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경제토크] 국립공원관리공단 권경업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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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진행 : 권은이 경제산업부장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국립공원관리공단 권경업 이사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어서오세요.

권경업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권은이 : 지난해 11월에 취임을 하셨죠? 먼저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선임된 배경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세요?

권경업 :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영광이죠. 저는 올해로 51년째 산을 다니고 있는 사람인데, 그 동안 국립공원을 이용한 이용자의 입장에서 아마 제가 최고참 이용자가 아니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 이용하던 사람이 그 상품을 공급하는 수장이 됐다는 것은 굉장히 영광스럽죠.

권은이 : 말씀대로 이용자의 입장에서 공급자의 수장이 됐잖아요? 느낌이 다를 것 같고, 또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감도 느낄 것 같고요. 밖에서 봤을 때와 안에서 경험할 때의 차이점이 크지 않습니까?

권경업 : 크죠. 결국은 이용자의 입장에서 해보면 이것을 이렇게 해주면 좋겠는데, 저것을 저렇게 바꿔주면 좋겠는데, 이것은 이렇게 더 발전시키면 좋겠는데, 하는 감이 많죠. 우리는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그것을 내가 공급자의 입장에서 갔으니까 확실하게 국민들이 더 쉽게, 더 편하게, 더 많이, 더 아름답게, 더 확실하게 케어할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줄 수 있죠.

권은이 : 이사장님은 전문 산악인이시잖아요? 산을 아주 사랑하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백두대간을 처음 종주하셨죠?

권경업 : 그렇습니다.

권은이 :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권경업 : 특별한 계기가 있었죠. 백두대간이 이 땅에 알려진 것은 우연하게 1987년에 어느 고서적에 의해서 알려졌습니다. 그 고서적이 무엇이냐면 산경표라는 책이었는데, 그 산경표는 우리 땅의 산을 일목요연하게 족보 형태로 편집해놓은 겁니다. 그런데 우리 땅은 백두산을 조산, 즉 할아버지 산으로 해서 모든 산들이 산맥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저 해남 갈두리 끝에 가면 토말이라고 합니다. 호남정맥의 끝, 갈두리인데. 그것을 토말이라고, 땅끝마을이라고 합니다. 그 땅끝마을도 물을 한 번도 안 건너고 산맥이 백두산하고 연결되어 있고, 서울의 남산도 백두산하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산의 토말, 다대포 몰운대도 결국은 백두산하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백두대간이에요. 백두대간 하나에, 장백정간 하나에 13개의 정맥이 있었어요. 합쳐서 15개의 산맥이 있었는데. 일제가 들어오고 나서 1900년 초에 일본에 의해서 이것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고유문화가 사라지는데. 그 일본이 수탈의 목적으로 일본이 1800년 중후반에 명치유신을 하고 국가를 대개조해서 근대 국가를 만듭니다. 그리고 제국주의로 갑니다. 제국주의로 가면서 어디를 식민지로 삼을 것인가. 수천 년 동안 조선반도를 삼고 싶었어요. 그 1차적 식민지가 조선, 만주, 그 다음 동남아였는데. 조선을 하기 위해서 조선 안에 그러면 무엇이 있느냐, 조선 안에 부가 얼마나 있느냐, 자원이 얼마나 있느냐, 이것을 찾아내기 위해서 대단위 탐사대를 1902년에 보냅니다. 그들이 약 몇 년에 걸쳐서 탐사한 결과 지질적 개념으로 만들어낸 것이 태백, 소백, 노령, 차령산맥이에요. 즉 그 이름들은 일본식 이름이었단 말입니다. 우리가 87년에 그것을 알고 이것이 무슨 말이야, 우리 땅에 아직도 일본식 이름을 써야 돼? 그래서 비분강개하고 우리 땅을 밟고 가자, 우리 땅 이름을 찾아가자, 그래서 1990년 9월에 통일의 염원을 지고 백두대간을 간다, 하면서 깃발을 들고 걸어가기 시작한 것이 백두대간 종주였어요.

권은이 : 역사적 의미를 새겨가면서 종주를 했다? 종주하시면서 산 이야기를 시로 풀어내기도 하셨잖아요?

권경업 : 절이 다 산 속에 있습니다.

권은이 : 특히 국립공원에 많이 있죠.

권경업 : 국립공원에 많이 있죠. 그런데 절에서 하는 말, 말씀 언 변에 절 사 자, 그것이 시 자에요. 절에서 하는 말이 시다. 시라는 것이 별 것 없어. 절에서 스님이 하신 말씀, 이것이 시인 것이에요. 시는 다 어디서 하느냐, 산 속에서 하는 거에요. 당연히 산에 가니까 시인이 될 수밖에 없죠.

권은이 : 그렇군요. "산행 자체가 시다."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자연이 총망라되어 있는 곳이 바로 국립공원이잖아요? 나오신 김에 관리공단 이사장이시니까 국립공원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리도 한 번 해주시고, 또 어떤 일을 하는 지도 말씀을 해주시죠.

권경업 : 국립공원이라는 개념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1872년에 지구상에 최초의 국립공원이 생깁니다. 어디서? 미국 땅에서. 미국의 옐로스톤이라는 국립공원이 세계 제 1호 국립공원입니다. 그 미국 사람들이 그 넓은 대륙, 아메리카 대륙에서 국립공원이 왜 필요했겠습니까? 그들이 생각할 때도 이 아름다운 자연, 이것을 인간의 탐욕이 끝이 없으니까 이 거대한 땅도 금방 훼손시켜버릴 것이다, 라는 위기감을 가지고 1872년에 최초의 국립공원을 지정합니다. 그 넓은 땅에서. 그런데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에 있는 국립공원, 도립공원, 시립공원 다 합쳐도 미국의 옐로스톤보다 작습니다. 저는 국립공원의 개념이 고도로 발달시킨 이 문명의 세계, 인간이 발전시키고 발달시킨 물질문명의 세계가 어디서부터 왔느냐? 자연의 무한희생 위에서 이루었다. 어느 날 자연의 무한희생을 강요하면서 자연을 뭉개고, 파괴하고 그 위에 세우다 보니까, 어느 날 보니까 자연이 너무 뭉개지고 있다. 인간이 조금 미안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이 자연에게 다시 최소한의 공간을 돌려주자, 라는 것이 국립공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나라 넓은 땅 안에 국립공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몇%냐면, 4%에요.

권은이 : 상당히 적네요?

권경업 : 상당히 적죠. 그러니까 그나마 국립공원을 내줬기는 하지만 4%는 정말 너무하죠. 내 생각에는 40%정도 내줘야 된다. 그래야 인간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 그 국립공원이라는 것은 결국은 인간이 자연에 대한 배려, 배려심도 너무 야박하죠. 그렇지만 이것을 지켜내고 더 확대시키고 함으로서 국민에게 인간이 훨씬 더 위로를 받고, 위무를 받고, 자긍심을 가지게 되고 하는 것이니까 앞으로 더욱더 국립공원을 확대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서 저는 오늘 여기가 불교방송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 땅은 많은 숲이 아주 꽉 찼습니다. 이것을 이 푸름을 완벽하게 채우게 됐던 그 근본은 어디 있느냐. 사찰림이었습니다. 그 사찰림의 많은 부분들이 국립공원에 들어와 있는데. 저는 그런 부분에서 한국 불교가 이 땅에 기여한 바가 너무너무 크다. 그 숲이 종자숲이 되어서 숲이 이렇게 번지게 됐거든요? 그 숲을 통해서 우리는 위로받고, 위무받고, 그래서 다시 생업에 종사할 수 있고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립공원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러면 국립공원은 그런 것인데,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인간의 끊임없는 탐욕을 절제시키고, 그러면서도 국립공원을 잘 관리해서 끊임없이 이용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그러니까 이것을 너무 보전만 할 것인가? 아니면 이것을 끝없이 이용만 할 것인가? 끝없이 이용해버리면 어느 날 보전할 것이 없어서 사라질 것이고, 결국은 이용할 것도 사라지고. 끊임없이 보전만 할 것인가? 그러면 이 좋은 보물을 놔두고 아무도 행복해하지 못한다, 이것도 넌센스고. 그래서 그 사이에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는,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권은이 : 설명을 너무나 상세하게 잘해주셨는데요. 우리나라 국립공원이 현재 22개가 지정 되어 있죠? 더 확대했으면 좋겠는데 그만한 자원은, 인프라는 있나요?

권경업 : 많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국립공원 22개 외에 도립공원, 시립공원도. 국립공원은 그 사이에 1987년에 공단이 설립됐습니다. 그 동안 올해로 치면 만 31년이 됐는데, 만 31년 동안 대한민국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역량, 공원을 지켜내고 관리하고, 이용하고, 보전하고 하는 이 역량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요즘은 지자체가 자기가 직접 시립공원을 운영하겠다, 도립공원을 운영하겠다, 하면 실제로는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금방 하려니까 안 되죠. 우리는 30년의 노하우가 있는데. 그래서 지금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기들의 도립공원이나 시립공원이나 구립공원을 국립공원이 관리해달라. 그것이 훨씬 돈이 적게 들고 효율적이니까. 그래서 지금 그것을 일부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그 개념이 더 확대되어서 이 땅에 아마 좋은 자연을 국민 여러분들께 선사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권은이 : 이사장님 재임 기간 동안에 국립공원이 많이 확대됐으면 좋겠네요?

권경업 : 저의 임기만이 아니라 언제든지 확대되어야죠. 그것이 인간이 물질문명 속에 자연의 무한희생 위에 섰기 때문에 이제는 자연을 생각해줄 때가 됐다는 것이죠.

권은이 : 취임하신 지 한 5개월 정도 되셨거든요?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강행군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공단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권경업 : 우리 공단이 1987년에 생길 때 어디서 출발해왔냐면 건설부에서 출발해왔어요. 그러니까 그때 당시에 일부 몇몇은 이런 생각을 가졌던 모양이에요. 공원이라니까 놀이공원을 생각했던 사람이 많은 거에요. 그래서 건설부에서 건설하는 인력들이 온 거에요.

권은이 : 그렇죠. 한때는 건설 위주로 모든 정책이 행해졌죠.

권경업 : 건설하는 사람들이 오다 보니까. 또 그때는 군사정권이었어요. 그러니까 이 중에 수장으로 온 사람들이 군부 출신이 있었어요. 각하, 명령만 내리시면 우리는 돈 안 받고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월급 첫 단추를 잘못 끼웠어요. 그래서 우리 공단이 준국가기관, 우리와 비슷한 여러 기관 80군데 중에서 우리가 65등 합니다. 꼴찌에서 15등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월급 처우 개선이. 지금 젊은이들이 직업을 못 구하는 이런 시대에 준정부기관, 아니면 공단, 공사 이런 데가 꿈의 직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공단은 입사 3년차 젊은 초임 직원들이 이직률이 제일 높습니다. 왜냐하면 박봉에, 지리산 꼭대기 1,500m에 가서 근무해, 너는 다도해 흑산도 가서 근무해. 못하죠. 우리가 거점근무라는 것이 있습니다. 겨울이고 여름이고. 산꼭대기 1,500m, 때로는 1,700m 고지에 한겨울에 영하 30도, 35도까지 떨어집니다. 거기에서 맨몸으로, 물론 방한복은 입었지만 바람막이 하나 없는 곳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서 거점근무를 합니다. 누군가 조난당할까 싶어서 달달 떨고. 그러다 보니까 환경이 너무 열악해요. 그래서 내가 와서 보니까 좀 미래세대를 위해서 잘 지켜내자, 라고 입이 떨어지지가 않는 거에요. 왜냐하면 이들이 박봉에 너무 열악한 조건에 근무하니까. 그래서 내 생각에 내가 자연을 잘 지켜내려면 구성원들의 처우를 개선해줘야 되겠다. 이것이 제일 급선무다. 다른 것들보다 구성원들을 잘 처우를 해주면 자연도 잘 지켜내고, 그 잘 지켜낸 자연으로 국민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라는 등식이 성립되더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 첫째가 우리 구성원들의, 우리 공단 레인저들의 처우를 개선해주는 방법을 계속 여러모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직원들의 처우가 개선이 되고, 그리고 국립공원관리공단 업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청년층이 많이 늘어나면 자연적으로 자연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는 데 더 많은 관심들이 쏟아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권경업 : 그렇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좋은 인력을 뽑아놔도 한 2, 3년 근무하면 너무 힘드니까 가버리고, 그래서 이것이 정말 안타까워요.

권은이 : 앞으로 이사장님이 하실 일이 상당히 많을 것 같네요. 올해 어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십니까? 처우 개선에 중점을 두고 공단을 운영하겠다고 말씀하셨지만 공단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이 많지 않습니까?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어떤 사업일까요?

권경업 : 우리가 지난 30년 동안 산악형 국립공원을 궤도에 올렸습니다. 관리 시스템이나 보건 시스템이나, 그 다음에 복원이나 이런 부분에서 산악형은 어느 정도 잘 가꾸어 놨습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우리가 해양형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다도해와 한려수도, 그 다음에 변산, 태안 이렇게 해안형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그 해안형이 낙후되어 있어서 이 부분을 보강을 해야 될 것이고. 그 다음은 지금 종 복원 기술 문제에 있어서 지금 곰은 우리가 벌써 계획을 2년 앞당겨서 성사시켰습니다. 지리산 안에 곰이 연구결과 약 56마리에서 78마리까지 클 수 있다. 그래서 그 중간에 한 60마리쯤이 포화상태다. 곰이 지금 포화상태가 되다 보니까 연역을 벗어나서 가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작년, 재작년에 걸쳐서 수도산까지 곰이 달아났어요. 자기가 자기 살 길을 찾아서 간 거에요. 그런데 가다 보니까 곰이 수도산까지 가니까 다시 잡아들였어요. 잡아들이니까 또 그 자리에 또 간거야. 이것은 굉장히 고무적이에요. 이 땅에 자연적으로 늘어날 확률이 있네? 우리가 그 곰을 보고 안 것이죠. 그렇다면 그 곰을 그 자리로 보내줘야 돼. 자기가 살 수 있는 자리를 두 번이나 찾아갔으니까. 그래서 숲은 찼지만, 안에 동물들이 아직 복원이 안 되어 있어서. 그 곰은 복원에 거의 완벽하게 성공을 했다고 하는데, 그 영역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국립공원법도, 아니면 지자체와 충돌이 안 일어나도록 바꿔서. 우리는 국립공원법에 의해서 국립공원 안에만 있으니까 곰이 바깥으로 나가면 우리 영역을, 그것을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시켜줘야 돼요. 그런 부분을 좀 더 할 것이고.

권은이 : 남북한 정상회담 이슈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제는 우리가 북한의 자연에 대해서도 관심을 좀 가져야 될 시기가 온 것 같아요. BBS 경제토크, 오늘은 국립공원관리공단 권경업 이사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은 명사의 음악시간인데요. 출연하시는 CEO들, 기관장님들이 평소에 즐겨듣는 음악들, 또 직원들과 함께하고 싶은 그런 음악들을 들어보는 시간인데. 오늘 이사장께서는 양희은의 <;한계령>을 가지고 오셨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권경업 : 한계령은 제가 젊은 시절 산악인으로서 제 영혼의 안식처였습니다. 설악산이. 그래서 설악산에 가면 늘 한계령을 넘어가야 되고. 또 한계령은 백두대간을 지나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한계령을 좋아했고. 양희은 씨의 가사가 아주 멋있었습니다.

권은이 : '저 산은 내게", 이런 가사로 시작하죠?

권경업 : 저 산은 나를 보고 내려가라 한다. 빨리 내려가라.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내려가라고.

권은이 : 그러면 권경업 이사장님께서 가지고 오신 음악 듣고 가겠습니다. 양희은입니다. <;한계령>

 

[음악]

 

BBS 경제토크, 오늘은 국립공원관리공단 권경업 이사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양희은의 이 노래는 들을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권경업 : 가슴이 저릿하죠.

권은이 : 덕분에 좋은 노래 들었습니다. 다시 말씀 이어가겠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국립공원에 우호적인 태도를 가질 때 효과적인 국립공원 관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주민들이 국립공원에 거주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명품마을을 조성하고 있지 않습니까? 반응이 어떤가요?

권경업 : 처음에는 국립공원이 들어오면 재산권 행사도 잘 못하고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국립공원에 들어오지 않기를 원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우리가 명품마을이라는 국립공원안에 있는 마을들을 특화시켜서 국립공원이라는 아주 청정 브랜드를 갖다 붙이고 거기서 나는 농산물이나 수산물이나 해산물을 팔게 해서 굉장히 효과를 봤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려수도에 가면, 통영 앞바다에서 조금 멀지 않은 곳에 가면 만지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조그마한 섬이 있는데. 그 섬을 명품마을로 지정하고 2년 만에 버려졌던 섬에 작년에만 8만 명이 왔다 갔습니다. 그 인근 연육교로 연결된, 출렁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그 섬도 약 20만 명에 다녀가서, 실은 그 섬에 30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올해는 작은 섬에, 8만 명 왔던 섬만 약 20만 명 돌파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는데. 그 버려졌던 섬, 버려졌던 마을들이 굉장한 부가가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통영시 인근, 그 다음에 그 조그만 섬의 주민이 무지무지 좋아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성공적이었습니다. 이 마을들이 또 어디에 있냐면 흑산도에, 그 멀리 떨어져있는 흑산도에 영산도라는 섬도 명품마을로 지정하고 우리 청정 브랜드인 국립공원을 갖다 붙임으로서 옛날에는 거기서 미역 한 올을 한 5천 원, 4천 원 이렇게 도매상한테 넘기고 했는데 지금은 한 올에 2만 원씩, 그것도 선주문한 사람에게만 보냅니다. 그 정도로 성공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국립공원의 마을들을 명품마을로 지정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아이디어, 우리의 청정 브랜드를 포함해서 우리의 아이디어까지 해서 그들을 발전시키고 편안한 삶, 양질의 경제활동이 될 수 있는 그런 마을로 만들어가겠습니다.

권은이 : 주민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거죠? 요즘 국제적으로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이 상당히 중요시되고 있지 않습니까? 하반기에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 복원센터가 개관한다고 들었는데. 이 센터가 개관하면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권경업 : 환경부가 우리의 본부입니다. 우리 큰 집입니다. 큰 집에서 지금 영양에다가 멸종위기종 복원센터를 만들어 놨습니다. 실은 그것은 실험실용입니다. 즉 동물원에서만 키워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과학자들만 모아서 한 것인데. 종 복원이라는 것은 장소가 있어야 됩니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서 실제 장소에 가서 적응훈련 시키고 해서 자연상태에서 살아남도록 만들어야 되는데. 아마 그것이 복원하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하고 힘을 합쳐서 잘 협의해서 종 복원도 좀 더 빨리, 이 땅에 사라졌던 여우도 살게 하고. 곰은 살았으니까. 그 다음에 늑대도 살게 하고, 스라소니도 살게 하고, 궁극적으로 나아가서는 호랑이도 살게 하고. 이렇게 함으로서 우리 인간이 더 잘 사는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권은이 : 각 분야별로 규제완화가 요즘 이슈가 되고 있거든요? 국립공원 차원에서도 규제완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고, 또 강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는데요. 말씀을 해주시죠.

권경업 : 그 동안 자연을 지켜내려 하다보니까 불가피하게 규제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자연도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라서 안정기에 들었고 해서 좀 그 규제를 너무 보전일관도로 안 가고, 좀 더 이용을 할 수 있는 쪽으로 개념전환을 해서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중에 저희들이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기상특보, 강설이 5cm 내린다고 하면 기상특보가 떨어집니다. 그러면 산에 입산을 시키기 않았습니다. 그런데 눈 내리는 것은 그 눈 내리는 것 자체가 아름다웠는데. 그 잠깐의 아름다움. 그리고 눈이 쌓인 설화, 숲, 산 이것이 잠깐의 아름다움인데. 그 아름다움을 국민의 너무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하다 보니까 들어오지 말라 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그것을 좀 더 전향적으로 풀까 싶고요. 그 잠깐의 시간이지만 그 아름다움도 국민이 향유해야 된다. 그래서 오히려 역발상으로 기상특보가 떨어지면 우리가 더 대시민을 향해서 국민 여러분 지금 눈이 온답니다. 빨리 국립공원 놀러 오세요, 구경 오세요, 라고 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기대해 주십시오.

권은이 : 알겠습니다. 외국 공원관리청이나 국제기구와도 협력활동을 하고 계시잖아요? 대표적인 활동을 꼽자면 어떤 활동을 꼽을 수 있을까요?

권경업 : 지금 IUCN을 통해서 환경후진국들이 있습니다. 즉 경제개발 후진국들이 환경후진국인데. 자연상태는 좋은데 그것을 막 훼손해버려서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자연은 한 번 훼손되면 100% 복원이란 없습니다. 그러한 나라에 지금 우리 기술들을, 우리가 쌓아왔던 30년 치의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역량을 수출, 지원 이런 방향으로 계속 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국립공원 내에서 음주행위를 금지하는 법이 통과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반발도 좀 있을 것 같아요. 정상에 올라가서 시원하게 막걸리 한 잔 드시는 분, 심심치 않게 많이 보는데요.법으로 금지하면 이런 재미도 없애는가 반발이 있을 것 같은데요?

권경업 : 그런데 그것은 규제를 안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권은이 : 물론 과도하게 먹으면 안 되겠지만요.

권경업 : 적당히 먹어도 그렇지만. 실은 자연이라는 상태가 원래 위험한 곳입니다. 아무 보호막이 없는 위험한 데 노출되어 있는데. 거기서 술을 드시게 되면 우리가 위험으로부터 전혀 지켜줄 수가 없습니다.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려 하다 보니까 음주는 도저히 안 돼. 산에서 모든 사고의 80%가 음주입니다. 실족사, 넘어져서 코가 깨졌다, 무릎이 깨졌다 하는 것 거의 다가 음주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우리가 산에서 먹지 말고 내려와서 잡수시라고 계도해서 벌써 많은 산 밑에 가보면 벌써 말이 생겼어요. 하산주라는 말이. 입산주가 아니고 하산주. 하산해서 먹는 술, 하산을 기념해서 먹는 술. 그래서 하산주가 아주 보편화됐어요. 벌써 정착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 그것을 함으로서 또한 산 밑의 동네, 산자락 동네들이 경제가 활성화되고 거기서 도토리묵도 팔고 두부도 팔고. 산 밑에서. 공원 밖에서. 그러니까 시민도 안전하고 그 동네 주민도 활성화되어서 좋고. 여러 가지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이것은 꼭 해야 된다. 그래서 예전에 우리가 산에서 취사금지 했습니다. 취사, 야영, 코펠 놓고 버너 피워서 해먹던 것을 이 대자연속에서 이런 즐거움을 못 느끼게 하느냐, 라고 했지만 그것을 국민들이 그 동안 따라주어서 정착됐습니다. 산에서 담배 피우는 것도 금연합시다, 이 좋은 산에서 담배 한 대 피워봐야 무엇이 나쁠 것이 있냐, 이 좋은 공기 속에서. 그렇지만 그것이 아니다. 그 담배를 피움으로서 산불도 나고 건강도 나빠지고 이러다 보니까 하지말자 해서 지금 다 정착됐습니다. 산에서 취사, 야영, 흡연 이런 것이 다 정착됐습니다. 언젠가는 산에서 음주 안 하게 한 것이 국민들께서 정말 잘한 일이네, 라고 평가할 겁니다.

권은이 : 요즘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를 놓고도 갈등이 첨예하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권경업 : 아까 제가 이야기했죠. 자연에도 주권이 있다. 자연은 케이블카를 놓기를 원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거기에 사는 곰이나 산양이나 오소리나 아니면 팔색조나 여러 가지 동물들이 그 허공에 웬 괴물 같은 것이 달려오면 밑에서 쳐다보면 얼마나 놀라겠어요? 그래서 그 자연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 땅에, 제가 모두에서 말씀드렸듯이 이 땅에 완전한 생태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데, 그것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놨는데. 그것이 우리 전체 땅의 비율 중 4%입니다. 4% 중에도 우리 국립공원이 전부 다 양호한 생태계는 아닙니다. 그 중에 일부 예를 들어 지리산이나 설악산 정도는 우리가 갖고 있는 국립공원 안에서 생태계가 그나마 양호한 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양호하다 보니까 개발업자들이 더 욕심을 내죠.

권은이 : 일단 많이 가니까요. 편리성을 대다수 분들이 또 원하니까요.

권경업 : 그 설악산이나 지리산이나 하는 몇 안 되는 것은 4%의, 그러니까 22개 중에 몇%냐면 한 10%쯤 됩니다. 4%의 10%면 몇%입니까? 0.4%입니다. 우리 국토의 나머지 0.4%가 국립공원에 제일 중요합니다. 그것을 알겨먹으면 안 됩니다. 완전히 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부분에서는 좀 제대로 된 생태계는 더 제대로 지키려 하고, 그 다음에 덜 국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국립공원들이 있습니다. 그런 국립공원들은 국민들한테 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하고, 이쪽은 좀 더 완벽하게 지켜내도록 하고 이렇게 절충하고 싶습니다.

권은이 : 국립공원에 관련된 이슈 가운데 또 하나가 사찰 문화재 관람료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권경업 : 사찰 관람료는 저는 국립공원관리공단법만 조금 알았지 문화재보호법이나 문화재관리법은 잘 몰라요. 사찰이 문화재 관람료 받는 것에 대해서 덮어쓰기는 맨날 국립공원이 덮어써요. 그래서 이런 갈등이 있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아까 전에 제가 모두에 말씀드렸듯이 이 땅의 자연을 지켜내는 종자, 즉 씨앗은 절이 갖고 있던 사찰림이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이 땅에 사찰이 없었다면 사찰림이 싹 나무로 때든가 밥으로 해 먹었든가 싹 없어졌을 거에요. 절이 있어서 그것을 지켜내고, 그 숲이 종자숲이 되어서 이렇게 번졌는데. 그것은 공로를 인정해줘야 되고. 또한 절이 갖고 있는 문화재, 그 문화재도 인정해줘야 된다. 저는 지금은 국립공원에 입장료가 없어졌습니다만, 저는 그 대자연을 아니면 대문화유산을 당연히 돈 내야 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돈을 내도 되지 않을까? 외국 나가보면 그렇거든요? 외국 국립공원 가보면 돈 내는 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문화재를 볼 때 돈 내는 일, 관람료를 내는 일이 많은데. 그것에 우리가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내서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고 관리하는 사찰, 그리고 국민, 시민단체, 그 다음에 정부. 우리 국립공원은 아무 관계가 없어요. 사실은. 이런 것이 좀 더 허심탄회하게 한 자리에 모여서 서로를 설득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가 양보가 양보하고 이렇게 해서 좋은 합의점을 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권은이 : 말씀 나누다보니까 어느덧 인사드릴 시간이 다됐어요. 끝으로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청취자 분들에게 당부하거나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권경업 : 국민 여러분, 그리고 애청자 여러분 올 겨울부터는 눈이 오면 국립공원으로 오십시오. 그래서 그 설화를, 또한 눈이 내리는 풍경을, 그 정감을 꼭 느낄 수 있도록 저희들이 준비해놓겠습니다. 많이 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권은이 : 결국은 국립공원을 많이 방문해 달라, 그런 말씀이시죠?

권경업 : 예, 맞습니다.

권은이 : 오늘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권경업 : 감사합니다.

권은이 : 국립공원관리공단 권경업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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