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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노, "중국 10개국에 원전 30기 수출"...한국, 원자력 산업 생태계 무너지면 안돼[BBS경제토크] 한국원자력학회 김학노 회장
권은이 기자 | 승인 2018.01.04 10:52

 

출연 : 한국원자력학회 김학노 회장

 

진행 : 권은이 경제산업부장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한국원자력학회 김학노 회장과 함께합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김학노 : 안녕하세요?

권은이 : 오늘 자리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한국원자력학회 소개부터 해주시죠. 언제 만들어지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인지.

김학노 : 우리 학회는 원자력에 관한 학술 및 기술의 발전과 회원 상호간의 협조를 도모함으로써 원자력의 개발과 발전의 기여함을 목적으로 1969년 창립되었습니다. 제 1대 회장님으로 한국원자력연구소장 과기처장 최형섭을 모시고 출범한 이래 약 5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현재 회원은 4,900여 명에 이릅니다. 학회는 학술활동과 함께 전문가의 사회적 참여도 중요한 활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자력을 둘러싼 여러 이슈에 대해서 지속적인 해법을 논의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원자력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이해도 증진시키고자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우리 원자력 학계는 국내의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부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으며 국가적 에너지 정책 논의에서 소외되는 등 그동안 열정을 가지고 쌓아 올린 원자력 기술의 가치가 심하게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원 모두가 더욱더 분발할 때입니다.

권은이 : 원자력 학회가 과기정통부 산하연구기관인 원자력연구소와 연관이 좀 있죠?

김학노 : 원자력연구소도 하나의 회원기관입니다. 원자력학회는 산학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권은이 : 원전 4기를 포함한 기술수출, 그리고 원자력 외교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최근에 수행하거나 자문한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김학노 : 우리 학회는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전문가 집단입니다. 원자력 수출과 외교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현안들이 학회를 통해 쉽게 논의되고 해결책을 공유하게 됩니다. 또한 학회 회원들은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만큼 국제적인 전문가 네트워크를 상당히 넓게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루트를 학회가 가지고 있는 셈이지요. 앞으로도 학회는 베트남 등 수출대상 개도국들이 전문가를 초청하는 정책 워크샵, 원자력 안전 증진을 위한 주변국 초청 워크샵 등을 개최하여 우리나라의 원자력이 더욱 안전하고 또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권은이 :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서는 하실 말씀이 상당히 많으실 것 같아요. 원자력 업계, 학계에서 그동안 끊임없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했는데, 큰 틀에서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신재생 에너지 전환 정책, 어떻게 보시나요?

김학노 : 이번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전환 정책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선거 공약에 기초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 정책의 최상의 목표는 국민들이 안정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 되어야 합니다. 비록 미국의 TMI 원전사고,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거치며 많은 국민들이 원자력의 안전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과학기술자들은 원전이 가장 환경 친화적이며 경제적이고 안전한 전력원이라는 데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도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인류가 활용해야할 에너지이지만,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간헐적인 에너지원이라는 문제 때문에 항상 백업 전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틀에서 석탄, 원자력, 가스, 신재생 에너지 각각의 가치를 고려하여 국민에게 최대의 행복 에너지 체계를 갖추는 것이 공약 이행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은이 : 그러니까 말씀하신 내용이 공약 이행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검토 과정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된다, 그런 맥락으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김학노 : 네, 맞습니다.

권은이 : 이번에 제 8차 전력 수급 계획안이 발표가 되고 확정이 됐는데요. 그 뼈대는 핵발전소, 그리고 석탄발전소의 단계적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아니겠습니까? 탈원전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상당부분 반영이 됐다고 볼 수 있는데, 먼저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요 이번 8차 전력 수급 계획에 담긴 원전 정책을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시죠.

김학노 : 제 8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안에는 2030년까지 우리나라의 전력 수급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갈 지에 대한 장기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원자력은 현재 24기에서 18기로 줄어드는 반면 석탄은 오히려 늘어나고 특히 LNG발전은 많이 증가되는 것으로 계획이 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신재생 발전은 11.3기가와트에서 58.5기가와트로 설비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변경됩니다. 원자력의 경우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을 중단하고 설계 수명이 도래한 원전 10기 중단, 신규 원전 6기의 백지화 등이 반영되고 이미 건설이 거의 완료되었거나 건설이 상당히 진행되어 새로 운전에 투입되는 원전인 신한울 1, 2호기, 신고리 4, 5, 6호기 등을 반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은 법원에 계류 중으로 정부가 예단하여 운전중단을 결정하지 말고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할 것이며, 신한울 3호기는 금년 초에 사업 계획을 정부가 이미 승인하였기 때문에 정부가 바뀌었다고 전정부가 승인한 사업을 취소하는 것은 적절한 조치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신규원전사업이 사라짐에 따라 원전 산업 생태계가 위축되는 과정을 겪다가 결국에는 붕괴되는 길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이 우리보다 앞서 이와 같은 전례를 밟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원자력계도 이런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것이 충분히 예견 가능합니다.

권은이 : 원자력 학회에서는 정부의 8차 전력 수급 계획에서의 원전 역할에 대해서 국민적 논의를 다시 해야 된다, 정부에 이런 요구를 했거든요? 어떤 이유입니까?

김학노 : 전력 수급 계획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이용 가능한 에너지원을 어떤 원칙 하에서 어떤 비율로 끌고 가는 것이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냐의 에너지 믹스 정책입니다. 일방적으로 어떤 에너지원은 선이고 어떤 에너지원은 악이라 하는 선악의 구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각 에너지원별로 가치가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에너지 정책은 공급안정성, 가격변동성, 환경성, 안정성 등 각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여 결정 되어야 하는데, 근본정책은 원자력과 석탄은 악, 신재생과 LNG는 선으로 규정하여 짜맞추기식 정책에 불과하다고 보이기 때문에 국민적 재논의를 촉구하게된 것입니다. 지난 선거를 통해 국민이 이번 정부에 이와 같은 정책 결정권한을 위임했다고 일부에서는 주장하고 있으나 지난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현명한 우리 국민이 보여줬듯이 올바른 정책결정은 국민 대의 기관인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하여 정부가 바뀌어도 변경되지 않는 국가정책으로 수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권은이 : 이 8차 전력 수급 계획에서 정부는 전기요금의 인상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밝혔거든요? 그런데 원자력 학회에서는 "전기요금은 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전력공급의 안정성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이런 지적을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시죠.

김학노 : 에너지 가격은 국가별로 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산유국에서는 석유와 가스가 가장 경제적이고 수력발전이 많은 노르웨이나 스위스같은 나라는 수력발전이 가장 저렴합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고 북쪽은 휴전선이 막고 있어 에너지 관점에서 보면 섬나라입니다.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무역통계자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가안보의 한 축인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그나마 해외의존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준 국산에너지라고 이야기하는 원자력 발전을 줄여나가겠다는 것은 전력 공급 안정성에서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지금까지 기저부하를 담당해온 원자력을 줄이고 대신에 실제로 발전단가가 높은 신재생과 LNG 발전을 늘려나가겠다는 것은 그만큼 전기요금의 상승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권은이 : 하지만 당장은 전기요금의 상승은 없지 않겠습니까?

김학노 : 이번 8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안에 따르면 2022년까지는 원자력 발전이 늘어납니다. 2022년 이후부터 수명 기한이 도래한 원자력 발전소들이 정지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는 원자력 발전의 공급량이 급격하게 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한 5년 동안 급격한 변동은 없으리라 봅니다. 다만 5년이 지난 후에는 그런 피해를 국민들이 감당해야 되리라고 전망합니다.

권은이 : 그러니까 "원자력 학회의 입장에 대해서 산업부가 반론성 자료를 냈는데 그 반론성 자료에 입각한 부분은 5년 안에 전기료 인상이 없다" 이런 내용으로 봐야 되나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학노 : 일단 산업부에서의 반론 자료에는 가격상승 문제 외에도 여러 가지 원자력에 대한, 원자력이 싸지 않다는 그런 반론 자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권은이 : 그리고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아도 원전 설비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유지 된다" 이런 내용도 포함이 됐거든요?

김학노 : 산업부에서 반론자료를 낸 것에 따르면 사회적 비용 관점에서 원전의 이용과 관련하여 우리가 고려 가능한 비용, 즉 사후처리 비용, 지역주민 지원 비용, 사고에 대비한 보험 비용 등은 이미 고려되어 있습니다. 공정한 적용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원전의 지속적인 이용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전력 수급 기본 방향이 경제적인 발전소를 우선 운영하는 방식을 취하다 보니 원자력 발전소와 석탄 발전소는 정비 기간이나 고장 수리 기간을 제외하고는 24시간 365일 운전하는 것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는 생산량 전부를 정책적으로 구매해주었고, 그래도 모자란 부분은 LNG발전으로 메꿔왔습니다. 상대적으로 LNG발전이 비싸기 때문에 기저부하로 채택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신규 원전이 건설되지 않아도 원전 설비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말은 미국의 예를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은 1979년 TMI 2호기 사고 이후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104기의 원전을 운영하던 적이 있습니다. 그사이 노후 원전에 필요한 설비 등은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공급받아 유지 보수를 해왔습니다. 1979년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 원자력 기술을 보유한 웨스팅하우스, 컨버션엔지니어링, 밥콕앤윌콕스, 제너럴일렉트릭 사의 원전 설비 공급망이 서서히 붕괴되어 현재느 웨스팅하우스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신규 원전 사업이 중단되면 주요 기기 공급업체인 두산 중공업을 필두로 중소 중견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원전을 설계하는 한국전력기술이 일감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 다음에는 원자력 공학 교육이 붕괴되어 궁극적으로 우수한 엔지니어가 안전지킴이를 해야 하는 원전 운영 현장이 어려움에 처할 것이 분명합니다.

 

권은이 : 탈핵 국가인 스위스나 벨기에, 이런 나라에서는 노후 원전 가동 여부를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나요? 산업부의 발표를 보면 에너지 정책 차원에서 결정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김학노 :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운영을 폐지, 또는 축소하려는 나라는 독일, 스위스, 벨기에를 비롯한 몇 나라이며, 대부분의 나라는 원전을 확대하거나 유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스위스에도 원전이 있지 않습니까?

김학노 : 네, 맞습니다. 스위스의 탈원전도 풍부한 수력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스위스에는 643개의 수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산이 많은 지형인데다 연간 강수량이 높아 수력 발전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춘 스위스는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도 기존의 수력발전소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위스는 1984년부터 탈원전 관련 국민투표를 다섯 차례 실시한 끝에 34년 만에 국민투표로 원전 퇴출을 확정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2016년 의회가 탈원전을 추진하는 에너지 전략 2050을 처리한 후 금년 5월 국민투표를 통과한 것입니다. 벨기에의 경우는 2015년에서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원전 운영을 종료할 예정입니다. 벨기에는 1966년 원자력을 도입한 이래 현재까지 다섯 기의 원자로를 운영해왔고 1999년 벨기에 정부는 원자력 발전을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 선정하고 증가하는 전력 수요와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원전 개발 확대와 원전 운영 기간을 40년으로 연장하기로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벨기에 의회는 전력 공급에 지장이 생길 경우 원전을 조기 폐쇄하지 않는 조건으로 원전 운영 기간을 40년으로 결정하고 신규 원전 건설 금지 등 원자력 산업을 제한하는 탈원전 원자력법을 제정한 바 있습니다. 벨기에는 벨기에 국가의 전력사정에 따라서 계속운전을 계속할 수도 있는 문을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권은이 :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지금 원전 수출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거든요? 최근에 영국 원전사업 진출 성과를 거두기도 했는데, 이런 탈원전 정책 기조 속이면 신뢰도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학노 : 원자력계는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궁극적으로 원자력 기술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공급국인 우리나라에서 원전이 위험하여 더 이상 짓지 않고 멀쩡한 것도 문을 닫겠다는데 도입국에는 어떤 명분으로 우리 원전이 안전하니 사라고 권유할 수 있겠습니까? 기본적으로 상식이 통해야 됩니다. 이미 우리나라와 2009년 말에 계약하여 현재 4기를 건설 중인 UAE도 의아해할 것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 중인 사업도 영국의 신규 원전 사업도 그렇고 체코, 폴란드 등 원전을 도입하는 국가에 우리 기술진이 무엇이라고 설명을 해야 하는 지 답답합니다. 물론 도입을 희망하는 국가의 정책당국자나 기술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을 신뢰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만 원전 수출은 국가가 나서서 뛰어줘야 하는 국가 대항전 성격이 강한 사업입니다. 정부가 신뢰하고 지원해주지 않으면 관련 사업체가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시키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영국의 경우 가스냉장로를 기반으로 하는 원전 사업이 우리보다 한참 앞서있었습니다. 다만 한동안 원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지 않다 보니 현재는 후발 국가인 우리나라나 중국의 원전을 도입하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입니다. 신고리 5, 6호기를 짓고 있는 우리나라의 APR1400 원전은 유럽의 인허가 심사도 통과할 정도로 안정성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UAE사업에서와 같이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계획된 공정 하에 사업을 추진해온 결과 사업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정부의 강력한 지원만 있다면 세계 어느 나라와도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영국에서는 우리의 원전 기술을 상당히 인정하고 있는 그런 상태인데. 우려되는 부분은 없지 않아 있네요.. 여기서 잠깐 프로그램 소개 듣고 다시 말씀 나누겠습니다.

권은이: BBS 경제토크, 오늘은 한국 원자력학회 김학노 회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금 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은 중단된지 수개월 째 아닙니까? 아예 중단될 것이다, 이런 우려의 시각도 많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학노 : 글쎄요, 저는 UAE사업은 현재까지 잘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도 잘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대통령 비서실장이 중동 출장 문제로 여러 가지 소문에 대해서 언론에서도 보도를 하고 있지만 원자력계에서 일하고 있는 본인은 기술적인 문제로 UAE사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기술적인 문제가 장애로 작용된 적이 없었고, APR1400의 기술성을 믿기 때문입니다.

권은이 : 그러나 방송에 가끔 비춰지거든요? 화면에 비춰진 원전 건설 현장을 보면 공사가 지금 하나도 진행이 안 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국민적인 우려, 의혹 이런 부분들이 증폭되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김학노 : 작년에 저도 건설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수출한 원전 4기는 1호기부터 4호기까지 순차적으로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1호기는 현재 핵연료 장전을 대비하고 있고 2호기는 핫 펑셔널 테스트(hot functional test), 3호기는 콜드 펑셔널 테스트(cold fundtional test)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시험 기간에는 외부적인 공사는 다 끝나있는 것이고 내부의 설치된 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습니다.

권은이 : 그러니까 회장님 말씀은 공사는 계획대로 잘 진행이 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다만 중단이 아니라 시험 운전, 시험 준비기간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아~지난 12월 28일이죠? 공청회가 열리지 않았습니까? 8차 전력 수급 계획 공청회가 열렸었는데. 월성 지역 주민들이 일관된 에너지 정책을 주장했어요. 공청회장에 와서. 과연 회장님께서 보시기에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기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김학노 : 우리가 에너지 정책의 최상의 목표를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안정성, 환경성을 고려해서 석탄과 원전을 서서히 퇴출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만, 최선의 정책이 국민 행복 에너지로 친다면 원전이나 석탄, 가스, 재생 에너지들이 갖고 있는 각각의 특성과 가치를 고려해서 믹스 정책을 편다면 얼마든지 일관된 정책을 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은이 : 선진국이나 다른 나라의 원전 정책, 에너지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까? 우리나라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김학노 : 맞습니다. 에너지 정책의 최상의 목표는 모든 국가가 동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에너지 정책을 폄에 있어서 각 나라가 처해 있는 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각국의 믹스는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셰일 가스 혁명으로 셰일 가스가 가장 경쟁력이 높은 에너지원이 되고 있고요. 역으로 원자력이 경쟁력을 잃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40년 이상 된 원전을 60년, 80년으로다가 수명을 연장해서 계속 운전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원전 제로 정책을 추진하다가 높아진 전기요금을 감당할 길이 없어 현재는 원전 제로 정책을 폐기하고 하나 둘씩 원전 운전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현재 58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입니다. 아시겠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현재 원자력 공급량을 50%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다가 당선 되고 나서 확인해보니 50% 맞추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현재 포기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석탄에 의존하며 고군분투하던 중국이 이제는 원전 굴기에 들어섰고, 이것이 성공하면서 어마어마한 원전을 중국 동부 해안가에 추가 건설 중에 있습니다. 중국의 가동 원전은 이미 36기이고 20기가 건설 중이라고 합니다. 중국을 계기로 전 세계의 원전은 곧 500기를 돌파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원전 축소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고요. 또한 중국은 국가의 강력한 후원 아래 10여 개의 나라에 30기의 원전을 수출 중에 있고, 중국의 원자력 에너지를 의존하는 수순으로 현재 3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원전 논쟁에 휩싸여있을 때 중국은 저만큼 앞서 나갈 것입니다.

권은이 : 그러니까 "각 나라마다 에너지 수급 가능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본 뒤에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결정해야 한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김학노 : 네, 맞습니다.

권은이 : 원자력의 대안으로 제시한 재생 에너지가 풍력, 그리고 태양광...이런 신재생에너지들인데, 신재생에너지 만으로 충분한 전력 수급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김학노 : 일단 태양광도 그렇고 풍력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좋은 환경, 일조량이 많다든지 바람세기가 일정하다든지, 땅이 넓다든지 그런 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되는데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땅도 비좁고 일조량도 낮고 바람도 그렇게 좋은 품질을 주지를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재생 에너지는 인류가 추구해야 될 가치임에는 분명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를 100% 믿고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입니다.

권은이 : 그러면 정부가 대체 에너지로 생각하는 것이 LNG겠네요?

김학노 : 원전과 석탄을 배제시킨다면 LNG밖에 없다고 봅니다.

권은이 : LNG의 사용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지 않습니까?

김학노 : LNG가 천연 가스라는 그런 이름에 의해서 많은 국민들이 청정에너지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점이 있습니다. 석탄은 10마이크론 이하의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반면, LNG는 2.5마이크론 미만의 초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청정에너지, 석탄에 비해서는 청정에너지일지 몰라도 원자력이나 재생 에너지에 비해서는 청정에너지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권은이 : 여하튼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 40년 간 국내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원 역할을 해 온 원자력 업계가 최근 시련을 겪고 있다", 이렇게 보여 지거든요? 지금 관련 예산, 연구 개발 지원이 많이 축소됐죠? 어떻습니까?

김학노 : 지난 예산 국회에서 원자력 연구 관리 예산도 상당 부분 축소된 것으로

권은이 : 어느 정도나 감소가 됐나요?

김학노 :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한 30%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또한 사용후 핵연료 관리기술 중 하나인 파이로프로세싱 기술과 이와 연계된 고속로 기술 개발은 일곱 분으로 구성된 전문가의 평가에 따라 향후 추진 방향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원자력 전문가가 아닌 일반 공학과 과학 전문가로 전문가 풀이 구성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정부에서는 원전 수출과 더불어서 원전 해체 기술을 조기에 개발해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 이런 계획을 밝히기도 했거든요? 해체 기술 수출이 지금 가능한 수준입니까?

김학노 : 원자력 시설의 해체에 필요한 기술도 개발할 필요성은 있다고 봅니다. 기술이 없다면 공급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다만 해체와 관련된 세계시장의 규모가 어떤지 정확하게 판단한 뒤에 우리가 과연 어떤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점유를 할 수 있는지를 엄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지 않으니까 시장규모와 우리 경쟁력에 대한 엄정한 평가도 없이 해체 기술을 개발한다는 논리는 쉽게 수용되지 않습니다.

권은이 : 원자력학회 입장에서 2017년 한 해를 보낸 소회가 여느 해보다는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김학노 : 그렇습니다. 2017년은 저희 학회가 설립된 이후로 겪어본 가장 혹독한 한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새로운 정부의 탈핵, 탈원전 에너지 전환 정책 표명, 고리 1호기의 영구운전정지,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과 관련된 공론화 위원회의 발족과 운영 등등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활동을 압박하는 일련의 조치를 겪어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학회 회원들이 집단 지성의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대처한 결과 신고리 5, 6호기는 건설 재개로 결정되었지만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부여되지 않은 원전 정책까지도 정부에 권고하는 상황이 연출되었고 정부는 탈원전 로드맵까지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겠지만 우리 학회는 원자력의 가치를 국민과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바람직한 에너지 정책 수립을 정부에 요구할 것이고 관철시키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권은이 : 이런 맥락이라면 새해는 더 바쁜 해가 되지 않을까. 여러 가지 현안들이 많은 한 해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되거든요? 새해에는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신지 현재 계획하고 있는 사업, 몇 가지만 소개를 해주시죠.

김학노 : 새해에 저희 학회는 큰 사업을 추진할 겨를이 없을 것입니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 수립에 원자력의 가치를 훼손당하지 않도록 집단지성의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생각입니다.

권은이 : 원자력 학회의 입장을 보면 국가 에너지 정책은 국민의 복지, 경제,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이뤄져야 된다는 건데,  정부의 원전 정책과 관련해서 당부하거나 하고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김학노 : 부존자원이 전무하다시피한 우리나라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 에너지원이 무엇인가, 다시 한 번 고민하여 에너지 평등성, 안정성, 환경성, 경제성 등 다양한 요소들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예행해 주기를 주문합니다. 그리고 원전 수출을 위해서라도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주시기를 소망합니다. 러시아의 경우 정상외교, 금융지원, 협력패키지 제공 등 강력한 정부 지원 하에 독보적인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의 후발주자로 알려진 중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해외 수출을 위한 차이나 스탠다드 세계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가 부러워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은 국내에서 천대받고 있습니다.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전문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고 나면 미국이 그랬듯이 우리나라의 가동 중인 원전도 중국에게 맡길 날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외치는 정부가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놔두지는 않겠지, 라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고싶지 않습니다.

권은이 : 환경단체에서는 지금의 정부 방침이 미진하다는 그런 주장을 펴고 있거든요? 탈원전 정책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원자력 업계측하고는 정반대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환경단체, 시민단체와의 어떤 상반된 의견의 차이를 좁히는 그런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학노 : 지난 번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과 관련해서 저희들이 시민단체, 환경단체와 많은 토론을 거친 바가 있습니다. 이 토론 과정에서 일반 국민들, 시민숙의에 참여한 국민들은 생각을 바꾸는 그런 여유를 보인 반면 환경단체에 속해있는 분들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그런 단체로 활동에 참여했던 우리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그래도 끊임없이 대화를 통해서 의견의 차이를 좀 좁혀야 되지 않을까요?

김학노 :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앞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권은이 :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국민의 안전한 생활과 연관된 만큼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충분한 국민적 설득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바쁘신데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학노 : 감사합니다.

권은이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김학노 : 감사합니다.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한국원자력학회 김학노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권은이 기자  bbskwon@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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