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기대하며

미 백악관

 

 미국의 민주주의를 거론할 때면 늘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제37대 대통령 닉슨(Richard Nixon)이다. 1960년 케네디와의 첫 TV 토론으로 미 정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정계은퇴와 복귀를 통해 대권을 장악하는 ‘닉슨 플랜’이라는 대선전략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사실상 30여년만의 공화당 정권교체로 불리는 대선에서 이겼다. 하지만 대중적이지못했고 언론에게는 꽤 인기가 없었던 모양이다. ‘펜타곤 게이트(1971)’에 이어 ‘워터게이트(1972)’로 재임중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되니까 말이다. 특히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과 수정헌법 제1조 ‘표현의 자유’를 놓고 다투는 상황은 지난달 개봉한 영화 ‘더 포스트(The Post)’에 잘 담겨져있다. 그렇다고 닉슨의 업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른바 ‘핑퐁외교’로 알려진 중국과의 관계개선은 외교 치적으로 꼽힌다. 파리 평화협정을 통한 미군의 베트남 철수도 마찬가지다. 모두 ‘워터게이트’에 묻혀버렸지만 말이다.

 닉슨만큼 언론과의 관계가 좋지못한 이가 바로 현직 대통령 트럼프(Donald Trump)다. 미 언론은 우리나라와 달리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할 수 있는데, 지난 대선 당시 대부분 힐러리를 지지했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로 규정지으면서 트위터(twitter)를 통해 맞섰고 그 전선(戰線)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항간에는 트럼프가 최근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을 성토해 주가를 떨어트리는 것이 아마존이 워싱턴포스트의 소유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문제는 대중들의 평가다. 지난해 11월 공화당의 텃밭 앨라바마에 이어 지난달에는 러스트 벨트, 펜실베니아 연방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를 고민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여론의 흐름을 반전시킬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이견이 없어보인다.

 대중적인 인기가 없고 언론과의 소통도 부족한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큰 성과를 노리는 것은 다분히 전략적이다. 하지만 군사적 성과보다 외교적 성과를 추진하는 것은 다행이다. 특히 그 전략이 담아낼 수 있는 역사적인 여지가 충분하다면 의미가 크다. 닉슨이 첫발을 디딘 중국과의 관계는 7년후 다음 대통령인 카터 재임시 미중 수교로까지 발전했다. 트럼프가 시작하려는 북한과의 대화가 훗날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궁금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에게는 그 궁금함이 너무도 절실한 현실적 과제다. 성추문에 휩싸였어도 트럼프에 대한 평가와 기대가 점점 더 커지는건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미 트럼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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