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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권, "선박 침몰 원인 조사, VDR 데이터 분석 중요"...데이터 해석 장비 도입 시급[BBS 경제토크] 박준권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원장
권은이 기자 | 승인 2018.04.16 14:18

출연 : 박준권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원장

진행 : 권은이 경제산업부장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박준권 원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박준권 : 네, 안녕하십니까?

권은이 : 해양안전심판원 하면 청취자분들이 어떤 기관이지? 하고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거든요? 먼저 나오신 김에 심판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이다, 소개를 해주시죠.

박준권 : 해양안전심판원은 1963년에 설립됐고요. 해양수산부 소속 기관입니다. 해양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조사와 심판을 통해서 사고관련자에게 해기사 면허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하는 기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중요한 해양사고는 특별조사부를 구성해서 사고 원인을 정밀하게 조사를 하고, 또 제도적인 문제점 도출, 그리고 유사사고 재발방지대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고사례를 바탕으로 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사고예방활동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조사하고, 심판하고, 또 사고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도 같이 수립하는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군요? 해양안전심판원의 조직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나요?

박준권 : 해양안전심판원은 중앙심판원과 4개의 지방심판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앙심판원은 세종시에 있고요. 지방심판원은 부산, 인천, 목포, 동해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방심판원은 1심이고요 중앙심판원은 2심 심판을 실시합니다. 2심에 불복하면 대전고등법원에 3심을 청구하고요. 최종심은 대법원이 되겠습니다.

권은이 : 그렇다고 본다면 4심제라고 볼 수 있겠네요?

박준권 : 그렇습니다.

권은이 : 보통 1년에 어느 정도 조사, 심판을 진행하고 계시나요?

박준권 : 우리 원에서 접수하는 사고 건수는 연간 3천 건이 약간 넘는데요. 대부분은 심판 불필요 처분과 같이 비해당 사건으로 처리가 되고요. 지난해에는 약 230건 정도의 사고에 대해서 심판을 진행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 종결되는 데 평균 3회 또는 4회 정도 심판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쉽게 이야기하면 365일 동안 매일 2건 내지 3건의 심판을 진행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권은이 : 생각보다 많은 심판을 진행하고 계시네요?

박준권 : 그렇습니다.

권은이 : 며칠 전에 해양심판원에서 해양사고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지난해 해양사고 통계인데, 사고 건수가 많이 늘었어요.?

박준권 : 그렇습니다. 지난해에는 총 2582건의 사고가 발생했고요. 145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습니다. 사고 건수는 전년 대비 약 12%가 늘었고요. 사망, 실종자는 어선에서 100명, 비어선에서 45명인데요. 주로 어선에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사망, 실종자는 전년 대비해서 약 23%가 증가하였습니다.

권은이 : 사고 건수가 계속해서 늘고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박준권 : 해양사고를 종류별로 보면 선박의 충돌이나 침몰 이런 사고보다는 단순 기관고장이 가장 많습니다. 보통 선박 노후화와 관리 소홀로 인한 기관고장인데요,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요. 그리고 사고 선박의 규모 별로 보면 10톤 미만의 소형선박이 거의 전체 사고의 70%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5톤 미만의 작은 선박이 전체 사고의 43%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사고가 23%나 증가했습니다. 작은 선박의 사고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또 사고 선박 종류별로 보면 특히 레저선박하고 낚시어선 사고가 지난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것은 최근 낚시객 등과 같이 해양레저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같은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해양수산부에서는 지난주에 연안선박종합안전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권은이 : 해양레저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대비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배들이 운항되다 보니까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이렇게 봐야 되겠군요?

박준권 :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안전의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권은이 : 5톤 미만의 작은 선박에서 대부분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사고발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금 말씀해주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박준권 : 무엇보다 5톤 미만 어선 숫자가 많습니다. 전체 어선이 약 6만 6천 척 정도 되는데요, 5만 5천척이 5톤 미만 어선입니다. 선박 숫자가 많다보니 사고도 많고요. 그리고 5톤 미만 선박은 낚시어선과 여객선을 제외하고는 해기사 면허 없이 아무나 운항을 할 수가 있습니다. 면허가 없어도 되니까 항법에 대한 지식이나 안전의식이 상대적으로 낮고요. 또 대부분 연세가 드신 분들이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고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특히 5톤 미만 어선 중에 선회기라고 있는데요. 선박 뒤쪽에 엔진을 별도로 장착해서 운항하는 어선인데요. 이런 선회기 어선이 전국적으로 3만척 정도나 됩니다. 꽤 많은데요. 이 어선은 속도가 30노트 정도로 아주 빠르고요. 또 속도를 내면 선체 앞부분이 들리면서 전방을 볼 수가 없습니다. 이것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원인 중에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선박 속력에 대해서 잘 모르실 것 같은데요. 일반 화물선이 보통 15노트 정도로 운항을 하고요. 화물선 중에서도 가장 빠르다고 하는 컨테이너선은 최고 25노트, 보통은 20노트 정도로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본다고 한다면 30노트는 상당히 빠른 속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권은이 : 말씀을 들어보니까 어떤 면에서는 바다 위에 있는 어선들이 대부분 무면허 운항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박준권 : 예, 그렇습니다.

권은이 : "배의 노후화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무면허 운항이 가장 큰 문제다, 그리고 안전의식이 부족해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는데. 그러면 면허 제도를 도입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박준권 : 안전측면에서 보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면허제도 도입은 어업인들의 반대로 상당히 어려운 부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어업인들의 반대를 감안하면 시험을 치지 않고 일정 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면허를 발급하는 간이면허제도의 도입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겠나, 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교육을 통해서 선박운항에 필요한 기본적인 항법, 그리고 레이더와 같은 장비의 조작방법, 그리고 안전사고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사고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해양심판원에서는 현재는 5톤 미만의 어선이 사고가 나더라도 면허가 없기 때문에 특별한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5톤 미만 선박에서 계속 사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일정시간동안 교육을 받도록 행정처분을 하는 방안에 대해서 현재 검토 중에 있습니다.

권은이 : 방금 전에 해양사고로 지난해 145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이렇게 매년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박준권 : 지난해에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건으로 22명이 실종됐고요. 그리고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사고로 15명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대형사고로 인해서 인명피해가 늘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망사고는 주로 선박의 충돌이나 침몰, 또는 전복 등의 사고에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은 90%이상이 인적 과실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졸면서 운항을 하거나, 주의경계를 소홀히 한다든지, 또는 기본적인 항법을 무시해서 사고가 나고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영흥도 낚시어선 사고도 양 선박이 조금 더 주의경계를 철저히 하였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권은이 : 사망사고 원인이 대부분 졸음운항, 경계소홀 이런 개인 과실이라면 대책마련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박준권 : 맞습니다. 제도적인 문제점은 제도를 개선하면 해결이 되지만, 인적과실은 제도상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인적과실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선박 운항자 개개인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항상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졸지마세요, 한다고 해서 안조는 것도 아니고요. 또 주의를 잘 보세요, 한다고 해서 주의경계를 갑자기 잘하는 것도 아니어서 인적과실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사실 상당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선박 운항자 개개인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홍보활동하고 교육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고요. 또 이와 함께 보조 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라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졸음운항을 한다든지, 또는 주의경계를 태만하면 경고음이 자동으로 울리는 보조 장치를 설치를 한다면 사고 예방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은이 : 세월호 참사도 있었고, 그 동안 크고 작은 각종 해난사고가 많지 않았습니까? 사망자도 많았는데. 경각심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런 부분들이 지켜지지 않을까요?

박준권 : 아무래도 바다에서는 일반 선박 운항자들이 바다가 넓지 않습니까? 바다가 넓으니까 사고가 나겠느냐, 이런 안일한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사고를 많이 유발시키고요. 또 아무래도 바다는 환경이 도로보다 좋지가 않습니다. 파도도 칠 때가 있고요, 또 안개도 끼고요. 그런 부분들도 여러 가지 요인이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권은이 : 기상이변에 대비하는 대책도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운항을 할 때는. 그렇죠?

박준권 : 예, 그렇습니다. 무리하게 운항하다가 사고가 나는 사례가 상당히 많습니다.

권은이 : 해양심판원이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 특별조사를 실시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앞에서 말씀해주셨거든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특별조사가 있습니까?

박준권 : 예, 특별조사는 보통 6개월 이상의 긴 시간 동안에 보통 세부적으로 조사가 진행되는데요. 현재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건, 그리고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사고, 그리고 최근 발생한 제11제일호와 근룡호 어선 전복 사건 등에 대한 특별조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전부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이 사망 또는 실종된 사고들입니다.

권은이 : 스텔라데이지호 같은 경우는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 1호 민원 아닙니까? 현재 어느 정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나요?

박준권 : 스텔라데이지호는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철광석을 운반하는 14만 톤급 대형 벌크선인데요. 작년 3월 31일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좌현 쪽에서 침수가 발생하고 약 5분 정도 만에 수중으로 완전히 침몰되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 실종된 사고입니다. 우리 해양심판원에서는 작년 4월에 특별조사부를 구성해서 그 동안 생존자인 필리핀 선원 두 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요. 그리고 선박검사기관과 선사 등 사고관련자를 대상으로 어느 정도 조사를 마쳤습니다. 현재는 여러 가지 침몰 시나리오에 대한 시뮬레이션 용역을 시행을 하고 있고요. 다만 특별조사결과 보고서 발표는 선체탐사를 위한 심해장비가 투입이 되면 그 결과를 분석해야 되기 때문에 발표는 좀 늦어질 것 같습니다.

권은이 : 거의 조사는 마무리가 됐다고 봐도 되겠네요?

박준권 : 예, 거의 마무리가 됐습니다.

권은이 : 조사 결과가 궁금한데, 이 자리에서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박준권 :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은 국제협약에 따라서 조사되어야 되는 사고입니다. 국제협약에 의하면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고조사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처벌 목적으로 조사를 하게 되면 사고 관련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숨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데요. 또 그렇게 되면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있고요. 또 결과적으로는 실효성있는 사고방지대책을 만들어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권은이 : 알겠습니다. 기다려보겠습니다. 사고방지대책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은데요. 특별조사가 처벌과 상관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특별조사가 진행 중인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은 언제,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박준권 ; 특별조사와 상관없이 지방해양심판원에서 행정처분을 위한 조사와 심판을 진행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통은 특별조사가 끝난 후에 지방심판원에서 행정처분을 위한 조사와 심판을 일반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말씀 나온 김에, 4년 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도 특별조사로 진행이 됐던 것이죠?

박준권 : 예, 그렇습니다. 그것은 2014년 12월에 특별조사결과보고서가 나왔습니다.

권은이 : 4년 전에 인재라는 보고서를 냈는데. 현재 선체조사위가 꾸려져서 추가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심판원에서는 선체 조사위 조사와 다른 별도의 조사는 하지 않는거죠?

박준권 : 현재는 그렇습니다. 다만 특별조사결과보고서가 나왔더라도 사고원인이나 이런 부분들이 많이 달라진다. 또는 그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그 부분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선체조사위원회에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권은이 : 해양안전심판원에서는 해양사고조사와 심판도 하지만 사고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도 함께하고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해심원에서 하고 있는 사고예방활동 몇 가지만 말씀해주시죠.

박준권 : 우리 해심원은 매월 해양사고 예방 포스터를 제작해서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고요. 그리고 사고사례집 발간, 또 사고예방관련 동영상 제작도 하고요. 이런 자료들은 수협이나 해양수산연수원 같은 기관에서 교육자료로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특히 낚시어선 사고사례하고 레저선박 사고사례를 팸플릿으로 제작하여 배포할 계획인데요. 사고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선박침몰과 같은 큰 사고가 발생하면 선장이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인명피해가 늘어날 수도 있고, 또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선장이 어떻게 상황을 판단하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위해서 선장의 비상대응매뉴얼도 현재 재작 추진 중에 있습니다. 또 해양심판원은 많은 사고사례를 가지고 있는데요. 우리 원 내부적으로 과거의 사고사례를 재검토하면서 사고방지대책이 있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매주 토의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인줄에 관한 것이 있는데요. 예인선이 다른 선박을 끌고 갈때는 약 2~300m 정도 길이의 예인줄로 연결해서 끌고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야간에는 다른 선박들이 그 예인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두 선박 사이로 통과하다가 많은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 예인줄에 탈부착식으로 충전이 가능한 발광체를 부착하는 방법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토의를 해서, 현재 해양수산부관련 정책부서하고 도입방안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논의 중에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고, 비용도 비싸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도입 가능하리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구체적인 사고사례를 바탕으로 제도적 문제점 파악, 그리고 세부적인 사고방지책을 제시하는 데는 심판원이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방금 전에 선장의 비상대응매뉴얼을 만들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주시죠. 이 매뉴얼에 대해서.

박준권 : 선박 침몰과 같은 큰 사고가 발생하면 선장이 짧은 시간 안에 최적의 결정을 내려야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말이 약간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선장들이 대형사고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급박한 상황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고요. 또한 대형사고 관련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잘못된 대처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과거 여러 해양 사고를 보면 선장이 사항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해서 많은 선원들이 사망한 사건들이 다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5년 3월에 3만 톤급 화물선인 엘파로호가 대서양에서 침몰됐는데요. 선박이 침수되고 있는데도 선장이 퇴선 결정시기를 놓쳐서 33명의 선원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선장의 비상대응역량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비상대응매뉴얼 제작, 또 그리고 체험형 선박비상대응훈련프로그램 개발, 이런 것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비상대응매뉴얼은 과거의 사고사례를 중심으로 해서 선장의 대응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분석하고, 또 전문가의 자문 등을 토대로 2019년까지 만들 계획입니다.

권은이 : 과거에 발생한 선박사고와 당시 선장의 대처내용을 분석해 보면 선장이 과연 적절하게 대처했는지, 또 그런 상황이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었는지를 바로바로 파악할 수가 있겠네요? 이 메뉴얼이 만들어지면 유사사고도 막을 수도 있고요.

박준권 : 물론입니다. 저희들은 비상대응매뉴얼이 아주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매뉴얼을 만들더라도 계속해서 관리하는 연구용역과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서 수정하고 보완해나갈 계획입니다. 또 필요하다면 국제기구에 내용을 제출하여 국제표준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권은이 : 사실 각 분야별로 매뉴얼은 상당히 많거든요? 지침서는 많은데 지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거든요? 선장이나 배를 운항하는 분들의 의식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박준권 : 그렇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윤리적인 부분도 메뉴얼에 포함을 하고요. 또 그와 같은 부분을 교육을 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해양심판원에서는 매년 많은 심판을 진행하고 계시잖아요? 혹시 심판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들이나 특별히 느낀 점이 있다면 나오신 김에 말씀을 해주시죠.

박준권 : 특별한 애로사항은 없습니다만, 사고관련자에게 해기사 면허 정지, 예를 들자면 5개월 면허 정지 처분을 하게 되면 당사자들은 그 기간 동안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생계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 점을 보면 참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고요. 또 어떤 경우는 우리가 보기에는 사고의 주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잘못이 거의 없고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잘못해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경우는 대부분 기본적인 항법을 잘 알지 못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항법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정말 중요하구나, 그런 생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해양심판과 관련해서 방금 전에 항법에 대한 교육 홍보가 많이 필요하다, 이런 점들을 느끼셨다고 하셨는데. 사실 외국과 달리 우리는 전문 변호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어민들이 고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고충을 대변할 통로가 좀 마련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박준권 : 저희들이 심판을 할 때는 심판변론인이 있습니다. 심판변론인이 해양사고 관련자를 대변해서 여러 가지 권리를 보호하고 있는데요. 또 심판변론인을 개인적으로 고용할 수 없을 때는 정부에서 국선심판변론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볼 때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전문성이 약간 떨어지다 보니까 좀 더 체계적으로 변론을 하는 그런 부분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그런 부분은 앞으로 계속 보완하면서 어민들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권은이 : 우리나라 해양안전심판원의 역할을 하는 곳이 외국에도 있지 않겠습니까? 선진국에도 상당히 사례가 많을 텐데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외국에서 운영하는 해양심판 관련업무와 우리나라에서 운영하는 해양심판 관련 업무는?

박준권 : 큰 차이는 없습니다. 많이 유사하고요. 일부 국가는 이런 기능이 없는 곳도 있고요. 그렇지만 대부분의 선진국가들은 우리와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사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권은이 : 앞에서 애로사항, 그리고 안타까운 사항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그런데 심판 과정에서 재밌는 해프닝도 있었을 것 같아요. 혹시 기억에 남는 것이 있을까요?

박준권 : 글쎄요, 심판과정에서 특별한 에피소드보다는 심판을 하다 보면 심판과정에서는 본인이 잘못한 것은 잘 이야기를 안 하고 상대방 잘못이라든지 또는 자기는 기본적인 법을 다 지켰다고 주장을 하는데요. 결국 심판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최종적으로 마무리를 할 때쯤 그 분이 잘못을 한 부분에 대해서 몇 가지 지적을 하게 되면 대부분은 수긍을 하고 앞으로 그런 부분은 자기들이 조심을 해야 된다, 이렇게 많이 느끼고 있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보면 앞으로 좀 더 교육이나 그런 부분을 체계적으로 하게 되면 해양사고를 많이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권은이 : 해양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해양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안전심판원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고요. 또 위상정립도 새롭게 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거든요? 정책적으로 어떤 부분이 보완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예산이라든지, 조직구성이라든지, 인력이라든지.

박준권 : 해양심판원의 기본적인 업무는 해양사고를 조사하고 심판해서 사고 관련자에게 행정처분을 하는 부분입니다. 그것이 핵심 기능이고요. 다만 저희들이 그 기능을 수행하는 도중에 사고사례를 조사를 하고 또 심판하는 과정에서 사고에 대한 정보를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외부에서는 접근하기가 곤란한데요. 그런 전문성, 이런 전문성을 살려서 구체적인 사고 사례에 대해서 하나. 하나 검토를 하면서 유사한 사고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 도출을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빨리 정착이 된다면 해양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런 기능을 좀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은이 : 해양안전심판원은 그동안 사실 언론 인터뷰를 거의 안했고, 물론 어업인들은 아시겠죠. 관련 업무에 해당되시는 분들은. 하지만 심판원에 대한 국민적인 인지도는 상당히 낮거든요? 심판원 자체 역할에 대한 홍보활동도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박준권 : 그렇습니다. 저희들은 주로 사고를 조사하고 심판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어업인들은 심판이라는 것은 결국 행정처분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좋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런 면은 좀 아쉽습니다. 다만 저희들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해양사고예방 포스터라든지, 또는 사고사례집, 또 팸플릿 제작 이런 것을 통해서 계속해서 사고예방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필요하다고 하면 해양안전심판원에 대한 홍보도 하도록 하겠습니다.

권은이 : 해양심판원장으로서 심판업무를 수행하시면서 추진하고 싶은 일들, 해보고 싶은 일들도 있을 것 같거든요? 몇 가지만 이야기를 해주시죠.

박준권 : 일단은 우리 해양심판원의 기본 기능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일단 조사를 할 때 과학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아무래도 과학적인 장비가 필요하고요. 그러한 부분에서,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할 생각이고요. 또한 심판을 진행하면서 일부 사고 관련자 되시는 분들은 좀 억울하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공정한 심판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해양사고 관련자에게 저희들이 교육이라는 행정처분을 내리는데요. 일정시간 교육을 받아라, 이렇게 행정처분을 하는데. 교육 부분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 좀 더 파악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교육 부분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개선하고 효과적으로 실효성 있게 만들려고 해볼 생각이고요. 특히 해양심판원에서 여러 가지 사고방지대책을 논의하고 있는데요, 그러한 부분들을 좀 더 보완하는 부분, 그 부분에 좀 더 핵심적으로 추진을 하고 싶습니다.

권은이 : 해양사고와 관련한 조사, 심판과정에서의 과학적인 시스템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과학적인 시스템이라고 하면 어떤 과정을 말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설명을 해주시죠.

박준권 : 예를 들면 선박이 침몰했을 때 사실 침몰원인을 잘 모를 수 있는데요. 그때는 VDR, 쉽게 말하면 블랙박스인데요. 이 블랙박스 데이터가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이 VDR은 프로그램의 종류가 워낙 많아서 회사마다 다릅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VDR을 회수하더라도 바로 해석을 못하고 관련 회사에 의뢰해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즉시 데이터 해석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VDR 데이터를 해석하는 설비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회사의 VDR이라도 바로 해석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면 조사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권은이 : 해양사고와 관련해서 국제교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여러 가지 사례를 공유하면서 우리 나름대로의 매뉴얼을 만들어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국제교류는 어떻게 추진을 하고 계십니까?

박준권 : 국제교류는 선박이 국제적으로 항해를 하기 때문에 아주 긴요하고 필요합니다. 그래서 많은 국제협력을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아시아조사기관회의라든지, 또는 세계조사기관회의, 또는 국제해사기구, IMO와 관련한 전문위원회 회의 등 여러 가지 회의가 있습니다. 그런 회의들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고 있고요. 또 우리나라 배가 다른 나라에서 사고가 났을 때도 조사나 심판 과정에서 많은 협조를 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해양사고 관련해서는 사실 어민, 어선 운항자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경각심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거든요? 해양안전심판원장으로서 오늘 이 자리에 나오신 김에 청취자들에게 끝으로 당부의 말씀 한 말씀 해주시죠.

박준권 : 해양사고는 사실 아무리 예방을 하려고 노력을 하더라도 불가피하게 발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다라는 특징 때문에, 그리고 기상 조건 때문에, 그런 어려움 때문에 선박사고가 발생을 하는데요. 그렇지만 우리 개개인이 좀 더 안전의식을 높이면 그 사고를 대부분 예방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 개개인의 안전의식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그런 부분에서 국민 여러분과 또 바다를 직접 이용하는 어업인들, 또는 상선을 운항하는 해기사 여러분들이 모두가 힘을 합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서로서로 노력을 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가 바로 개개인의 안전의식이다, 이런 생각으로 안전의식을 높이는 데 힘을 합했으면 좋겠습니다.

권은이 : 오늘 어려운 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준권 : 감사합니다.

권은이 : 경제토크, 중앙해양안전심판원 박준권 원장과 함께했습니다.

권은이 기자  bbskwon@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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