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지방으로 가보겠습니다. 뉴스파노라마, 월요일은 부산지역 소식 살펴보지요. 부산BBS 박세라 기자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했나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1987>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곧 누적 관객수 6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데요. 어제(14일)가 바로 박 열사의 31주기였습니다. 박 열사의 묘소가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추모식이 열렸는데요. 당시 사건을 폭로한 이부영 전 의원과 유족들, 그리고 영화 1987의 감독과 배우들도 참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전 남영동 대공분실이죠, 서울시 용산구 경찰인권센터에서도 추모행사가 열려 많은 시민들이 방문해 헌화를 이어갔습니다.
박종철 열사의 모교가 부산 혜광고등학교입니다. 혜광고에 박 열사를 기리는 특별한 기념비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건립된 건가요?
네, 박종철 열사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혜광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언어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당시 박 열사의 사망 소식은 고등학교 동창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는데요. 이후 혜광고 28회 동기회가 조직됐고, 친구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4년 5월 동기회는 교내에 박종철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는데요. 혜광고 28회 동기회장 김상준 씨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1/김상준/혜광고 28회 동기회장]
"(당시) 학교 측의 입창은 참 어려웠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여기가 대학교도 아니고 고등학교고... 숨진 열사의 추모비를 세운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거든요. 결과적으로 지금 와서는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친구들이 기억하는 박종철 열사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박종철 열사는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었습니다. 동기들은 박 열사가 공부를 잘하는 친구든 못하는 친구든 구별하지 않고, 모두와 어울리는 학생이었다고 기억하는데요. 특히 소외된 이웃이나 어르신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착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말합니다. 김상준 씨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2/김상준/혜광고 28회 동기회장]
"다방면으로 모두 다 친하게 지내고, 특히 어릴 때 자기가 새로 산 오리털파카를 그날 저녁 하굣길에 걸인에게 벗어줄 정도로 마음씨가 따뜻한 친구였습니다."
그렇군요. '따뜻했던 친구 종철이'를 위해 동기회를 주축으로 부산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이 펼쳐치고 있다는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동기회는 매년 혜광고 재학생들을 위해 '박종철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이 박 열사를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동기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 장학금 300만원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 부산지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에 앞서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는 국민청원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상준 혜광고 28회 동기회장입니다.
[인서트3/김상준/혜광고 28회 동기회장]
"그때 당시 고문의 현장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시민들에게 좀 더 많이 보여주는 게 인권을 위해서 더 좋지 않는가... 경찰이라는 조직에서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많다고 봅니다. 그걸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고 저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겁니다."
영화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그 시절과 현재,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 박종철 열사의 희생에 담긴 의미를 살려나갈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박세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