혁신위원회', 어떤 일을 하는 기구입니까?

 

네, MBC PD수첩 파문과 관련한 종단의 대책 위원회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PD수첩이 지난달 1일과 29일, 두 번에 걸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비롯한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종단의 고위직 스님들을 상대로 비위 의혹을 제기했죠.

이 교권 자주와 혁신위원회는 방송에서 언급한 의혹들을 규명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 교권을 자주적으로 수호하는데 있어서도 여러 스님들의 의견과 지혜를 모을 계획입니다.

 

이 위원회에 종단의 원로의원을 포함한 그야말로 쟁쟁한 분들이 참여한다면서요?

 

교권자주와 혁신위원회는 지난 월요일, 공식 출범과 함께 첫 회의를 가졌는데요.

이 때 52명의 위원 스님과 재가불자들의 명단이 파악됐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명예원로인 밀운, 도문, 원명, 혜승 대종사를 비롯해 원로의원인 월주, 월탄, 종하, 원경 대종사가 참여합니다.

전국 교구본사에서는 고운사 주지 호성 스님, 금산사 주지 성우 스님,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 등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또, 중앙종회 의원 5명, 선원과 교육, 율원에서 8명, 중진 스님들 14명, 비구니 대표 3명과 집행부 스님 4명, 재가대표로 5명이 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됩니다.

첫 회의에서는 전 원로의장인 밀운 스님이 교권자주와 혁신위원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첫 회의였는데, 위원회의 방향성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갔다고요?

 

그렇습니다.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이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위원회가 종단 혁신을 위해 출범했는데, PD수첩이 방송한 의혹 규명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습니다.

도법 스님은 종단이 이번 기회에 제대로 혁신을 하려면, 좀 더 근본적이고, 획기적이고, 중장기적인 방안들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장내 정리가 되지 않자, 잠시 휴회를 청한 밀운 스님은 이번 일을 계기로 종단이 혁신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교권 자주와 혁신위원장, 밀운 스님입니다.

[밀운 스님/교권 자주와 혁신위원장(전 원로의장): 위원회에서 좋은 안을 창출해서 다시는 우리 교단에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혁신에 대한 법 제정을 해야 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혁신입니다.]

 

'교권자주와 혁신위원회'의 출범은 사실상 현 종권을 비호하는 세력에 불과하다고 비판도 나왔다고요?

 

네,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가 입장문을 냈는데요.

이들은 위원회가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방패막이 세력들로 구성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설정 스님에게 제기된 은처자 의혹과 관련해 유전자 검사가 가장 신속하고 정확한 해명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렇군요. 이 위원회가 출범한 게 지난달 8일이죠. 종정 진제 대종사가 하교를 통해 방송에서 제기된 의혹을 소상히 소명하라고 당부한 이후 34일만입니다. 본회의에 앞서 의혹의 당사자인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참석했죠?

 

그렇습니다. 설정 스님은 자신과 관련된 사항의 모든 것을 위원회에 맡기겠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오늘 위원회가 구성되는 만큼 저와 관련된 사항은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정황적인 부분들로 대중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에 근거해서 반드시 의혹을 규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위원회 출범에 앞서 설정 스님은 지난 8일에 있었던 원로회의로 기억되는데요.

이때도 위원회가 구성되면, 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에 따르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설정 스님은 또, MBC 등을 훼불세력으로 규정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종도들의 의지를 결집하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설정 스님입니다.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종단의 어려움은 구성원인 사부대중의 지혜와 용기로 해결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만들고 혁신하는 안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설정 스님은 수행하는 종단으로 바로 서야 된다면서, 향후 종단 운영 방향 등에 고심하고 총무원장 본연의 소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기자는 필요하다면 종도들의 의지를 결집한다는 게 어떤 뜻으로 해석되나요?

 

PD수첩 첫 편이 방송된 이후 종단은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규탄 법회를 열 계획이었는데요.

이날이 남북정상 회담이 열렸던 당일이라 취소된바 있습니다.

지금 조계종 총무원 주변에서는 PD수첩이 3편을 방송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는데요.

설정 스님에게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명되거나 이 세 번째 방송이 나온다면 구체적인 행동 대응에 나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됐던 교권 자주와 혁신위원회가 출범됐으니, 총무원장 설정 스님 등에 대한 의혹을 확실하게 규명하는 동시에, 종단 혁신을 이뤄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다음 주 북유럽 성진순례 일정이 예정돼 있나 봐요?

 

그렇습니다. 내일 출국이고요. 오는 22일까지 핀란드와 스웨덴, 덴마크 성지순례를 할 예정입니다.

불교를 비롯한 천주교와 기독교 등 7대 종교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주최로 열리는 행사입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종교 간 화합을 위해 지난 1997년 국내 7개 종단 지도자들이 참여해 설립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이웃종교 문화 체험과 성지 순례 등 다양한 종교 교류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네, 정영석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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