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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첨예한 갈등 사안을 불교의 화쟁 사상으로 풀어보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의 다섯 번째 집담회에서는 10여 년째 지리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지리산댐 건설 문제'를 놓고 열띤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조윤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지리산 댐을 둘러싼 갈등.

댐 건설을 주도해온 국토교통부는 문정댐,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이끄는 반대대책위는 ‘지리산 댐’이라고 부르는 등 댐 명칭에서부터 이견을 보였을 만큼 갈등의 골은 깊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홍수조절용 댐을 건설하겠다고 했지만, 반대대책위는 정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다목적용 댐으로 바꿔 자연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맞서면서 양측의 대립은 더욱 격화됐습니다.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대화의 장을 마련하면서부터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이 정부와의 논의 자체를 거부해온 반대대책위를 설득한 겁니다.

<인서트> 도법스님 /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제 3자 역할을 하는 화쟁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장난을 친다고 하더라도 손해 볼 것 없다, 두려워할 것 없다, 화쟁위원회를 믿고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의 설득을..”

화쟁위를 사이에 둔 채 대화 테이블에 앉은 양 측은 총 두 차례의 사회적 대화와 수십 번의 회의를 열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인서트> 조형일 / 한국갈등해결센터 이사

“기본 뼛속에 있는 서로의 불신의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숙제였었고요. 개별회의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지리산 댐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국토교통부 내의 댐 개발 담당 국을 환경부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혀 정부 조직법이 개편이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어 양측간의 논의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화쟁위는, 양 당사자들이 꾸준히 소통을 해왔기 때문에, 대화의 장이 다시 마련된다면 언제든지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도법스님은 양 측이 이기적인 자세를 버리고, 사회 전체의 이익을 바탕으로 사안을 바라보면서 해결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서트> 도법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실제 접근은 온통 내 편리한대로 지리산 써먹겠다는 것이거든요. 경상도는 경상도대로, 전라도는 전라도대로 써먹겠다고 하고,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이런 식으로 댐을 이야기한다고 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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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이번 지리산 댐 집담회를 끝으로 지난 2월부터 이어온 다섯 차례의 집담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 현안들을 화쟁을 통해 풀어보겠다는 불교계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BBS뉴스 조윤정입니다.

영상취재 = 남창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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