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포항지진의 여진 중 규모가 가장 컸던 이번 지진으로 크고 작은 피해가 이어진 가운데 보경사 등 사찰 문화재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구비비에스 정민지 기자입니다.
어제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4.6의 지진은 지난해 포항지진의 여진이었습니다.
하지만 본진 이후 발생한 90여 차례 여진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진동도 심해 많은 시민들이 놀랐습니다.
대피소인 흥해실내체육관에는 이번 여진을 겪고 집을 떠나 다시 이곳으로 옮기는 이재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서트) 박원규 / 포항시 흥해읍
“쿵 하니까 집이 딱 넘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그 이후로 대피소에 와야 되겠다. 대피소에 오니까 자리도 없거든요 지금. 여기 들어올 거라고 명단을 적어놨어요. 앞으로도 계속 집에 들어가려니 불안해서”
새벽 5시에 지진이 발생하면서 자다가 놀란 시민들이 긴급 대피했고 이 과정에서 40여명이 다치거나 심하게 놀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또한 장성동의 한 건물에서 외장재가 지진으로 인해 떨어지면서 건물 1층 사무실 유리를 부수는 등 100여건의 크고 작은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보경사 등 사찰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보경사에서 이번 지진으로 가장 피해가 큰 곳은 경북도문화재인 대웅전으로 법당 내부 벽면에 갈라지고 공포 목조 부재가 떨어지거나 뒤틀렸습니다.
(인서트) 지섭스님 / 보경사
“지진이 일어날 무렵에 제가 법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대웅전이 좌우에서 웅하며 울리는 소리가 나요. 그리고 그 앞에 소화기 넘어지는 소리가 들리고요. 그 순간은 많이 놀랐어요. 기도하다가 갑자기 당한거라.”
또한 대웅전 외부 벽면에 금이 가거나 벽화가 떨어져 나갔고 추녀 밑을 받치는 활주 역시 눈에 띄게 휘었습니다.
보경사는 문화재 피해를 집계하는 대로 조만간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할 정입니다.
지난해 지진으로 피해가 심했던 흥해읍 임허사도 이번에 큰 진동으로 담장과 법당 지붕의 흙이 떨어져 내렸습니다.
(인서트) 철우스님 / 임허사
“석달 동안 여진이 계속 있어왔고 사찰이 어떻게 기울어져가고 있는지 그런 것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찰이) 사각지대에 놓여있어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지 고민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또 다시 포항을 뒤흔든 지진은 물리적 피해뿐 아니라 조금씩 안정되던 포항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비비에스뉴스 정민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