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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는 기초연금, 헌법에 맞습니까?
박상규 기자 | 승인 2018.01.12 17:03

□ 프로그램: BBS울산불교방송 아침저널3부 (FM 88.3Mhz / 월~목: 08:30~09:00)

□ 진    행: 박상규

□ 출    연: 울산시민연대 이승진 팀장

울산시민연대 이승진 팀장. BBS불교방송.

▷ 지난주 2018년 새해부터 달라지는 복지 정책을 살펴봤는데요.
방송이 나가고 나서 기초연금을 지급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있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2018년부터 최대 25만으로 인상되는 기초연금의 사각지대가 왜 발생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기초연금 사각지대에 대한 문의들이 많았다고 하죠? 지방선거를 앞고 정치적인 이유로 기초연금 인상 시기가 9월로 미뤄진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는데요.
이번에 문의하신 내용을 정리해 보면 주로 어떤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 각종 국가에서 지급하는 연금을 받는 사람이 제외되거나 기초연금이 인상되면 인상될수록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박탈감이 커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났습니다.

▷ 어르신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이 오를수록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구요?

▶ 기초연금은 원래 국민연금 정책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보조적으로 도입된 정책으로, 처음에는 '기초노령연금'이라고 불렸습니다.
노인 가운데 하위 70%에게 월 9만원씩 지급되던 제도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때 이름을 ‘기초연금’으로 바꾸고, 월 20만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일단 공무원연금을 받는 사람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고, 국민연금이나 장애인연금을 받는 경우 각종 연금도 소득으로 보고 못 받거나 2만원까지 감액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가난한 40만명의 노인들이 기초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노인은 기초연금을 받고, 그 다음달 생계급여에서 그만큼 덜 받기 때문에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 그것 참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인데요, 하나하나 짚어보죠. 처음에 기초연금이 만들어진 이유가 뭡니까?

▶ 기초연금은 기초연금법에 의거해서 노인 70%가 받는 보편성이 높은 복지 제도입니다.
아주 가난한 노인뿐만 아니라 중산층 노인도 기초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대다수 노인은 일제강점기나 해방직후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고, 경제발전에 기여했지만 자녀들을 키우느라 노후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는데요.
1988년에 직장인에게 국민연금이 적용되고, 1995년에 농어민, 1999년에 도시자영업자에게 적용됐지만 국민연금에 가입한 적이 없는 노인이 많고, 가입했더라도 노후생활에 충분한 연금을 받는 노인이 적기 때문에 기초연금 제도가 도입된 것입니다. 

▷ 그러면 기초연금을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한다고 하셨는데.. 모두에게 동등하게 지급되고 있습니까?

▶ 법 취지는 그렇게 지급되는 게 맞지만 그것도 차등지급을 하고 있습니다.
기초연금 수급자 중에서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20만6050원이고, 가장 적게 받는 사람이 2만원 정돕니다.
기초연금법 제5조는 기초연금을 기준연금액과 국민연금 급여액 등을 고려하여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같은 법 제6항 제2호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조에 따른 수급권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에게는 기준연금액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초연금법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2017년 기준연금액인 20만6050원을 매달 지급하도록 규정했고, 정부도 법대로 지급은 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뭐가 문제가 되는 거죠?

▶ 기초연금법과는 달리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생계급여는 이전소득을 공제하고 지급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가구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30% 이하인 사람에게 생계급여를 제공하는데요.
작년 1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165만 2931원이고 30%인 49만 5879원 이하 소득인정액을 가진 노인은 부족한 만큼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소득인정액에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이 모두 포함된다는 게 문제입니다.
정부는 ‘기초연금’을 이전소득으로 간주하는 것이죠.

▷ 그러면 정부가 기초연금을 구체적으로 얼마를 줬다가 이전소득으로 간주해서 얼마를 덜 지급한다는 건지.. 예를 들어볼까요?

▶ 어떤 노인이 기초연금으로 20만 6050원을 받으면, 그 다음달 생계급여는 49만 5879원에서 기초연금을 공제한 28만 9829원으로 줄어듭니다.
기초연금법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노인에게 기준연금액을 전액 지급하도록 법으로 정했지만, 정부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을 통해 기초연금을 이전소득으로 간주해서 그만큼 뺏고 있는 것입니다.
국회에서 법으로 정한 내용을 정부가 시행령으로 주지 않으면서 “합법적”이라고 강요하는 결과입니다.

▷ 설명을 들을수록 이해할 수가 없는데요. 법률에 위배되지 않습니까?

▶ 줬다 뺏는 기초연금은 일단 헌법 위반입니다.
이 땅에서 가장 가난한 노인에게 지급된 기초연금을 공제한 후에 생계급여를 주는 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이며, 사회정의에도 벗어나는 일입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고, 특히 국가는 신체장애·질병·노령 등으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무시하는 것이죠.
나이가 들어서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노인들이 기초연금을 받고도 다음달 생계급여를 그만큼 받지 못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인간다운 생활을 박탈당하는 것으로,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입니다.

▷ 그러니까 기초연금법은 소득인정액이 하위 70%에 해당되는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데..
소득인정액에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가 이전소득으로 간주되면서 줬다 뺏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거죠?
그러면 정부에서 지급하는 이전소득이 생계급여만 있는 건 아닐텐데.. 다른 연금이나 수당은 어떻게 간주하고 있습니까?

▶ 소득인정액은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산한 금액입니다.
기초연금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급여, 장애수당, 장애아동수당과 보호수당, 장애인연금, 양육보조금, 아동복지법에 따른 비용의 보조금,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양육비, 실업급여, 근로장려금 등은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 제외하도록 돼 있습니다.

▷ 수많은 연금과 수당이 있는데 왜 기초연금만 유별나게 제외시키는 걸까요?

▶ 그러니까 어떤 노인이 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받으면, 그 돈은 기초연금법상 ‘소득인정액’으로 산정되지 않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소득평가액을 계산할 때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을 합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전소득에는 기초연금법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연금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전소득 중에서도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보육·교육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성질의 서비스 이용을 전제로 받는 보육료, 학자금 등은 모두 이전소득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유독 기초연금을 이전소득에 포함시킨 것은 기초연금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 현 정부 계획에 따르면 기초연금은 오는 9월부터 25만원으로 인상되고, 2021년까지 30만원까지 인상될 예정이라는데.. 말씀대로라면 기초연금이 오르면 오를수록 가장 가난한 노인의 박탈감이 그 만큼 더 커지겠군요.

▶ 법 위반은 둘째치더라도 사회정의 차원에서 대단히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가장 가난한 사람을 정책에서 배제시키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 그러면 이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 문제를 잘 알고 있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런데 집권 전후로 개선 방안 마련보다는 인상폭에만 신경쓰는 것 같은 태도가 감지됩니다.
법 위반사항을 바로 잡는 데 있어, 예전보다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비판을 자초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 그러면 이 문제는 누군가 대응을 하고 있습니까? 당사자 어르신들이라던가.

▶ 도입 시기부터 지금까지 저희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왔고, 결국 2017년 11월 28일에 기초생활수급자 노인 99명이 ‘줬다 뺏는 기초연금’에 대해 ‘헌법소원’ 청구했습니다.
결국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구요.
그 전에 정부가 나서주면 좋겠지만 아직 의지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빨리 나오거나 정부가 나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겠습니다.

박상규 기자  201o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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