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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앵커 : 양창욱 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님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평론가님 나와 계시죠.

하 : 네, 안녕하세요.

양 : 네, 대중음악 100년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렇게 치켜세우고 있는데, 방탄소년단이 이번에 거둔 성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저도 그렇고.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설명 좀 해주세요.

하 : 네, 우리나라가 사상 최초로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얻으면 그게 범국가적 이슈가 되는데, 예를 들어,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든지, 아니면 월드컵 4강에 나갔다든지, 그러면 난리가 나잖아요. 거의 그런 것과 비견될 정도의 성과를 이번에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빌보드 차트라는 게 세계 대중음악계의 가장 중심적인 차트인데, 거기 메인 차트가 두 개죠. 하나는 싱글 차트, 또 하나는 앨범 차트. 그런데 그 두 개 가운데 하나인 앨범 차트 1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운동경기로 따지면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 딴 것과 비슷한 것이고, 당연히 국가적으로는 가장 큰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 대중문화계 전체로 봐도 아시아권에서 이런 성과를 낸 적이 없기 때문에, 세계 대중문화계의 지형이 바뀌기 시작하는 굉장히 큰 사건이 지금 벌어진 겁니다.

양 : 아, 그렇군요. 빌보드 앨범차트가 있고 싱글차트가 있는데 앨범차트에서 지금 1위를 한 것이고. 그런데 지금 말씀하시는 빌보드 차트가 저희 중고등학교 때 그 빌보드 차트 맞죠?

하 : 네, 옛날에 학교 다닐 때 마이클 잭슨, 이런 해외 팝스타들이 대부분 1위를 했잖아요.

양 : 네 맞습니다. 동네 레코드 가게에서 한 장씩 줬던...

하 : 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앨범이 빌보드 차트 1위를 해서 화제가 되고, 지금 이제 그 차트에 한국 아이돌이 앨범 발매 첫 주 만에 1위로 데뷔한 겁니다.

양 : 아,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확 와 닿는데, 그러면 싸이도 빌보드 2위까지 갔었다고 하는데 그것하고는 어떻게 다른 겁니까?

하 : 아, 싸이 씨는 빌보드 싱글차트 2위까지 올라 갔었고, 그래서 노래 자체의 폭발성으로 따지면 사실 강남스타일이 더 인기가 있었는데, 그런데 이번 방탄소년단 같은 경우에는, 싸이 씨 노래는 그때 굉장히 인기가 있었지만 그 이후 지속성이 없었잖아요.

양 : 그랬나요?

하 : 네,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아이돌인데, 아이돌 특징이 팬덤이 굉장히 뜨겁다는 것, 그래서 한번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모이면 굉장히 응집력을 가지고 이어지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계속 지속성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방증하는 것이 이번에 데뷔하자마자 1위를 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조금 조금씩 올라온 것이 아니라 발매 첫 주에 1위를 한 것은, 그만큼 뜨거운 팬덤이 형성돼 있다... 특히, 기존 한국 가수가 한류 스타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뜨거운 팬덤은 주로 아시아권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미국에 그런 정도의 팬덤이 생겼다는 것이니까, 대한민국이 건국한 이래 처음 벌어지는 사건을 지금 우리는 보고 있는 겁니다.

양 : 아, 그래서 건국 이래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군요.

하 :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양 : 그러네요. 그러면 왜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겁니까? 방탄소년단은 도대체 어떤 이유로, 뭐가 다르기에?

하 : 그건 알 수가 없는 건데...

양 : 알 수가 없어요?

하 : 그걸 알면 똑같은 사례를 만들 수가 있겠죠.

양 : 그래도 이렇게까지 인기 있는 이유를 분석해 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하 : 방탄소년단이 '칼군무'라고 해서 춤을 추는데 이게 굉장히 뛰어납니다. 현존 보이그룹 중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요즘 힙합이 유행하면서 보이 그룹이 옛날처럼 강렬한 칼군무를 잘 안 추는 추세였는데, 방탄소년단은 서양 사람들에게 익숙한 힙합을 하면서도 엄청난 칼군무를 췄기 때문에 서양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 충격을 준 것 같고, 또 마침 서양권에 보이그룹의 명맥이 끊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빈자리를 방탄소년단이 채운, 그리고 특히나 때마침 환경이 바뀐 게, 인터넷이나 SNS를 10대, 20대가 기존 매체보다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이 때 방탄소년단이 SNS를 통해서 팬들한테 다가가고, 유튜브를 통해 서양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이런 모든 것들이 순방향의 화학작용을 일으켜서 지금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10대들의 대통령이 되는 것 아닌가, 이런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양 : 아니, 그런데 평론가님 보시기에 그런 칼군무나 비쥬얼적인 원인, 또 환경적인 요인 말고, 이 보이 그룹의 음악성, 가창력, 이런 것은 어떤가요? 아이돌은 보통 그런 것들에 대해서 점수를 많이 받지 못하는데...

하 : 아, 그러니까 실력이 어마어마하거든요. 무대 위에서 아이돌 보이 그룹의 퍼포먼스 수준으로는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춤뿐만이 아니라 물론 가창력까지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보통 아이돌 하면 기획사가 만들어준다고 하는데, 방탄소년단은 멤버들이 직접 앨범에 참여하기도 하고, 멤버들의 세계관 같은 것을 노래에 반영하기도 하고, 이러한 스토리들이 또 해외에까지 다 알려져 있거든요. 그러니까 해외 팬들이 방탄소년단을 하나의 아티스트로 생각하면서 특히 10대, 20대가 열광하는 거죠.

양 : 아, 방시혁 씨가 키운 거죠? ‘총 맞은 것처럼’ 작곡자...

하 : 네.

양 : 그렇군요. 대박 났네요. 그러면 이런 보이 그룹들이 일시적인 유행이나 반짝 인기로 끝나지 않으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이런 것들도 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K팝이 앞으로 성장하기 위한 동력과도 관련이 있겠습니다만...

하 : 네, 그런데 방탄소년단을 특별히 정부가 뭐 지원한다기 보다는, 방해만 안 하면 될 것이고...

양 : 방해? 정부가 방해하나요?

하 : 아, 가끔가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보면, 최고 권력자의 심기를 거슬러서 갑자기 우리 대중문화계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될 것이고. 방탄소년단은 이제 하나의 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해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수들과 다양한 회사들이 저마다 자기 개성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그 저변을 키워주는 역할이 필요한데, 이번에 방탄소년단 같은 경우는 기존의 대형 기획사가 아닌 곳에서 나왔거든요. 상당히 놀라운 경우인데, 이렇게 대형기획사가 아닌 곳에서도 언제든지 새로운 뭔가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회사가 여건이 안 좋으면 다 망할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소규모 회사들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자기만의 컬러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저변을 뒷받침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양 : 그렇군요, 평론가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하 : 네 감사합니다

양 :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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