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노라마/이슈&피플> 14일(일) 박종철 열사 31주기 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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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최환 변호사 (1987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

○앵커 : 박경수 기자

 

1987 영화 출연진들

 

[인터뷰 전문]

 

▶ 박경수 앵커(이하 박경수) : <뉴스파노라마> 이슈&피플 오늘은 영화 ‘1987’에서 많이들 보셨을 텐데요.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게 하는 인물이 계십니다. 당시 고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이 은폐 되는 걸 막는데 큰 역할을 하셨던 분인데요. 실제인물이신데요. 최환 전 검사님,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셨습니다. 최환 전 검사님, 안녕하세요!

 

▷ 최환 변호사(이하 최환) : 네, 안녕하십니까!

 

▶ 박경수 : 아, 사실 검사님을 모시게 된게요. 일요일(14일)이 이제 고 박종철 열사의 추모일이기 때문에 모셨습니다. 어떻게 추모제도 치러질 텐데 가시죠, 그날?

 

▷ 최환 : 네, 제가 가보려고 합니다.

 

▶ 박경수 : 음.. 영화얘기 잠깐 하면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맡고 계셨잖아요?

 

▷ 최환 : 네, 그렇습니다.

 

▶ 박경수 : 그때 고 박종철 군입니다, 당시에.

 

▷ 최환 : 네, 박군이죠.

 

▶ 박경수 : 이제 고문을 받고 숨졌는데 그걸 좀 빨리 화장하면서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어요. 근데 검사님이 이제 ‘시신보존 명령’을 하면서 상황을 리드해 가시는데... 극중에서는 하정우씨가 연기를 합니다. 당시에는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시신보존명령을 하신건가요?

 

▷ 최환 : 그 당시만 해도요. 뭐 저희도 검찰청에 출근하면 많은 분들이 오셔서 ‘우리가 고문을 당했다’ 하는 호소를 많이 해요. 그래서 이게 우리나라가 무슨 신생국가도 아닌데 어떻게 해서 그 고문의 악습이 자꾸 자행되는가? 그래서 그걸 철저히 가리기로 말이죠. 문제삼기로 하고. 대표적인 케이스가 보면 그때 김근태 의원 고문, 또 권인숙씨 고문 그런 것이 막 일어나니까요. 그런데 이것은 보니까요. 그 두 분 케이스와 달리 사람이 우선 죽었습니다. 그건 아니 우리 인간으로 봐서 제일 중요한게 뭡니까? 생명 아닙니까?

 

▶ 박경수 : 그렇죠.

 

▷ 최환 : 그래서 이건 내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이제야 말로 내가 이걸 처단해서 다시는 이런 악습이고 이런 야만적인 행동이 없도록 앞으로 해서 인권보장을 내가 실천해야 되겠다.

 

▶ 박경수 : 영화에서 보듯이 이렇게 대공업무를 하던 경찰들이 와서 (화장동의서) 도장찍어 달라고 들이밀던가요?

 

▷ 최환 : 그렇죠.

 

▶ 박경수 : 아, 실제 그랬군요.

 

▷ 최환 : 왜냐면요. (영화에 나오는 경찰) 두 분 그 사람도 대공업무를 하던 사람들이니까.

 

▶ 박경수 : 그렇죠.

 

▷ 최환 : 이런 꼭 고문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사건 처리하면서 저 공안부장하고 많이 협의도 합니다. 그래서 알던 처지죠. 아, 제가 그랬죠. ‘왜 밤 늦게 무슨 일이냐’고 ‘뭐 큰일 났냐’고 그랬더니 가만 있다가 ‘사람이 하나 죽었는데 저희들이 뭐 의사들 데리고서는 검안해보니까 쇼크사다, 심장마비사다’ 그래서 그러면서 거기서 써 있기를 ‘탁 치니까 억하고 죽었다’는 그 표현이 나와 있어요. 그래서 제가 그때부터 아, 이것은 저 두 사람은 자기들이 고문 당했다는 게 얼마나 책임을 크게 지는거기 때문에 고문 소리는 못하지만 실제..

 

▶ 박경수 : 이미 느낌으로 다..

 

▷ 최환 : 고문이 이루어졌구나, 고문하다가 죽었구나 그렇게 생각이 됐죠.

 

박종철 열사의 형과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

 

"동아일보 윤상삼 기자에게는 직접 고문사실을 전해"

 

▶ 박경수 : 또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당시 동아일보 윤상삼 기자죠.

 

▷ 최환 : 네, 저희 검찰청 출입기자 캡입니다, 그 사람이.

 

▶ 박경수 : 네, (언론계) 대선배 되시는데 (검사님이) 부검결과를 좀 간접적으로 전하는 영화 극중 장면이 있던데 실제인가요?

 

▷ 최환 : 네, 맞는데요. 거기는 보니까 박스에는 폐휴지 같은 걸 담아가지고 슬그머니 내놓고 나가더라고요. 근데 그런 식으로 안하고 당당하게 얘기했어요. 왜냐? 이거는 고문 추방을 하기 위한 대대적인 내가 지금 활동을 하려고 하는 상황에서는 이것은 쉬쉬하고 감춘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근데 이게 처음에 치안본부 쪽에서는 어떻게 하다가 사람이 죽다 보니까 더군다나 막 욕조에 쳐 박아서 죽이다 보니까 이거 큰일 났거든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아무것도 아닌 걸로, 다시 말해서 그냥 의문사로 처리 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러자니 또 가족들은 빨리 화장을 해서 장례를 치러야 되니까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하는 얘기 자체도 저로서는 아 이건 이건 틀림없다.

 

▶ 박경수 : 그럼 사실 1987이 당시 상황을 굉장히 리얼하게 재현했다고 봐야 되겠네요.

 

▷ 최환 : 아, 재현했습니다. 이건 도대체 아니, 세상에... 하정우 배우도 그 얘기를 합니다. ‘아니 어떻게 부산에서 서울로 유학 보낸 부모님들이 아들이 죽었다는데 빨리 화장해서 유골만 보내주세요‘ 이런 건 없어요. 우리 부모의 인지상정입니다, 그건. 당장 쫓아 올라가서 우리 아들 마지막 모습이라도 봐야 되겠다. 그렇게 해서 막 슬픔에 젖어서 올라오는 분들인데 그걸 갖다가 무슨 남 얘기하듯이 그렇게 한다는 건 그건 거짓말입니다.

 

▶ 박경수 : 네, 제가 또 영화 보다가요 느낀 게... 당시 윗분들이 검사님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 최환 : 그것도 맞습니다. 있습니다.

 

문 대통령 영화보는 모습

 

 

"장인이 강조한 검사의 첫째는 정의 구현..."

 

▶ 박경수 : 뭐 ‘장인 백 믿고 그러냐’ 이렇게 얘길 하던데 혹시 장인이..?

 

▷ 최환 : 장인은 그 당시에요. 벌써 세상을 뜨셨는데 검찰총장하고 법무장관을 하셨는데 그 분은 저보다 더 깐깐한 분이에요. 제가 야단 맞았지, 평검사를 하면 장인 모실 때. 그랬더니 전혀 그런 것은 아주 엄벌해야 된다. 그 검사의 첫째는 정의를 구현시켜야 된다.

 

▶ 박경수 : 그 당시 검사 분들한테는 상당히 사표(師表)가 되는 분이셨네요.

 

▷ 최환 : 그 분도 그렇고 저도 그 분을 따라서 사표가 되리라고 되겠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 박경수 : 영화에서 검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젠 안 그렇죠?

 

▷ 최환 : 그건 그게 아닙니다. 제가 그만둔다고 하면 위에서 말립니다, 그때는. 제가 저항하다가 고문 추방을 위한 저항을 하다가 그 사표냈다고 그러면 다음 해에 88올림픽 있거든요.

 

▶ 박경수 : 그렇죠.

 

▷ 최환 : 올림픽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뭐 저기 저 뭐야, 대학교 후배가 경찰조사 받다가 죽었는데 보니까 고문당해 죽었다는데 그걸 적당히 덮으려고 선별한 사람이 그걸 밝혀야 되는데 덮으려고 하면 안 된다. 그래서 그때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그러나 그 후에는 저는 상당히 좀 눈총을 주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노태우 정권에서는 지방전전,

김영삼 정권에서는 서울지검장으로 역사바로세우기...서석재 의원"

 

 

▶ 박경수 : 그러다가 이제 이 문민의 정부 김영삼 정권에 와서 사실 요직을 다 거치시잖아요?

 

▷ 최환 : 그게 다 사연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잘 들으시면 이해가 갈 겁니다. 제가 그래서 이제 그 대학생 하나 죽었다고 생난리를 치겠끔 만들어 놓느냐, 그게 저한테 대한 비난의 줄거리입니다. 그래서 노태우 대통령 하시는 동안은 제가..

 

▶ 박경수 : 좀 어려웠겠네요.

 

▷ 최환 : 눈총 많이 받고 쭉 갔는데 그래서 대구 지방까지 갔다 왔는데 그 때 그 다음에 이제 노태우 대통령 다음에 대통령 된 분이 김영삼 대통령이었어요.

 

▶ 박경수 : 문민정부가 들어셨죠. 첫 민주화 정부입니다.

 

▷ 최환 : 네, 문민정부가 들어서는데 김영삼 대통령님 가까운 비서 중에 서석재 씨가 있었어요. 서석재 의원.

 

▶ 박경수 : 아, 네. 지금 돌아 가셨죠.

 

▷ 최환 : 그 분이 살짝 절 보고 ‘자네 좀 보세’ ‘네’ 그랬더니 ‘우리 대통령 당선되신 어른이 역사바로세우기라는 것은 일조하면서 크게 뭐야...

 

▶ 박경수 : 그렇죠.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이제 구속 시키게 되는거죠.

 

▷ 최환 : 이게 (당시) 그 생각을 저는 몰랐는데 (김영삼 대통령은) 그 생각을 하신 거예요. 그리고 어떻게 세상에 쿠데타를 또 하냐? 12.12 얘기입니다. 그 다음에 또 광주를 왜 그런 식으로 몰아 붙였냐? 그러니 이 3가지가 저한테 온다는 걸 제가 알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아니 세상에 기업인들한테 막 강요를 해서 돈을 수천억씩 받았잖아요.

 

▶ 박경수 : 그렇죠.

 

▷ 최환 : 그것도 문제다 이거에요. 지금은 뭐 박근혜 대통령 천억도 안 되는 돈으로 난리 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걸 제가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서 다음날 ‘하겠습니다’ 그랬더니 거기서부터 서울검사장을 시켜야 되니까요. 서울 검사장 갈 수 있는 자리에다가 잠시 잠시 보직을 주었어요. 대검 공안부장.

 

▶ 박경수 : 법무부 검찰국장 (이어서) 서울지검장으로 가셨네요.

 

▷ 최환 : 네, 그건 (서울지검장) 정상적으로 가는 코스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마 김영삼 대통령 아니었으면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정권을) 연장해서 있었으면 저를 안 시키죠.

 

▶ 박경수 : 아휴, (군부정권이 연장됐으면) 계속 지방에 계실 뻔 했네요.

 

▷ 최환 : 그렇습니다.

 

"지금의 역사를 열어가는데 약간의 기여"

 

▶ 박경수 :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 돼서요. 이 박종철열사 사건이 역사의 현장입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에 당시 상황을 잊지 말자는 취지의 동판이 새겨져 있는데요. 끝으로 이런 역사적인 사건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환 : 뭐 교훈이야 아주 우리가 크게 얘기하면 민주화의 초석이 됐다는 뜻도 되지만 그 다음에는 우선 그 전제로 고문이라는 건 이 역사를.. 아니 우리나라에 다시는 발 못 붙이게 봉쇄해서 인권보장을, 그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권이거든요. 그래서 검사가 하는 정의와 그 다음에 인권 그 두 가지로 해서 절대로 그걸 다시 어떤 기관이든지 거기서 자행이 되는 것을 막자. 그래서 우리가 뭐냐면 역사의 죄를 짓는 처신을 하지 말자, 아무리 검사라도. 그렇게 해서 제가 지금 역사를 열어 가는데 거기에 약간의 기여를 했다고 보여 집니다.

 

▶ 박경수 : 큰 기여를 하신 것 같고요. 앞으로 건강하게 또 후학들에게 좋은 얘기 많이 들려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환 : 네, 감사합니다.

 

▶ 박경수 : 영화 ‘1987’에서요. 고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을 밝혀 내는데 큰 역할을 하셨던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으로 활동하셨던 최환 변호사 모시고 얘기 나누었습니다.

 

최환 변호사와 박경수 앵커(방송이 끝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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