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학교 구모룡 교수

● 출연 : 구모룡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진행 : 부산BBS 박찬민 기자

(앵커멘트)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우리 지역' 이야기 시간입니다. 올해부터 새롭게 마련한 시간인데요. 지역을 더 알아보자는 취지로 한국해양대학교 구모룡 교수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수고해 주실텐데요. 전화연결하겠습니다.구모룡 교수님 안녕하세요? 

구모룡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질문1) 지난주에 이어서 부산학의 방법론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1990년대 사회학, 역사학 분야에서 진행된 부산학이 제대로 성립된 시기는 언제입니까? 

- 김석준, 김성국 같은 분들이 1990년대에 정립하려 했던 부산학이 정작 꽃이 피는 시기는 2000년대입니다. 2000년 세미나 자리에서 김석준 교수는 부산학을 집중 연구할 “부산학 센터” 설립을 제안합니다. 이 제안은 부산발전연구원과 신라대학교가 각기 부산학센터와 부산학연구센터를 설립하는 형태로 발전합니다. 이 두 센터가 현재까지 부산학을 추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질문2)부산발전연구원과 신라대학교의 부산학센터와 다른 흐름은 없었습니까? 가령 대학 바깥의 매체나 여타의 대학에서의 움직임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물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오늘의 문예비평』이라는 비평전문지의 동인들이 부산의 공간연구를 시도하였습니다. 소위 공간의 문화정치학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인데 부산의 공간 형성과 여러 건축물과 조형물 그리고 장소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였지요. 부산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다층적인 공간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도로와 골목, 공원과 동상과 같은 조형물, 근대 건축 유산들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사라진 장소는 무엇이고 새로 생긴 공간은 무엇인가? 이러한 공간 변화에 내재한 정치적, 경제적 함의는 무엇인가? 등등의 물음을 제기하고 답을 해왔습니다. 

질문3) 『오늘의 문예비평』이라는 비평전문지가 부산학과 연관된 글들을 게재해 왔네요. 특히 부산의 공간을 주목하였습니다. 부산학에서 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큰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요즘 와서 공간적 전회라고 할 만큼 지역학이 공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간 다시 말해서 역사에 대한 연구가 많았던 반면 공간에 대한 연구가 적었던 탓도 있습니다. 또한 지역학의 대상이 변화하는 도시이고 보면, 시각적인 공간이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부각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일제시대의 원도심에서 출발한 것이 근대화 과정에서 팽창하면서 이제는 거대도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공간 변화의 과정은 부산사람들의 문화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습니까. 공간은 부산학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입니다.  

질문4) 지난 주에 영도다리를 예로 든 적이 있습니다. 일제시대에 놓인 영도다리가 해방과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기억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바로 부산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신라대학교 외에 다른 대학에서 부산학 연구의 흐름으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부산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가 진행한 로컬리티 연구입니다. 이 연구소는 지난 10년간 국가 시야에 가려진 로컬의 지역문화를 연구해 왔습니다. 로컬문화의 특성이 로컬리티입니다. 바로 부산학의 방법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다음으로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의 해향도시문화교섭학 연구입니다. 이 연구도 지난 10년간 국가 단위가 아니라 해항도시(sea port city)가 서로 네트워크를 통하여 문화교섭을 하는 과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부산이 해항도시라는 점에서 부산학으로 전유될 방법론을 보였다고 하겠습니다. 

질문5)듣고 보니 부산학의 방법론이 풍성해진 것 같습니다. 처음 지역사회학에서 출발하여 지역역사학을 경유하고 공간의 문화정치학, 로컬리티 연구, 해항도시문화교섭 연구 등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 그렇습니다. 사실 이론과 방법은 좀 어렵습니다. 이를 쉽게 요약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지요.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부산학이 “무엇”보다 “어떻게”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산과 관련한 사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러한 방법적 인식에 이르러 부산학이 제대로 정립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멘트) 그러니까 부산의 시각으로 보자는 말씀과 통하겠습니다. 그럼 부산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문제를 다음 주엔 그 동안 부산학 연구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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