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자 264% 지급한다며 다단계 사기...피해자들 체류 불이익과 가정불화 우려해 신고도 못해

다단계 사기 조직이 실시간 배당 현황을 볼 수 있다며 회원들에게 소개한 투자사이트 (사진=부산경찰청)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결혼이주여성들을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다단계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들은 다단계 사건에 휘말리면 국내 체류자격이나 국적취득에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등의 혐의로 중국 다단계 조직 국내총책인 42살 A씨를 구속하고 관리자 등 11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A씨 등은 지난해 4월 29일부터 약 3개월 동안 해외 유명 금융업체를 사칭하며 국내 결혼이주여성 4천600여명을 상대로 32억원 상당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A씨는 국제 금융업체의 한국대표인 것처럼 행사하며 부산 시내에서 투자 설명회를 열고 투자금을 관리하며 범행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 조직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연이자 264% 지급하고 다른 투자자를 데리고 오면 수당으로 가상화폐를 지급하겠다고 홍보했습니다.

A씨 조직은 실시간 투자현황을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지급하고, $화로 표시되는 가상화폐를 적립해 준 것처럼 속이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다단계 투자 사기를 벌인지 3개월 만에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전체 피해금액 중 5~6억원은 중국 총책에게 넘어가고 나머지 27억원은 A씨와 조직 간부들이 챙긴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피해자 B씨는 “수술을 해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앉아서도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해 160만원을 투자했다”며 “매주 몇 만원 씩 배당금을 줘 의심없이 믿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김병수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은 “피해자들이 평균 70만원 미만 소액을 투자했고, 불법 투자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지면 가정불화와 국적취득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A씨 조직이 투자 사이트를 폐쇄하고 또다른 사기행각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중국 총책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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