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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배당된 주식을 팔아 부당이익을 챙긴 삼성증권 직원들이, 매도 금지를 알리는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태는 증권사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현장 프리즘'에서는 삼성전자 배당 오류 사태에 대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경제산업부 유상석 기자 나와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어제부터 삼성증권에 대한 특별점검과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잘못 들어온 주식이니 팔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매도한 직원이 6명이나 된다... 이런 사실이 드러났네요.

 

네 그렇습니다. 삼성증권이 주식 28억 천만주를 잘못 배당한 건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이었습니다.

업무 담당자는 1분 뒤 착오를 발견했고, 9분 뒤 증권관리팀이 각 부서에 유선전화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사고 사실을 전파했습니다.

21분 뒤에는 사내 전산망에 직원 매도금지를 알리는 팝업 메시지가 떴고, 그 뒤에도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두 번 더 전달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가 뜨기 시작한 뒤에도, 6명의 직원이 잘못 입고된 주식을 팔아버렸다... 이런 사실을 금융감독원이 확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텐데요.

물론 조사가 진행되고 있긴 합니다만, 금감원에서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오늘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차원의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는데요.

배당이 이뤄진 뒤, 매도금지를 알리는 메시지는 21분 뒤에 떴습니다만, 거래중지 조치는 37분이 지나고서야 이뤄졌다고 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직원들이 매도금지 메시지를 무시하고 잘못 배당된 주식을 팔 수 있었다... 이렇게 판단한 건데요.

그래서 김 원장은 삼성증권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증권업계 전반에 대한 시스템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재빠른 대처를 하지 못한 것 역시 시스템의 문제다... 이런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서트 -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이 정도의 사고라면 (금융감독원이) 당장 개입을 해서 문제점들을 현장에서 바로 파악했어야 하는데, 주말을 넘겼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 조치라고 보여지는데요. 특별검사에 들어갔으니까 제대로 된 문제점과 함께 빠른 피해자 구제 대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보는 거죠.

 

결국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중징계가 불가피해 보이네요.

 

네. 그렇습니다. 물론 삼성증권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끝나야 확정되겠습니다만,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삼성증권이 영업정지를 당할 수 있다... 이런 전망도 나오고요.

김기식 원장이 "기관 차원에서든, 책임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든 분명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중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데요.
 
그리고 삼성증권 구성훈 대표의 거취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구 대표가 지난 2월에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서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의 파장이 커지면서, 청와대에는 공매도라는 제도를 폐지해 달라... 이런 청원이 빗발치고 있는데요.

벌써 청원 동참자 수가 20만 명을 넘었군요.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 기준 20만 2천여명이 동참한 걸로 기록됐는데요.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관련 부처 장관이 공식답변을 내놔야 하는 기준인 '한 달 내 20만 명 이상 참여'를 충족한 겁니다.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배당되고, 유통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김기식 원장은 이번 사태가 공매도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매도는 존재하는 주식을 전제로 이뤄지는 것이고, 이번 사건은 존재하지 않은 주식이 유통됐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사안이라는 겁니다.

금융전문가들도 이번 사태가 공매도와는 본질이 다르다고 지적했는데요.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서트 -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이번 사태의 본질은 증권사 시스템의 부실, 불안전성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거거든요. 이 부분에 집중을 해야하는데, 공매와 이번 사태를 같이 보는 건 좀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부실한 증권사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 금융당국이 피해자들의 빠른 구제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점에는 대체로 견해가 일치하고 있습니다.

 

유상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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