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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뉴스가 사찰에서 장애인의 신행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한 기획보도, '자비의 불교,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서울 조계사가 오는 20일 38번 째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에게 한걸음 다가가고 있는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정영석 기자입니다.

 

22년 전 시력을 잃은 68세의 시각장애인 변지만 씨.

더딘 발걸음을 재촉하는 유일한 길은 지팡이와 봉사자입니다.

힘겹게 조계사 일주문 앞까지 도착한 변 씨를 부처님 전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도운 건 점자유도블록.

예전 좋았던 기억의 사찰 정경이 변 씨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순간입니다.

[변지만/시각장애인(68세): 저희들 같은 경우 사찰에 가는 것이 굉장히 편하고 종교를 갖는 것도 아마 포교에도 좋을 겁니다 (절에 오면) 마음이 우선 안정이 되잖아요.]

점자 안내판인 '촉지도'도 설치돼 사찰의 대웅전과 종무소 등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장애인 포교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조계사는 오는 14일 '장애인 불자 대법회'를 앞두고 점자블록과 촉지도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점자블록 연결이 중간에 끊겨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왔습니다.

[변지만/시각장애인(68세): 여기 있다 보니까 하수도 있는 지점에서 (점자블록이) 끊어졌더라고요 그런 것이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조계사는 처음이라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보완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주지 지현 스님은 조계사 일주문 쪽만이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이 법당에서도 참배할 수 있게끔 경내에 점자블록을 설치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지현 스님/조계사 주지: 생각과 마음으로 느끼는 장애가 어떻게 보면 사실은 더 크잖아요 이런 것까지 다 합하면 종교가 해야 될 역할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계사가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가면 조계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전국 사찰로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바람 중에 하나입니다.]

조계사는 이와 함께 휠체어가 법당 안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리프트 설치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14일을 시작으로, 6월과 9월에 장애인 법회를 가진 다음, 내년부터는 매월 한 차례 정기법회를 열 계획입니다.

[지현 스님/조계사 주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편견을 갖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세심하게 살피는 불교의 모습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선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

장애인들의 눈과 귀, 발이 돼 마음까지 보듬어 주고 있습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김남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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