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모룡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출연 : 구모룡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진행 : 부산BBS 박찬민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섹션, ‘우리가 모르는 우리 지역’ 순서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과 경남 지역을 좀 더 알아보자는 취지로 지난주부터 진행하는 코너인데요. 구모룡 한국해양대학교 교수와 이번 주도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구모룡 교수님 안녕하세요?

 

구모룡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질문1) 부산학이 무엇인가, 왜 중요하며 부산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부산학의 형성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까요? 앞에서 1990년대에 부산학이 형성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부산학의 방법론이 그 때 정립된 것입니까?

-부산학이 1990년대에 형성되었지만 방법에 대한 논의는 계속 토론되었습니다. 돌이켜 볼 때 일찍이 1970년대부터 최해군, 김대상 같은 분들이 부산의 문화와 역사에 대하여 오랜 동안 많은 글을 써왔습니다. 또한 지역사를 연구하는 소장학자들도 많은 자료를 모으고 이를 설명하고 해석해 왔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이와 같은 일들을 부산학에 포함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지역학으로서 부산학은 학제적이고 통합학문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향토사나 지역사와 차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1990년대에 주로 사회학자들이 부산학을 주창하였지만 지역사회학이라는 분과 학문의 성격을 지녔습니다. 물론 이 분들이 부산학을 정초하고 토대를 만든 일은 항상 기억되어야 합니다.

질문2)주로 사회학자들이 부산학을 주창하였군요. 그런데 부산학은 이러한 사회학을 넘어서는 영역이겠지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 영역을 다 아울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당한 말씀입니다. 그럼에도 부산학이 학제적인 통합학문이라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역사회학에서 말한 지역의 불균등 발전이라는 문제의식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각 영역별 통계나 수량으로 나타나는 현실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부산학은 이러한 양적 연구를 넘어서 지역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낱낱의 사실의 확인이나 사회학적 지표의 제시에 그치는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질문3) 그렇습니다. 단순하게 부산을 알려는 학문적 노력으로 부산학이 되지는 않겠지요. 그럼 어떻게 학적 방법이 논의되었습니까?

-우선 부산의 역사적 경험들을 다각도로 해석하면서 부산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방법이 중요해졌습니다. 오늘의 부산을 채우고 있는 구성물들이 어떠한 역사적 경과의 산물인가? 부산에서 사람들은 어떠한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떠한 공간을 만들어 왔는가?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 어떠한 의미들이 내재해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결국 부산성(Busanness)에 대한 물음으로 귀결되지요.

질문4) 부산성이라는 말은 부산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물론 이게 쉽게 설명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요.

- 그렇습니다. 여전히 여러 분과에서 많은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나누어진 학문 영역이 아니라 자료를 바탕으로 부산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줄곧 서울과 비교하고 인천 등 다른 도시와 비교하는 데 그친다면 한계가 있지요. 정체성을 규명하는 일도 그 동안 너무 쉽게 본질주의적으로 추상화한 경향이 있습니다. 한 때 해양성, 민중성, 개방성을 부산의 정체성이라고 했는데, 인천, 목포, 마산 등도 모두 이러한 특성을 다 지니고 있으니 부산의 특이성이라 할 수는 없지요.

질문5) 그러니까 학문 분과가 문제라기보다 부산학을 하는 방법이 문제이겠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어느 영역에서 접근하더라도 부산을 부산학의 방법으로 해석하는 일이 필요하겠군요.

-그 동안 학문 분과를 나누는 폐단이 많았지요. 이러한 폐단을 부산학은 쉽게 극복합니다. 어떤 분야이든 “부산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방법적인 접근이 있을 때 만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를 “방법으로서의 부산”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부산의 장소와 공간, 사물과 사건, 유산과 유적 들을 부산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이해하고 설명해 보자는 것이지요. 가령 예를 들어 “영도다리” 하나를 보더라도 부산이라는 도시 형성과정, 일제와 식민지 도시 부산, 해방과 한국전쟁, 부산과 동아시아와 세계, 근대도시와 미래도시 부산이라는 내용들이 다 담겨 있지 않습니까?

(앵커멘트)그렇습니다. 부산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 역사학적 연구 등이 부산학으로 수렵되는 과정이 필요하겠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 주에 계속 이어가도록 하지요.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