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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김대익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소장

 

*진행 : 권은이 경제산업부장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앞에서 예고해드린 대로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김대익 소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대익 : 안녕하십니까?

권은이 : 건축도시공간연구소라고 하면 언뜻 듣기에는, 건축설계 사무소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먼저 간단하게 건축도시공간연구소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이다, 소개를 좀 해주시죠.

김대익 :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을 연구하는 KDI라는 데가 있고, 또 노동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한국노동연구원이라는 곳이 있는 것처럼 저희는 건축과 도시 공간을 주제로 우리나라의 건축 정책을 연구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입니다.

권은이 : 건축과 도시공간을 다루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은 약간 좀 생소하기는 해요. 언제 설립되고 또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김대익 : 우리 연구소는 2007년에 대통령 지시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건축과 도시공간은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건축과 도시공간의 수준은 우리의 향상된 경제력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관점에서 저희 연구소가 설립되었고 지난 해로 열 돌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권은이 : 연구소 위치가 세종에 있는 거죠? 원래는 안양에 있다가 세종시로 이전을 한 거죠?

김대익 : 네, 맞습니다.

권은이 : 연구소를 보면 분야 별로 다양한 센터가 있더라고요? 소개를 좀 해주시죠.

김대익 : 우선 저희 연구소는 3개의 본부, 건축 본부, 도시 본부, 문화 공간 본부 이렇게 3개의 본부로 구성이 되어있고 그 이외에 기획조정실, 행정실, 감사실 이렇게 여섯 개의 기관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움직여지는 국가 지정 센터가 몇 개 있습니다. 그것은 조금 있다가 구체적으로 설명을 다시 드리도록 하는데, 각각의 저희가 10년 동안 해온 법 제정 지원에 따라서 그 법에 맞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비스 산업 진흥법에 대해서 서비스 산업 진흥 센터라든지, 녹색 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의해서 녹색건축 지원센터라든지, 한옥 및 건축자산의 진행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국가 한옥 센터라든지 그런 기관들이 법정 기관이 6개, 그 이외에 비법정이 3개, 도합 9개의 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우리나라 건축정책을 총괄하는 연구소답네요. 2007년에 설립이 되고 열 돌을 맞았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먼저 좀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김대익 : 감사합니다.

권은이 : 지난 10년간의 성과라고 한다면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요?

김대익 : 주요 성과라고 한다면 유럽의 선진국들처럼 우리나라도 국가의 건축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의제, 즉 어젠다를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연구소 개소 이후 10여 년 동안 건축 기본법, 건축 서비스 산업 진흥법, 녹색 건축물 조성 지원법,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행에 관한 법률 등의 관련 법률이 제정되어서 건축 문화와 서비스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국토교통부에 건축정책관이라는 직이 신설되는 듯 지난 10여 년 간 국가정책과 조직, 그리고 제도에서 건축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도 주요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간추려서 말씀을 드린다면, 지난 10년을 돌아보건대, 건축과 도시공간을 가격이 아닌 가치로, 양이 아닌 질로 그 무게중심을 옮기고, 경제발전에 차치되었던 우리 건축, 우리의 문화를 다시 되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권은이 : 우리가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유명한 건축물이나 도시의 랜드마크를 찾아가지 않습니까? 건축이라는 것이 그만큼 국가의 수준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인 것 같은데. 이런 점과 관련해서 연구소의 성과를 들 수 있다면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요?

김대익 : 저희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건축은 산업이자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도시공간의 문화적 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연구소는 국민들이 수준 높은 건축문화를 일상생활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우리 연구소 내에 있는 국가 공공건축 지원센터에서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조성하는 공공건축이 제대로 지어질 수 있도록, 예컨대 예산이 충분한가, 공사 기간이나 설계 기간은 충분히 지원되고 있는가, 또 각종 조사비, 검토비가 별도로 예산이 지원이 되어 있는가, 이러한 것들을 사전 기획 단계부터 검토를 해주고 있으며, 또한 우리 고유의 건축인 한옥 건축을 진흥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국가 한옥 센터도 국토부로부터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옥 센터에서는 한옥 관련 연구 활동과 실태 조사, 한옥 공모전 등의 사업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국가 한옥 센터 말씀 하셨는데, 그러면 전국적으로 한옥을 활성화시키는 그런 사업이 지금 진행이 되고 있는 거죠?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나요?

김대익 : 제일 중요한 것이 한옥이라고 하면 우리가 짓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도대체 어디까지 한옥이라 할 것인가. 이 구조물을 콘크리트로 하고 위에 기와만 지으면 한옥인가, 아니면 철골조로 하더라도 공간 구성이나 이런 것들이 한옥의 공간 특성을 갖고 있다면 한옥인가, 라는 그러한 기준을 만드는 데 국토부와 함께 한옥이라는 것은 이러한 정도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 한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한옥을 지으면 그 경비를 지원해줍니다. 그래서 그런 것에 따라서 그 기준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게 되어있고. 그 다음에 한옥에 아까 말씀드렸던 건설비용을 그런 기준 내에서, 돈이 참 많이 들면 3.3제곱미터 당 2천만 원 이상이 드는 경우도 있는데, 현재 저희가 실험하고 있는 바에 의하면 3.3제곱미터 당 700만 원까지는 지을 수가 있다, 라는 저희가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이나 수선 이런 것들도 개인이 보고 충분히 전문가를 고용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서적과 자료들도 계속 발행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지난 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지진 아니었습니까? 건축은 산업이자 문화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가운데에는 안전성이 담보되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부분에 관한 연구도 지금 진행하고 계시죠?

김대익 : 예, 그렇습니다. 처음 경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우리 연구소 국가 한옥 센터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경주 지진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전통한옥의 경우에는 그 구조적 특성상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것이 힌지 구조라고, 횡력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되어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한옥이라고 할 수 없지만 기와를 씌우고 있는 그런 건물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은 주택이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저희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소에서는 건축물의 내진 성능을 확인함으로써 내진 설비가 되어 있다면 안심이 되는 거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라는 지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해소하고 필요하다면 내진 보강 공사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인식하여 지진 피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우리 집 내진 설계 간편 조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검색창에 이 서비스 내용을 입력하시면, 집주소를 입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집주소를 입력하면 내진 설계가 되어있는지 안 되어있는지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그 대상을 집뿐만 아니라 대상을 확대해서 기존 주거용 건축물뿐만 아니라 업무 시설, 즉 상가 건물이나 오피스 건물이죠, 오피스텔과 같은 제 1, 2종 근린 생활시설의 내진 설계 적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도록 개편했는데요. 지진과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 보니까 내진 설계 간편 조회 서비스도 많은 언론과 주민들의 주목을 받아 같은 기간 동안 지진이 없던 기간에 비해서 조회 서비스가 2,200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구나, 라는 것을 저희가 알 수 있었습니다.

권은이 : 소장님께서는 세계 각국을 많이 다녀오시지 않았습니까? 각 나라의 건축 정책도 면밀하게 살펴보셨을 텐데. 살기 좋은 도시, 국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공간, 도시공간은 어떻게 구성이 되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김대익 : 도시에서 행복한가? 라는 책을 지으신 찰스 몽고베리라는 작가는 살기 좋은 도시의 조건을 걷기 좋은 도시야말로 살기 좋고 행복한 도시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 사람들이 활기차게 걷는 도시, 사람들이 걸으면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도시, 이러한 공간이 바로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보행자 중심으로 건축과 도시공간의 계획, 설계 및 관련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모색하는 보행환경 지원 센터가 있습니다. 이것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걷기 좋은 도시야말로 살기 좋고 행복한 도시다, 이러한 말에 저도 공감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이 또 쉬운 것은 아니에요. 자동차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서울의 예를 들면 경리단길, 그리고 경의선 숲길, 익선동 골목길 이런 곳이 핫플레이스 아닙니까? 장점은, 공통점은 다 걷기 좋은 길이다, 이런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대익 : 맞습니다. 요즘 건강과 안전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편하게 걸으면서 쇼핑을 하거나 구경하고 벤치에 앉아 쉬면서 주변 경관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최근에 이와 관련해 아주 인상적인 장소를 방문했는데요, 바로 뉴욕의 하이라인입니다. 하이라인은 본래 미국 산업의 발전도시의 성장과 함께 1920년대에 만들어진 미국 맨해튼의 고가 화물 철도 노선이었습니다. 1980년대에 운행이 중단돼 버려진 기찻길이 시민들의 참여와 노력으로 지금의 하이라인 파크로 조성되었습니다. 이곳의 재밌는 특징은 본래 철로로 쓰였기 때문에 걷기 좋은 긴 선형 공간으로의 변신이 가능했다는 점, 또한 1.2km에 이르는 긴 철로가 맨해튼의 여러 구역을 구석구석 거쳐서 장소로 연결되어 있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서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서울로 7017, 그리고 경의선 숲길 공원인데요. 빽빽한 도심 속에 활기차고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보행로, 선형 공원이 시민들에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권은이 : 이런 것이 삶의 만족도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여유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김대익 : 그것은 경제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러니까 아무것도 없이 빈 공간에 대한 가치를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간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둘러싸여 있는 건물이나 조경이 사람들한테 즐거운, 봐서 즐거운, 그리고 향기도, 냄새도, 소리도, 이런 것들이 다 즐거움을 줘야 되는 그러한 모습으로서 저희가 전문적으로는 경관이라고 합니다. 경관 형성이 잘 될 수 있도록 저희도 같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일단 그렇게 경관 조성이 잘 되면 국민들의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길까요?

김대익 : 삶의 질이 높아지죠. 이것이 또 어떤 면에서는 국민 경제 수준의 향상하고도 관계가 된다고도 생각합니다. 특히 이런 데 관심을 많이 갖게 되는 것은 국민 소득이 3만 불 시대에 넘어드느냐, 안 드느냐에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경제 수준이 이제 거기에 육박했고, 이제 그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 곧 그러한 것들이 이뤄지지 않을까. 그리고 저희는 거기에 미리미리 대비해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건축도시공간연구소는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주도적으로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정책적인 자문을 하고 계시는데. 지금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대익 : 굉장히 중요하고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저희 연구소는 2014년에 도시재생 지원기구로 선정이 되면서 도시재생관련 가이드라인 및 선두지역 선정, 활성 계획 발표 등 사업 전반을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은 제일 중요한 것이 지역 고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첫째, 지역 특성을 반영해라. 두 번째, 그 지역의 고유한 자산이 있다. 문화라든지 여러 가지 경제적인 자산이 있다. 그것을 활용해야 된다. 그리고 세 번째, 지역 참여주체와 함께해야 된다. 협력하는 과정과 결과를 융합적으로 끌고나가야 된다고 생각 됩니다. 이런 것이 이제 우리가 이야기하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항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요컨대 우리 연구소 도시재생 지원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사례지 중에 건축자산 진흥 구역으로 지정된 군산의 경우 일제 시대의 적산가옥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건축사를 모셔서 국비보조로 리모델링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여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단순히 공간이나 형태를 탈바꿈 시켜주는 도시재생이 아니라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는데요. 예켠대 노인층 거주자가 많은 영주의 경우에는 할매 묵 공장이라고 있습니다. 할머님들이 묵을, 저도 찾아가서 먹어봤는데 굉장히 맛있습니다.

권은이 :네, 저도 먹어봤어요.

김대익 :네, 주거지 상가에 지역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 시행 중이고. 폐광 지역인 태백의 경우 탄광 종사자들의 재취업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지역 맞춤형, 또한 도시재생사업 그 이후, 그러니까 국가에서는 5년 동안 한다고 했는데 도시재생 사업이 끝나면, 그러면 어떡할 것이냐. 일본이 국가 주도로 했던 도시재생사업이 본인들이 실패했다고 자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왜 그러냐면 민간 주도로 되지 않고 국가 주도로 됐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를 맞았다는 것을 저희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민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그것이 사업 이후에도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초점을 두고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가장 모범적으로 잘 하고 있는 도시가 어디인가요? 군산인가요?

김대익 : 몇 군데가 있죠. 군산, 영주, 또 청주도 잘되고 있고요. 대도시에도 일부 구, 예를 들어 부산의 어디, 광주의 무슨 구, 어떤 구라고만 이야기하면 좀 그럴 수가 있을 것 같아서 대도시에도 일부 구나 중소 도시에서도 상당히 모범적으로 되고 있는 그러한 곳을 가보면 주민들께서 우리도 이제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 분들이 주체가 되고 저희는 정책이나 기법들을 소개를 하면 그 지역의 액티비스트, 활동가들이 나오셔가지고 일을 꾸려나가는데 이러한 방법이 차츰차츰 주민 주도로 완전히 이전되어 가면서 그 사업은 국가적인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더 잘 활성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도시들은, 전라남도 순천도 참 잘되고 있고요, 그러한 곳들이 모범적인 지역이라 생각합니다.

권은이 : 얼마 전에 언론을 통해서 군산이 소개된 적이 있거든요? 도시재생 뉴딜사업 모범 지역으로. 군산 지역의 특징은 뭡니까?

김대익 : 군산은 군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일제 시대의 쌀을 송출하기 위한 항으로 만들었던, 어떤 면에서는 인공 도시였죠. 그리고 그러한 배경으로 인해서 일본의 건축물들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좋은 주택 건물들도 있고 옛날 세관 건물들도 있고. 그런데 이것이 방치되고 있고 옛날 은행 건물들이 어떤 때는 유흥장으로 쓰이다가 화재가 나서 흉한 몰골로 변한 적이 있었는데, 이러한 것들을 건축 자산으로, 슬픈 역사도 우리의 역사다, 해서 그것을 잘 보존하고 가꿀 수 있는 그러한 지식, 건축 자산으로서 진흥할 수 있는 재원을 갖고 그러한 것을 마련했다는 데 특징이 있고. 그러다 보니까 어떤 데는 잘되고 있고 어떤 데는 안 되는데,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잘되고 있지만, 영화시장같은 그러한 곳은 좀 처지는 데가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지금 상대적으로 열악한 그러한 곳들이 다시 주민 주도로 경제력을 회복할 수도 있고 도시가 살아날 수 있는 재생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여기서 잠시 프로그램 소개 듣고 소장님 말씀 다시 나누죠.

[프로그램 소개]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김대익 소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소장님께서 취임하신 지가 3년이 됐네요? 지난 재임시간을 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는 일이라든지 아니면 취임 때의 다짐이 어떻게 실현이 됐나요?

김대익 : 취임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올해 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가 취임하던 2015년은 우리 연구소가 막 세종시로 이전을 마치던 때였습니다. 이전하고 한달뒤에 제가 취임을 했는데요. 저는 취임 당시 우리 연구소는 세종 시대를 맞아 그 동안의 태동기와 정착기를 거쳐서 이제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또다른 노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기존에 해왔던 공공 건축 방향을 제시하고 정부의 각 부처 업무를 지원함과 동시에 이제는 거기에 덧붙여 민간 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설계 대가를 받을 수 있고, 건축 분야의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젊은 건축인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진정한 건축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을 해야 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젊은 건축인들과 함께 포럼을 꾸려 발전적인 논의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도시재생에 있어서도 도시재생 스타트업들이 활발히 활성화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좀 전에 말씀드린 군산시 영화시장에서는 도시재생 스타트업들이 도시재생 대상을 단순히 개별 건물이 아닌 하나의 타운, 단지 같은 것으로 정의하고 영화시장의 브랜딩이나 홍보,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대응, 시설 유지 관리, 공간 개선 등을 일괄로 위탁하는, 이게 외래어입니다만, 에어리어 매니지먼트, 즉 지역 관리라는 개념을 적용해서 새로운 도시재생의 가치를 발굴하는 액티브 로컬, 그러니까 지역민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액티브 로컬 프로젝틀르 군산시와 함께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권은이 : 소장님께서는 세종시 총괄기획가이자 처음부터 공간구성에 관여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김대익 : 맞습니다. 제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처음에 행복도시를, 세종시라는 데는 행복도시라는 시가 구역이 있고 그 다음에 연기군이나 조치원 등 구 도시구역이 있는, 두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지금 맡고 있는 것은 행정 중심 복합도시에 대해서 일을 하고 있고, 처음에 그 밑그림을 그릴 때 같이 관여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행정 중심 복합도시 건설이 추진된 지도 어느덧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저희 연구소 역사와 같습니다. 세종시에는 40여 개의 중앙행정기관과 14개의 국책연구기관 등이 이전이 완료되었고, 인구 28만 명이 현재 살고 있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지리적, 행정적 주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2030년까지 인구를 행복도시 인구가 50만, 지역 주민까지 합하면 60만 인구를 수용하겠다는 계획이 차차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 세종시에는 55개의 공원과 100여 개의 녹지시설을 통해 자연 속에 생활할 수 있게 해주고 있고, 환경보전지역과 생태 네트워크의 실현, 대중교통 중심도로 조성으로 인해 환경 친화적인 도시, 쾌적한 도시라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세종시 초기 구상에서의 계획이 일관되게 실현되어 왔다고 평가할 수 있을 텐데요. 앞으로 세종시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환상형 도시라는 목표를 유지하여 자연과 조화되는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를 이어나가야할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 계획 중인 박물관 단지 계획과 도시 상징 광장, 숲 유치원 조성 등의 실현을 통해 세종시민만을 위한 도시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행복한 도시로 거듭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권은이 : 세종시 공간구성이 소장님께서 처음 참여하셨을 때하고는 많이 달라졌잖아요?

김대익 : 많이 바뀌었습니다.

권은이 : 이명박 정부 시절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세종시 상황을 보면 정부청사 건물을 중심으로 해서 아파트 단지들이, 고층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있지 않습니까? 이런 도시 공간 구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대익 : 생활권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권역으로 여섯 개의 권역이 되어 있고 생활권이 스물 두개가 되어 있는데. 우리가 지금 도램동, 아름동 이러한 동네가 생활권인데요. 그러한 것은 원래 순환형 도로와 맞닿는 부분에, 교차되는 부분에 BRT의 동선이 있고 그 주변에 공간 형성이 이루어지는. 그것은 또 지형과도 연결이 돼 있는데. 다만 아파트 단지에 현재까지 이루어진, 특히 초기에 이루어진 지역은 밀도가, 밀도보다도 층수가 너무 높다는 문제가 많이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지어지고 있는 주거지역은 명품 주거지역으로 만들겠다고 해서 뜰을 항상 옆에 가까이 볼 수 있고. 마당도 볼 수 있는, 보기만 하는 마당이 아니라 생활하고 즐길 수 있는 마당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층수를 가급적 낮추되, 밀도는 유지할 수 있는 기법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제부터 지어지는 주거지는 앞에 것보다는 조금 더 나은 주거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어쨌든 저도 세종의 정부청사에서 출입기자로 활동을 했는데, 청사 건물을 볼 때마다 용이 승천하는 건물이라고 해서 의미 있게 보기는 했지만, 참 기형적인 건물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물론 평가는 사람마다 다 다르지만, 그 건물 설계도 당초와는 다르게 된 것 아닙니까?

김대익 : 맨 처음에 현상 공모안이 당선됐을 때 저는 도시파트, 도시설계파트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참 걱정이 많이 됐었습니다. 저것을 어떻게 지으려고 하는가. 곡선이 많고 굴곡이 되어있는 데를, 이것을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것을 우리가 실시 설계라는 것을 합니다. 구조를 만들고 재료를 덧붙여야 되는데 그러한 부분에서 한국적인 현실에 맞게끔 조금 많이 변형이 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건물뿐만 아니라 원래 거기가 그렇게 건물을 램프를 통해서 올라가서 지붕을 다 돌 수 있도록, 누구나 돌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그것이 지금 안 되게 되고 있고, 일부 구간만 미리 한 달 전에 허락을 받아야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고요. 청사 주변에 울타리는 원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안을 이유로 해서 아예 접근이 어렵게 되고 있고, 이러한 것들은 처음에 생각했던 청사에 대한 개념하고는 많이 바뀐 부분입니다.

권은이 : 여하튼 당초 구상과는 다른 모습의 세종정부청사, 세종시의 모습이 됐는데 이후에는공간구성이라든지 전체적인 도시 구성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만

김대익 : 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과거에는 무조건 건물을 올리는 데 치중했다면 최근의 방향성은 도시 미관, 도시재생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습니까? 건축이, 그리고 도시공간이 국민들의 삶의 질,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십니까?

김대익 : 윈스턴 처칠 경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건물을 만들지만 건물은, 건축 환경은 다시 우리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서 집을 그리라고 하면 비쭉비쭉 올라간 고층 아파트를 짓습니다. 그런데 지붕이 경사진 지붕이 있고 단층이나 2층 정도의 자그마한 집의 그림을 보여주면 애들은 굉장히 그것을 좋아해요. 사람이 원래 좋아하는 것은 땅과 가까운, 마당과 가까운, 그리고 우리의 인체와 제일 가까운 스케일을 갖는, 휴먼 스케일이라고 하는데, 인간적인 척도를 갖는 공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나라 땅이 좁고 경사지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고층화되어야 된다고 한다면 시가와 도심화 되는 구역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만, 이러한 앞서 말씀드린 인간적인 공간이나 재료나 형태가 경관이나 이런 것들이 고층화를 이루는 부분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는 그러한 노력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앞에서도 잠깐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문재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청사 이전,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면 소통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이런 취지였거든요? 그런데 부정적인 의견들도 많았어요. 집무실 공간 이전, 이런 부분들이 소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나요? 어떻게 보십니까? 건축 심리학적으로 봐야될 것 같은데.

김대익 : 그것은 굉장히 여러 가지로 검토가 되어야 되는 사안이라서, 그리고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이 논의를 통해서 아직 전 정권에서도 청와대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소통에 대한 문제 때문에 청와대 부지에서의 리모델링 안까지 계획이 되고 있고 언론에 공개된 적도 있었고, 지금에서는 이전에 대한 이야기도 되고 있는데. 이것은 건축도시 전문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되는 사안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소통이라는 방법에 있어서는 꼭 건축이나 도시적인 관점뿐만이 아니라 요새 SNS도 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민의를 수렴해야 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권은이 : 요즘 세계적 건축 트렌드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김대익 : 트렌드는 '통합설계'라고 합니다. 테크놀로지는 한없이 발전하고 있고 새로운 것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요. 그러면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성이라든지 공간에 대한 애착, 이러한 것들이 한꺼번에 종합적으로 설계가 이루어지는 그런 방법입니다. 그래서 전에는 제가 대학에서 처음 건축을 배울 때만 하더라도 건축계획가가 디자인을 하면 구조설계가가 거기에 따라서 따라오는 그런 입장이었는데 요새는 구조하는 분이나 설비, 환경하는 분이나 에너지 관련하는 분이나 이런 사람들이 건축가와 함께 처음부터 이런 것들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그러한 통합설계 시스템이 되어가고 있고요. 이러한 것들은 BIM, 그 다음에 Prametric Design, 수치기반설계라는 것 하고 맞물려가지고 도시의 모델링이 요새는 다 컴퓨터상에서 이루어지니까 그러한 것들을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통합설계의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권은이 : 우리도 트렌드, 방향성을 같이 맞춰가고 있는거죠?

김대익 : 맞습니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요즘 4차 산업혁명이 최대 화두 아닙니까? 이런 산업기조의 변화 속에서도 건축이 능동적으로 같이 병행해서 나아가야 될 부분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김대익 : 그것은 저희들이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연구소가 속한 경제, 인문, 사회 연구회에서 몇 개의 연구소들이 여기에 대해서 융합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교통연구원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교통기관이 어떻게 발전할 것이냐, 법조연구원에서는 법을 어떻게, 사고가 난 다음에는 누구 잘못이냐, 라는 것과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그런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노동적인 문제도 있고요. 그러한 분야와 비교해서 사실 건축과 도시는 약간 보수적인 편입니다. 저희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인문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4차 산업 위에서 얻는 것이 있다면 잃을 것도 있다. 그러면 얻는 것은 취하되 잃을 것은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간이나 형태나 여러 가지 설계가 한꺼번에 이뤄져야 될 것이 아닌가 해서 그 방법에 대해서 저희 분야는 아마도 다른 데도 마찬가지리라고 생각하는데,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편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권은이 : 말씀 나누다 보니까 어느덧 마칠 시간이 다됐네요. 끝으로 연구소의 새해 중점 연구 과제 등과 관련해서 청취자들에게 당부하거나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간단하게 해주시죠.

김대익 : 저희 연구소가 설립된 지 10여 년이 지났고, 이제는 도약기도 지났고 하나의 새로운 연구가 진행되어야 될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우선 국책연구기관으로서, 국가에서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에 대해서 저희가 지난 한 해는 큰 도시나 지역적인 연구가 진행됐다고 한다면, 이제는 건축적인 디테일이 따라줘야 될 때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이 되고, 또한 전반적인 트렌드가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를 바뀌고 있고, AI라든지 빅데이터라든지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에 저희가 오히려 더 앞장서서 나가야 되지 않나, 아까 말씀드린 지진에 대한 간편 조회 서비스라든지 이런 것들을 더 확장시킬 생각이기도 합니다. 또 한편 이번에 화재라든지 이런 문제가 났을 때 안전과 관리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공공건축 같은 경우에는 책임자가 있으니까 관계가 없지만 민간건축 같은 경우에는 도대체 누가 책임을 져야 될 것인가, 다 분양으로 해서 수십 개의 주인이 있는 건물에는 화재가 났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 또는 화재가 나기 전에 어떻게 그러한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건축물 관리에 대한 연구가 다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안전과 그 다음에 행복, 그리고 문화와 산업, 이러한 것들을 한꺼번에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 저희가 하고 있는 노력에 많은 협조와 따뜻한 격려 부탁드리겠습니다.

권은이 :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 잘들었습니다.

김대익 : 감사합니다.

권은이 : 지금까지 정부산하출연연구기관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김대익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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