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진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 출연 : 김효진 진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 진행 : 부산BBS 박찬민 기자

(앵커멘트)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죠. 오늘은 해운대에서 진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한방내과 전문의 김효진 원장님과 함께 ‘자율신경실조증의 한방 치료 ’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금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김효진 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진한의원 김효진 원장입니다.) 

김효진 진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질문1) 오늘의 주제가 자율신경실조증의 한방 치료입니다. 조금 생소한데요, 어떠한 질환인지 자세하게 말씀해주세요?

-우리 신체에는 외부 자극이나 내부 환경 변화에 대해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혈압, 체온, 호흡, 맥박 등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피드백 장치가 있는데 이러한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자율신경실조증 혹은 자율신경기능 저하입니다. 

서로 기능적으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장기와 조직을 길항적으로 지배하며 교감신경은 심박수, 혈압, 혈당을 증가시켜 에너지를 소모하고 위급상황에 빨리 대처하는 역할을 하며 부교감신경은 교감신경계와 반대되는 작용을 하면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저장하거나 이완과 휴식을 담당합니다. 자율신경계는 심혈관, 호흡기계, 소화기계, 비뇨생식기계, 내분비계, 감각 기관 등 전신적으로 다 관여하기 때문에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발생할 때에 인체 전반적으로 다양한 불편 증상이 발생하고 기립성 저혈압, 수족다한증, 발기부전, 실신, 배변 장애 등 딱히 원인을 알 수 없으면서도 반복적인 증상들, 일반적으로 ‘신경성’, ‘스트레스성’, ‘기능성’, ‘과민성’ 이라는 이름이 붙는 대부분의 질병과 연관이 되며 자율신경실조증이 주요한 원인이 됩니다.  

자율신경계가 약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잔병치레가 많고 작은 환경 변화에도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우며 두통, 소화불량, 불면증, 만성 피로, 두근거림 뿐만 아니라 부정맥, 고혈압, 실신 등 다른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자율신경실조증의 유발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치료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질문2) 자율신경실조증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현대인들이 감정 노동은 많은데 반해 신체 활동은 줄어들고, 식사가 고르지 못하고 거르거나 폭식하고, 수면도 불규칙하고, 이완이나 휴식 없이 불안감과 긴장,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뇌가 만성적으로 피로해지고 이로 인해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의 불균형이 생겨서 인데요. 특히, 강한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자율신경이 조절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자율신경계가 오작동으로 인해 교감의 과항진 현상과 부교감의 약화 상태가 비정상적으로 지속되면서 몸이 급격히 피로해지게 됩니다. 

자율신경 조절 능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자율신경실조증이 생기기 쉽지만 아무리 자율신경 기능이 좋은 사람이라도 장기간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결국 고장이 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늦은 취침 시간, 카페인 음료의 과다 복용, 과도한 컴퓨터나 tv 사용, 신경안정제나 수면제, 각성제 등의 과다 복용, 교대근무나 야간근무자, 직업적으로 항상 긴장해야 하는 업무의 종사자, 가족의 사망이나 집단 따돌림, 부도와 같은 큰 금전적 손실을 겪으신 경우 등입니다.  

그 밖에 다른 질환으로 인해 2차적으로 자율신경계 이상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당뇨병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 파킨슨 증후군이나 길랑바레 신드롬, 다발성 신경병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이나 알콜과 관련된 경우도 있고 유전성으로 가족성 자율신경병증 등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원인으로 자율신경계 기능이 저하되면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순환이 안되고, 체온의 분포에 문제가 생기고, 근육과 피부, 장기들이 단단해지고, 인체의 각 분비샘들이 기능이 저하되어 피부와 점막에 염증이 생기기 쉽고 급격한 체중변화와 심리적 안정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질문3) 자율신경실조증의 증세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자율신경의 조절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 또한 상태가 나빠져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인체에서 가장 맣은 혈액을 필요로 하는 뇌 역시 충분한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해 감정적, 심리적 이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소화기와 생식기쪽  혈액공급이 안되면 점액 분비의 감소로 점막이 건조해지고 예민해지고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우선 혈액순환의 문제로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탑니다. 

신경을 쓰면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생기고 어깨가 뭉치고 안구가 뻑뻑하고 충혈이 됩니다. 

얼굴을 포함해 상체로 열이 몰리고 안면부에 홍조나 여드름이 생기고 두피가 가렵거나 뾰루지가 생기게 됩니다.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럽습니다.

손발이 저리거나 쥐가 나며 항상 피곤하며 혓바늘이 잘 돋습니다. 

여성은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전후로 잘 붓습니다. 

심리적 감정적 영향으로 잠이 잘 안오거나 자주 깨며, 자주 놀라며, 이유 없이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우울합니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며 기억력이 저하됩니다. 

소화기 쪽 증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안되고 입맛이 없으며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차며 배에서 소리가 납니다. 긴장하면 화장실에 자주 가고 싶고 배가 자주 아프며 목에 뭐가 걸린 듯 이물감이 느껴집니다. 

방광기능이나 생식기능 또한 떨어져 만성적인 여성 질환이나 성기능 장애가 있거나 배뇨의 간격이 증가하고, 야간 소변양이 많아지고 소변 배출의 강도가 떨어지며, 배뇨 후에도 약간의 소변이 배출되는 증세가 나타납니다. 

질문4)그렇다면 자율신경실조증에 대한 진단이나 검사 방법들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임상적으로 병력 청취나 이학적 검진과 함께 객관적인 자율신경계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심박변이도 자율신경기능 검사나 경락기능 검사, 적외선 체열 검사 등을 통해서 자율신경 활성도와 불균형 정도, 스트레스 지수나 민감도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우 간단하면서도 비침습적인 검사이므로 가까운 한의원에 방문하시면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자율신경계의 건강 상태를 아실 수 있습니다. 

질문5) 자율신경실조증을 한방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치료하는 지요? 

-자율신경실조증은 한의학적으로는 기혈실조, 상열하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엔진이 과부하가 걸리면 과열 상태가 되면서 윤활유와 냉각수의 소모시키는 것처럼 교감신경계의 과항진은 심장과 간에 피로열을 만들고, 위장관과 비뇨생식기능의 저하와 하초 혈행 저하로 인해 복부 주변부와 말초 부위의 혈행 장애를 유발하며 혈액과 진액은 소모되고 탁해져 염증에 해당하는 어혈과 습담과 같은 병리적 대사산물이 생기게 됩니다. 

청열, 행기활혈, 자음보기의 약물로 기혈실조, 수화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과항진된 장기는 진정시키고, 저하된 장기는 회복시켜 오장육부가 스스로 균형을 회복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약 뿐만 아니라 침이나 약침을 통한 혈자리에 대한 자극이 척수신경을 따라 뇌세포와 신경전달 물질을 촉진시킨다는 사실도 여러 연구에서 알려진 바 있습니다. 

질문6) 자율신경실조증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생활관리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낮에 활동할 때에는 교감신경이, 휴식할 때, 밥을 먹을 때, 잠을 자거나 배뇨, 배변 활동을 할 때에는 부교감 신경이 작용하므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안정적이 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되도록 밤12시를 넘지 않도록 잠을 자서 7~8시간 정도 충분히 숙면을 취하고 정시정량의 올바른 식습관을 갖도록 하며 최소한 하루 30분이나 1시간 정도 매일 꾸준히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시고 카페인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커피나 과음은 자제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자율신경실조증의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휴식 없이 정신적, 육체적 과로를 자제하고 피로가 장시간 누적되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질문7)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자율신경기능이 실조되면 증상은 매우 다양하면서도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어 단지 예민하고 자신의 건강에 대해 유난히 걱정이 많은 사람으로 오해받은 경우가 많으며 신경성이라며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자율신경실조증은 전신적으로,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점차 만성 피로와 면역력 저하, 불안우울, 공황장애 나아가 더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고 정확한 진료를 통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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