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BBS울산불교방송 아침저널3부 (FM 88.3Mhz / 월~목: 08:30~09:00)

□ 진    행: 박상규

□ 출    연: 울산시민연대 이승진 팀장

울산시민연대 이승진 팀장. BBS불교방송.

▷ 복지 정책에는 많은 예산이 반영됩니다.
올해 정부 예산에서 보건-복지-노동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34%에 달합니다.
올 한 해 146조원이 각종 복지 정책에 쓰이게 될 텐데요.
그런데도 복지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이유가 뭔지, 그래서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시간에도 몇 차례 말씀 드렸지만 주민센터를 행정복지센터로 바꾸고, 맞춤형복지팀을 만들어서 개인별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인데.. 복지사각지대를 찾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까?

▶ 말씀처럼 최근 들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지원을 위해 집중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공공 영역에서는 주로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긴급복지, 사회서비스 대상자를 찾는 것이고, 민간 영역에서는 밑반찬 지원과 청소같은 자원봉사 활동과 후원금품 지원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 위기가구를 찾고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해서 지속적인 상담과 생활지원 등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목적에 맞는 활동을 하는 조직과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분들이 복지사각지대를 찾아서 지원하고 있습니까?

▶ 각 시·군·구에는 희망복지지원단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이 구성돼 있구요.
각 읍·면·동에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있고, 주민의 사정을 잘 아는 협의체 위원들이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공공복지를 강화하고, 행복e음 복지사각지대발굴시스템과 복지이장 등 인적안전망을 활용해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지원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많은 예산과 조직이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복지사각지대는 왜 해소되지 않는 걸까요?

▶ (2018년 국가예산은 429조 원이고 그중 복지·보건·노동예산은 146.2조 원으로 전체의 34.1% / 그럼에도 GDP 대비 OECD에서 34위)
대한민국 사회복지는 크게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 등으로 구성됩니다.
그중 사회보험은 국민연금공단 등 관련 공단이 운영하고, 공공부조는 시·군·구와 읍·면·동에서 실시하구요.
사회서비스는 정부의 지원을 받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제공합니다.
따라서 시·군·구와 읍·면·동은 전체 국민의 복지보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위기가정에 대한 공공부조에 집중하고, 전체 국민의 복지에 대해서는 소흘해 지는 것입니다.
복지의 예산은 늘어났지만 시민들의 권리의식과 공무원의 복지의식은 매우 낮은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렇게 의식이 낮은 데도 이유가 있겠지요?

▶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복지를 어려운 이웃의 문제, 남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복지급여는 조건에 해당되더라도 당사자나 가족이 신청할 때만 받을 수 있는데, 상당수의 국민들이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몰라 신청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 시간에 다뤘던 국가장학금과 긴급복지 제도가 대표적인데요.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던 수십만명의 대학생이 장학금을 받지 못한 이유는 몰라서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청주의’ 원칙을 바꾸지 않는 한 복지사각지대는 꾸준히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 그러면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교육 필요합니다.
국민이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모든 시민에게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정부는 맞춤형 복지를 시행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상 복지를 받아야 할 국민이 그것을 몰라서 신청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지난 시간에 다뤘던 기초연금의 예를 들어보면, 어르신들 가운데 자신의 소득인정액을 정확히 산정할 수 있는 분이 거의 없습니다.
정부는 복지제도를 간소하게 정비해서 당사자들이 알기 쉽게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소득인정액’이란 단어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때, 부양의무자 부양비 산정 때,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 때마다 달라지는데요.
지나치게 복잡하여 담당공무원조차도 컴퓨터 프로그램에 자료를 입력하기 전까지는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 이런 상황이라는 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도 알고 있을 텐데요. 뭔가 해법이 있을까요?

▶ 복지국가는 복지제도를 설계할 때 종류를 단순화시키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급자 선정기준도 최저생계비, 기준 중위소득, 소득10분위와 같이 다양한 기준보다는 핵심 기준을 범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번 신청하면 관련 복지급여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 건 학교를 비롯한 각종 교육기관에서 노동과 복지에 대한 일상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하는 것입니다.

▷ 복지사각지대가 늘어나는 이유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기준이 부양의무자 아니겠습니까?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 부양의무자 기준은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없애거나 완화시켜야 합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막상 대상자를 발굴하면 ‘부양의무자 기준’에 묶여서 복지급여를 줄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당사자는 소득과 재산이 별로 없어서 복지급여가 필요하지만, 부양의무자(흔히 자녀와 부모)가 있고 부양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복지급여를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 예를 들어볼까요?

▶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생계를 같이 하지 않더라도 부모는 자녀를 부양하고, 자녀는 부모를 부양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특히 아들과 며느리는 기준 중위소득을 넘는 금액 중 30%는 부양비로 간주하는데요.
예를 들면,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키우는 4인가구는 월소득인정액이 446만원을 넘으면 그 금액의 30%는 부모부양비로 써야 합니다.
646만원인 사람은 200만원의 30%인 월 60만원(연간 720만원)을 부모 부양비로 써야 한다는 논리인데요.
이혼, 별거, 가출, 가족갈등 등 다양한 사유로 사실상 부양을 받지 못한 경우에도 ‘공적으로 인정받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됩니다.

▷ 그렇군요.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부양의무자 문제를 어떤 형태로건 정부가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 결국 정부가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중요한 방법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거나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2015년 7월 이후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중 교육급여 수급자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고, 2018년 10월부터 주거급여 수급자도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될 예정입니다.
해당 가구의 소득인정액만으로 교육급여 수급자를 결정하고, 수급자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으로 대학교도 국가장학금으로 다닐 수 있습니다.
올해 부양의무자 폐지하고 주거급여 수급자까지 확대시키면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임차료(방세)를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부양비를 산정할 때 ‘기준 중위소득의 100%에서 150%’로 조정하고, 부양비율을 ‘30%에서 20%로 낮추면’ 더 많은 사각지대를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정부의 노력과 과제가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울산시도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 2월부터 울산시도 우리 지역의 특성과 시민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별도의 복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첫 발을 뗐는데요.
기본적으로 울산의 경제적 상황과 조건들을 조사해서 복지 정책의 대상자를 좀 더 포괄적으로 정하고, 시민들의 욕구를 확인하는 과정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 과정에서 우리 시민들이 충분히 참여하고 복지 정책을 함께 결정하도록 거들 생각입니다.

▷ 네. 오늘은 복지사각지대의 문제점과 정부의 해결 노력, 울산시의 역할과 계획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제 첫발을 뗀 울산시민복지기준 수립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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