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대북특사에서 발표한 북한의 비핵화 언급에 대해 낙관적인 판단은 섣부르다고 경계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오늘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북핵폐기추진 특별위원회 출범 이후 첫 공식 회의를 열고 북한 전문가들을 초청해 한반도 안보문제와 북핵폐기를 위한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특별위원장은 “94년에도 김정일은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다’ 말했지만 20년 이상 핵미사일 개발에 매진해 왔다”며 “남북대화의 역사에서 북한이 계속 약속을 어겨 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이어 “제비 한 마리 날아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남북문제 만큼은 감상적이고 온정적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에 또 다시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회의에 참석한 김성태 원내대표도 김 위원장의 말에 동의하며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건 맞지만 근본적으로 핵폐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면서 “오히려 북한은 이번 대화를 통해 핵보유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어필하는 기회와 명분을 챙겼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의 메신저가 아니라 미국과 유엔의 메신저로서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북핵폐기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 역시 “비핵화와 함께 북에서는 위협제거와 체제보장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는데 여기에는 주한미군 철수가 들어있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대남적화 통일 전술전략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오늘 첫 공식회의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합의문은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을 확인한 사항일 뿐”이라며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은 성급한 말이고 북한이 조건부로 비핵화를 언급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김 전 연구원장은 “지금 전개되는 국면은 자유한국당에게 매우 불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북한이 또 다시 기만하는 것이 드러나고 세계 여론이 시끄러워진다면 자유한국당에 유리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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