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국내에서도 마음 수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조셉 골드스타인의 <마인드풀니스>를 번역하게 된 인연은 어떤 것인가요?

평소에 명상이라든가 마음챙김 명상에 관심이 있었는데 민족사 출판사에서 이성동 원장에게 번역을 의뢰했어요. 이성동 원장님과는 연구모임에서 같이 공부도 하고 다른 책을 공역하고 있는 중이어서 불교전공자인 저에게 공역을 제안하셨고 그렇게 해서 함께하게 됐습니다.

2. 정신과 전문의인 이성동 원장과 공동번역을 했는데, 구체적인 역할분담은 어떻게 하셨나요?

네 책이 굉장히 방대해서 부록이랑 인용문 같은 경우는 비워두고 이성동 원장이 본문을 초역을 했어요. 그걸 저에게 전달해 주시면 제가 나머지 비어 있는 인용문이라던가 부록에 염처경 이런 것들을 번역하고, 이성동 원장이 번역하셨던 초역을 수정하고 윤문하는 작업을 거쳤어요. 그리고 다시 만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읽어가며 다시 윤문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3. 조셉 골드스타인은 미국의 대표적인 남방불교 수행자입니다. 많은 저서와 강연을 통해 수행지도와 보급에도 열심인데, 이 분은 어떤 분인지 또 이 책은 어떤 위치를 점하는 책인지 소개해 주세요.
 
조셉 골드스타인은 1944년생이에요. 20대 때 태국에 평화봉사단으로 가서 불교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돌아와 불교수행을 더 하고 싶었지만 마땅히 지도를 받을 스승이 없어서 다시 아시아로 가서 위빠사나를 배우고 미국에 돌아와서 통찰명찰협회를 설립해요. 여기서 불교와 명상을 지도하고. 그러니까 골드스타인은 미국에 명상 수행을 처음에 보급한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로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통찰명상협회 내 포리스트 레퓨지라는 일종의 상급자를 위한 선원이 있는데 거기서 했던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이에요. 불교 초기경전 중에 염처경은 사티빠타나 숫타라 해서 맛지마니까야에 속한 경전입니다. 이번 번역본에도 부록으로 전문이 실려 있습니다만, 염처경은 깨달음에 이르는 직접적인 길로 사념처 즉 몸,마음,느낌,법에 대한 마음챙김을 가르치고 있고, 또 몸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호흡,행동,자세에 대한 마음챙김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래서 조셉 골드스타인의 <마인드풀니스>는 염처경의 내용을 따라가면서도 좋은 점은 초기불교의 다른 경전도 인용하고 현대 명상스승들의 말씀을 인용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명상체험까지 잘 녹여서 설명을 더 생생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공자가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학술적인 가치도 있지만 처음 불교를 접하는 이들이 보더라도 마음챙김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친절하고 상세하게 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3. 책에는 저자의 체취가 담겨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번역하시면서 들었던 느낌은 어떤 건가요?

저자가 아무래도 자신의 명상 체험을 많이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책을 번역하면서 마음챙김을 알게 된 게 아니라 조셉 골드스타인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 친근하게 느끼고 잘 알게 된 느낌이 들었어요. 보통 명상 경험이 많고 높은 경지에 계시는 분들은 굉장히 범접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 분은 이웃집 아저씨나 할아버지 같이 권위의식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점이 굉장히 좋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명상수행을 하는 과정에 고충이라든가 어떻게 보면 부끄러울 수 있을 만한 이야기도 서스름 없이, 이 책에 물론 설명하는 과정에서 필요해서 쓴 것이지만, 드러내놓고 있어요. 예를들어 안거수행을 처음 했을 때 수행보고를 하는데 스승님이 다 듣고 나서 ‘그건 맞는 말이 아니야, 진실이 아니야’ 라고 얘기해 굉장히 충격받고 부끄러웠다는 이야기도 하고. <원 다르마>라는 책을 쓰고 나서도 독자들의 서평을 보면서 기분이 밝아졌다 흐려졌다 했다고 진솔하게 얘기를 하고... 그 점에서 인간적인 면모와 정말 숨김없이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그런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그런 것들을 어떻게 명상으로 극복해 나갔는지도 찬찬히 설명해 주는 것에서 감명을 받았습니다.

4. 책 내용 가운데 일부를 여쭙겠습니다. 우선 p33에 이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부지런해야 한다 등의 자질을 거론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염처경 자체에서 마음챙김의 정의를 내립니다. 요즘 명상수행이 약간 스트레스를 완화한다거나 불안을 없애는 그런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종교적인 것을 떠나서도 그런 활용을 한다는게 좋은 점이긴 한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챙김 자체는 불교에서는 열반에 이르는 방법이라고 하는 점을 조셉 골드스타인은 놓치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염처경이 열반, 깨달음에 이르는 직접적인 길이 사념처라고 하고, 처음에 신수심법에 대해 정의하듯이 얘기를 해요. 어떻게 하느냐 하면 예를들어 몸에 대한 마음챙김은 몸에 관찰하며 머무는데 그걸 부지런하게 분명히 알고 마음을 챙기고 세상의 욕망과 불만족을 버리면서 머무른다, 이런 식으로. 그러면 세부적으로 몸에서도 호흡에 대한 것, 자세에 대한 것, 행동에 대한 것 등 그 모든 것을 할 때 유의해야 할 마음챙김의 방법,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p429에 보면 고성제는 자비수행으로 이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흔히 초기불교와 자비를 연결하는데 익숙치 않은 것 같은데 자비에 관한 내용이 있는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불교가 우리에게 오랜 세월 지나도록 전해진 것 자체가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혼자 깨닫고. 처음에는 그런 얘기가 있었지요. 처음에는 열반의 기쁨을 혼자 누리고, 그런데 사실은 깨달아서 즐거운 상태에 있으신 분이 굳이 왜 설법을 결심했을까. 그게 불교는 초기불교든 남방불교든 대승불교든 기본적으로 더 많은 이들이 깨닫고 부처님처럼 설법을 하고 이런 것들에 자비마음이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승불교가 자비를 굉장히 강조를 했지만요. 고통은 부처님도 사실 본인이 출가하기 전에 생노병사 인생의 괴로움을 관찰하며 느끼셨지요. 해탈에 이르러 마침내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었을 때, 아마 그때 깨달은 것도 연기.무아라는게 다른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 이런 자타분별에서 생각하던 것을 뛰어넘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는 내 고통과 네 고통을 따로 두지 않고 자신이 고통을 없앴을 때 다른 이들도 나처럼 고통스럽겠지 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없애주는 쪽으로 나아가지 않습니까. 자기 고통을 절실하게 아는 사람은 그걸 미루어 짐작해 저사람도 고통스럽겠구나 공감을 하고 그러한 공감과 연민이 자비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무아나 연기를 깨달으면 자연히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6. p572에 보면, 비구들이여 누구든지 이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을 7일 동안만이라도 닦는다면 두 가지 결과 중 하나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지금 여기에서 궁극적인 지혜를 얻거나 또는 집착의 흔적이 남아 있다면 돌아오지 않는 경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성취를 이룬 분들이 많이 계신지, 적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말씀해 줄 수 있을까요?

제가 사실 수행을 직접 하고 있지 않고 이런 분들을 직접 아는 것도 아니어서 단언하기 어렵지만. 조셉 골드스타인도 단박에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가부좌도 힘들도 철학을 전공해서 생각도 많아서 힘들었다고 토로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 말입니다. 이 분도 일주일 가지고 된 것은 아니지만, 제 기억이 흐릿하긴 한데 이 책에서도 빨리 깨달은 사람을 언급했던 것 같아요. 이 책에서 말씀드렸듯이 부지런하게 분명히 알면서 원리적으로 충분히 한순간이라도 마음챙김을 진정으로 하면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해보겠습니다.

7. 경희대에서 불교철학으로 석.박사를 마치고 경희대 서울과학기술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계획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박사논문을 불교의 시간과 영원에 대해서 썼는데 그걸 출판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았고, 불교 심리학 쪽 책을 번역하는 것도 논의 중입니다. 저는 시간이나 자아에 관심이 있었고 이 책을 번역하면서 명상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에반 톰슨의 명상,철학,과학을 융합한 책입니다. 저도 명상에 대한 연구도 더 하면서 철학적 과학적으로 연구하는데 관심이고 그쪽으로 연구할 계획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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