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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내일이면 취임 100일을 맞이합니다.

설정 스님은 수행 종단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면서 대중과의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선거제도 개선과 한국불교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사업 등 종단 안팎에 해결해야할 만만치 않은 과제들도 산적해있습니다.

정영석 기자입니다.

 

지난해 11월,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설정 스님.

취임 일성으로 종단의 수행 가풍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고,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무엇보다도 수행가풍을 회복하고 화합을 이룩하여 종도와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출가자가 수행 가풍 확립에 중점을 두지 못한 게 현재 우리 불교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수행종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승가상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취임 이후 줄곧 수행을 강조해온 설정 스님은 매달 한 차례 이상 대중법문을 하면서 몸소 실천에 옮겼습니다.

설정 스님은 특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과 제천 화재사고 현장, 밀양 세종병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불교의 자비 사상을 바탕으로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릴지 모르겠습니다 빨리 마음을 수습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설정 스님 앞에는 임기 4년 동안 풀어야할 종단 안팎의 많은 과제들이 놓여있습니다.

무엇보다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현행법은 321명이 투표권을 가져 과반 이상의 표만 확보하면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권 선거의 폐단에 언제든 노출돼 있습니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도 후보자들 간 거친 공방은 끊이지 않았고, 설정 스님 역시 학력위조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당선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시비의 분별을 논하게 되고, 무분별한 중상과 모략을 넘어 금권이 동원되는 참담한 상황이 바로 조계종 선거제도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조계종 총무원 부·실장단의 인사 문제도 녹록치 않습니다.

설정 스님의 취임 100일 이후 총무부장 정우 스님 말고는 아직도 후속 인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설정 스님이 종권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멸빈자들에 대한 특별 사면을 추진하는 문제도 얼마나 종도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 미지수입니다.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불행했던 과거의 아픈 종단 역사를 정리하고 조계종 공동체의 화합과 불교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대화합, 대탕평의 조치를 시행할 것임을 밝힙니다.]

설정 스님 취임 후 처음으로 다음달 20일 닷새간 일정으로 임시중앙종회가 열립니다.

멸빈자 사면을 다룰 종헌 개정안 처리 여부가, 앞으로 종단을 이끌어갈 설정 스님의 지도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집행부에서 핵심 사업으로 꼽았던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은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우선 토지 매입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종단에서 제시하는 금액과 토지주들이 요구하는 금액의 차이가 2배에서, 많게는 3배 가까이 납니다.

이때문에 지난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전체의 15% 정도 밖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립공원 내에 있는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 문제도 정부와 풀어야할 해묵은 과제입니다.

불교계가 욕심을 부려 국립공원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일반 국민들의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는 것이 최대 관건입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영상편집/장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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