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BBS울산불교방송 아침저널3부 (FM 88.3Mhz / 월~목: 08:30~09:00)

□ 진    행: 박상규

□ 출    연: 울산시민연대 이승진 팀장

울산시민연대 이승진 팀장. BBS불교방송.

▷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기업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생기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직원수를 줄이겠다는 사업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여기에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는 찾기 어렵고 사업자와 구직자 간의 미스매치는 간극이 점차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3차례에 걸쳐 청년실업 문제와 영세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청년실업 문제를 ‘고용절벽’이라고 표현할 만큼 문제로 꼽히고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도 당선 전후에 걸쳐 일자리정책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각 부처들의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죠?

▶ 대개 많은 청년들이 사실상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청년실업’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실업의 정의는 고용보험법상 일정기간 동안 일을 하다가 그만 두고 ‘구직상태’에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데요.
불안정한 일터에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은 늘 구직상태에 놓여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만큼 정부도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도 파악하고 있을 텐데요.
뭔가 실질적인 대안이 제시되고 있나요?

▶ 공공영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은 국회에서 예산을 편성할 때 벌어지는 상황을 지켜봤듯이 굉장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공무원이나 공단, 공사처럼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만큼 수험생이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어, 수요만큼 공공영역 일자리 공급을 늘리기도 어려운데요.
결국 민간기업과 함께 풀어나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범위를 확장해야 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업이 ‘청년 고용디딤돌’ 정책입니다.

▷ 말씀하신 청년 고용디딤돌 정책은 이름만 들어서는 공공기관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인지, 민간기업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인지..
알기도 어렵고 생소한 정책인 것 같은데 취지가 뭔가요?

▶ 취지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직무역량 향상 기회를 주고, 기업은 인재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준다는 것인데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요 기업들과 일자리를 연계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작년 한 해에만 참가자 1800명을 모집하겠다고 전국 순회 설명회를 가졌는데요.
울산대학교에서도 진행됐습니다.
설명회에서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대학창조일자리센터 등 정부지원사업과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참석해서 각 기업의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 그러면 고용디딤돌 정책의 내용을 한 번 살펴볼까요?

▶ 고용디딤돌 정책은 청년 구직자(만15~34세)들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직업훈련을 받은 뒤 대기업 협력업체 등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이후 협력업체나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공무원이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괜찮은 일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것인데요.
대기업에서 기업이 원하는 직업능력을 키운 뒤에 협력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본인과 기업이 원하면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한 마디로 한쪽으로 몰리는 물줄기를 잘게 나누고, 구직자와 기업 간의 미스매치도 줄이겠다는 정책입니다.

▷ 말씀을 들어보면 취업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해보겠다는 정책 같은데.. 실제로 청년들에게는 어떤 지원이 따릅니까?

▶ 고용디딤돌에 참여하는 청년은 훈련비 전액이 무료이구요.
훈련수당으로 월 20만 원이 지원됩니다.
중소기업 청년인턴으로 참여하고 정규직으로 전환될 경우 2년간 ‘청년내일채움공제’ 적립금 600만 원이 지원되구요.
이 프로그램으로 취업한 청년은 청년·기업 적립금으로 각 300만 원을 합해서 2년 뒤 총 1200만 원의 목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울산의 모 정유기업에서 고용디딤돌 사업에 참여한 청년은 2달 동안 주 5일간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교육을 받으면 100만 원이 지급되구요.
석 달 동안 인턴으로 일하면서 400만 원을 받습니다.
이 청년은 인턴을 마친 후에 취업장려금으로 200만 원을 더 받아서 모두 700만 원을 받습니다.

▷ 주로 어떤 회사에서 뭘 배우는 건가요?

▶ SK·KT·현대자동차그룹,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한국전력공사가 대표적인데요.
이 회사들이 해당 직장에서 바로 필요한 인재를 뽑고, 기본교육을 시킨 후에 인턴으로 채용하는 겁니다. 
일례로 SK그룹은 웹·편집디자인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포함해서 28개 과정에 1천명을 뽑았고, KT그룹은 ICT엔지니어를 비롯한 4개 과정에서 300명을 뽑았구요.
현대자동차그룹은 생산·품질관리 과정에서 400명을 뽑았습니다.
방송광고진흥공사는 광고 콘텐츠·기획·카피 등 3개 과정에서 60명을, 전력공사는 송·배전설비를 비롯한 3개 과정에서 110명 선발했습니다.

▷ 대기업과 공기업이 인턴제도를 통해서 인력을 양성하고 실질적인 취업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이 정책이 효과가 있을까요? 

▶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직업훈련을 받은 후에 해당 기업의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인데요.
그동안 고용정책이 직업훈련에 머물거나, 구인구직자를 연계하는데 그쳤다면, 고용디딤돌은 맞춤형으로 직업훈련을 한 후에 해당 청년을 기업이나 협력업체가 고용하게 하려는데 목적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인터뷰 한 청년들 가운데 일부는 기대만큼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시간만 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당 공기업 직원에게 문의해 보니까 정부 정책이니까 인력을 받기는 했는데 무슨 업무를 지시해야 할지도 애매한 경우가 많고, 어차피 동료직원이 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을 가르치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죠.

▷ 그러면 취업보다는 경력 관리의 일환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뜻이군요?

▶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 직업군에 관심이 없거나 적절한 프로그램이 지원되지 않으면 용돈을 벌면서 대기업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채용 관계자 말에 따르면 이러한 정책을 펼치려면 그에 합당한 매뉴얼과 프로그램을 만들고 관련 직업훈련교사같은 전문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사람을 받아서 교육을 시키는 것도 그 기업의 직원들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또 다른 업무가 늘어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취업이 안 되더라도 경력을 쌓는 기회가 될 수는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내가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일을 배우고 취업을 하려면 어떤 직종을 선택할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 이런 문제를 정부에서는 어떻게 보완해 나가고 있습니까?

▶ 정부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좀 더 섬세하게 접근하는 과정을 만들어서 진행하는데요.
대표적으로 한국마사회가 52명의 청년에게 ‘재활승마지도’ 과정을 개설하구요.
마사회 인재교육원(전문 인력)이 말조련, 승마지도, 재활승마, 말관리 등 말산업 분야 유망직종 4개 분야에 대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기반의 고용디딤돌 교육과정 개설했습니다.
교육을 수료한 청년들은 승마장, 말조련업체, 목장 등 관련 사업체에서 채용하는데요.
52명 가운데 46명이 수료했고, 83%인 38명이 말산업체에 취업했습니다.

▷ 또 다른 사례가 있으면 하나 더 소개해 주시죠.

▶ 한전도 300명에게 사무·전기·ICT 분야의 직무교육과 인턴쉽 기회 제공는데요.
직무의 전 과정을 총체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NCS를 기반으로 컴퓨터, 캐드, 송전, 배전, 변전, 현장 견학을 거치면서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관련기업에 취업하면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일종의 도제 방식을 현대화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 네. 오늘은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의 대표적인 일자리 정책으로 고용디딤돌을 살펴봤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정부 통계에서 70만 명으로 잡히는 취업준비생의 현실과 취업을 위해 대비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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