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집 앞 눈도 안 치우는 다른 기관들…청주시만 ‘동동’

청주시 공무원들만 ‘봉’인가.

겨울철 눈이 오면, 청주시 공무원들은 청주시내 곳곳을 누비며 눈 치우느라 ‘비상’입니다.

반면,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 청주지역 경찰서 등 다른 공공기관 소속 공무원들에게 눈 치우기란 남의 일입니다.

도로 관리 주체가 청주시여서 자신들은 눈을 치울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법적 관리 주체를 따지기 전에 ‘제 집(=청사) 앞’ 눈도 안 치우는 염치없는 충북도와 교육청, 충북경찰 등에 대한 시민들의 눈총이 따갑습니다.

지난 9일과 10일, 청주지역에는 올 겨울 들어 첫 대설주의보가 발효 되면서 평균 15.7cm의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청주시는 이 날 3천300여명의 직원들에게 제설작업을 위한 비상근무 태세를 발령하고 제설 장비 관련 담당부서는 밤샘 제설을, 나머지 직원들은 새벽 5시부터 구역별 제설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제설작업에는 지위 고하가 없습니다.

시장 업무 대행을 맡고 있는 이범석 부시장에서부터 신규 임용된 9급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손에는 삽과 빗자루 등 제설장비가 들려 있습니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버스승강장과 인도 등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초래 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양의 눈이 내리는 바람에 출근길 운전자들의 교통혼잡 등 시민들의 불편을 완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충북도청사 앞과 충북도교육청, 청주시교육청 등 다른 공공기관 청사 앞 눈을 치우는 것 또한 청주시 공무원들의 몫입니다.

충북도 관계자는 “관련 법이나 조례상 충북도청 인근 도로의 경우 관리 주체가 청주시 이기 때문에 제설 작업의 권한이 충북도에 있지 않다”며 “청주시 외곽지역 도로에 대해선 도로관리사업소가 전담해 제설작업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지방청이나 각 경찰서에 제설장비가 전혀 없어 제설작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지난 9일 오전, 청주시교육청 내에서 눈을 치우던 한 직원은 청사내 눈을 모아 담장 밖 이면도로 퍼내는 광경이 목격됐습니다.

눈이 녹아 도로가 얼어붙어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든 말든, 청주교육청사 내 눈만 치우면 그만이라는 몰염치하고 이기적인 작태를 보인 겁니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이런 충북도청과 교육청, 충북경찰 등 다른 공공기관들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제설 작업 등 도로관리 책임을 따지기에 앞서 인지상정이라고 청사 앞 제설작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도로관리 책임 등 이런 저런 이유를 앞세운다면 청주시가 지난 2007년 제정‧시행하고 있는 이른바 ‘내 집, 내 점포 앞 눈치우기 조례’는 또 무엇이냐는 겁니다.

솔선수범, 내 집‧내 점포 앞 인도 등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는 성숙된 시민의식은 도로관리 주체만을 따지는 충북도의 변명이 얼마나 염치없는지를 방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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