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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어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무술년 종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는데요.

선거제도 개선과 대사면 등을 언급하면서, 종단 화합을 위한 대탕평 정책 시행 의지도 분명히 했다는 평가입니다.

오늘은 설정 스님의 신년 기자회견 발표 내용을 분석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류기완 문화부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우선, 설정 스님이 올해 종단의 화두로 선거제도 개선을 제시했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사실 조계종의 선거제도 개선은 10여 년 전부터 공론화된 조계종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매번 선거를 한 번 치를 때마다, 승단의 화합이 깨졌고, 이는 수행자를 중심으로 보이지 않게 형성된 위계질서가 파괴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는데요.

어제 설정 스님은 임기 내 선거제도 개선을 위해 사부대중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천명하면서 선거 제도 개혁의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설정 스님의 종책 제안은 금권과 비방 등 도를 넘어선 종단 선거문화에 대한 뼈아픈 고백으로 시작됐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말 들어보시죠.

[SYNC] 설정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삼보정재는 오로지 불교를 위해서 중생을 위해서 써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보정재를 선거에 사정없이 표를 팔고 사는 형태가 창피하지만 조계종에서 계속돼 왔습니다.]

16대 중앙종회에서는 앞서 직선제 방식과 종정이 추첨하는 방식인, 염화미소법 등을 논의했으나, 현재는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단계입니다.

16대 중앙종회는 올해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것이 변수로 작용할지, 아니면 17대 종회에도 선거 제도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어질지 앞으로 과정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상황입니다.

발표 내용 가운데 '종도들의 이해와 협조'를 선결 과제라고 밝힌 만큼, 임기 내에 모든 종도들이 공감하는 선거 제도 개혁을 원만하게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선거제도 개선과 함께 앞서 취임법회 당시 약속한 대탕평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죠?

 

설정 스님은 불교 공동체의 화합과 발전을 내세우면서, 94년 종단 개혁 당시 물러났던 서의현 전 총무원장 등 멸빈자 사면을 언급했습니다.

대화합, 대탕평 정책에 대해 과거 어떤 집행부보다 강력하게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대탕평의 범위는 앞서 말한 전 총무원장 의현 스님은 물론, 이미 입적한 스님들까지 포함되는 종단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말 들어보시죠.

[SYNC] 설정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의현 스님뿐만 아니고 과거에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 할지라도 모든 스님들을 복권해주고 싶고 모든 분들 어떤 경우라도 탕평에 포함시키고 싶습니다.]

설정 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 이전까지 대중의 의견을 모아 대화합을 선언하는 법석을 마련한다는 방침인데요.

앞서, 종정 진제 대종사가 지난해 신년교시를 통해 멸빈자 사면을 우회적으로 제안하기도 했고,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사면 의지를 밝혔으나, 결국 중앙종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습니다.

멸빈자에 대한 사면은 중앙종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사안인데요.

설정 스님의 발표대로 부처님 오신 날 이전에 대사면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오는 3월 열리는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종헌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합니다.

3월 이전까지 대사면 조치 시행을 위해, 종도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물론,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을 거친 종헌 개정안 수정까지 시간은 촉박하기만 합니다.

 

불교계가 민영 소년원을 설립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법무부와도 교감이 이뤄진 것 같군요.

남북불교 교류 재개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있었죠?

 

설정 스님은 소년범들의 교화 공간인 "민영 소년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스님은 "개신교는 이미 민영 교도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민영 소년원은 불교사상을 바탕으로 청소년 교육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상기 법무장관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경기도 여주에 민영 교도소가 있는데, 소년원은 그런 사례가 없다"면서 "조계종이 소년원에 적극 관심을 보고 있어, 관련 법률안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설정 스님은 조만간 북한 조선불교도연맹과 다시 접촉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설정 스님의 말 들어보시죠.

[SYNC] 설정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아직) 구체적으로 접촉은 않고 있지만, 강수린 조불련 회장이 전보를 보내왔고, 축하 전언을 해왔습니다. 조만간 접촉을 시도해서 신계사를 복원했던 정신으로 접근해 나갈 것입니다."]

설정 스님은 10년 전 불교계가 주도했던 금강산 신계사 복원 정신을 바탕으로 북측과의 만남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교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는데요.

이와 함께 부처님 오신 날 남북불교 대표단 교차 방문과 문화유산 공동보존관리 협의, 광복절 남북 동시 법회 등을 종책 과제로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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