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한 취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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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 사망’ 사태의 원인 규명 작업이 한창입니다.

감염으로 인한 사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신생아 중환자실’의 안전 문제에 경고등이 켜졌는데요.

오늘 ‘뉴스 인사이트’ 코너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을 집중 취재한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박준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우선, 박 기자. 신생아 중환자실은 어떤 곳인가요? 실제로 감염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네. ‘신생아 중환자실’은 임신기간 37주를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미숙아나 선천적인 기형이 있는 경우, 또 2Kg 미만의 신생아들이 입원합니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수용 인원은 병원 마다 다른데 큰 대학병원의 경우 20~30명 정도, 상태에 따라 병실을 나누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산된 경우 400g을 겨우 넘기는 고위험 신생아도 있는데, 대체로 면역력이 약한 상태라 세균 감염에도 취약합니다.

<인서트1/ OO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소아청소년과 교수>
“그렇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감염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배양검사를 자주할 수밖에 없고 항생제를 쓸 수밖에 없고 그런 상황이 신생아실의 상황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가 대학병원 중환자실을 가보니 손씻기는 기본이고,  외부인의 경우엔 소독된 비닐 옷을 입고 병실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면회가 가능한 시간도 하루 30분 정도에 불과하고 딱 한 명씩만 입실을 허락하고 있었습니다.

 

병실 전체가 완전한 멸균상태로 음압병상처럼 운영되는 것은 아니네요?

 

 네. 신발이나 옷 등을 갈아입어야 해서 일반 병실보다 훨씬 출입이 까다롭긴 하지만 완전한 멸균상태는 아닙니다.

인큐베이터도 일주일에 한 번씩 소독을 하지만 세균이 있는 게 일반적인 환경이고, 또 신생아 체내에서도 세균은 당연히 생기고 또 사라지기도 합니다.

<인서트2/ OO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수간호사>
“고위험 신생아들 같은 경우엔 치료를 받는 도중에 균이 많이 나와요. 애기 자체에서 균이 나오고, 균이 나오면 적절히 치료하는 약재들이 있고요. 균에 맞는 약물을 사용하면 또 사라진 상태도 있고”

다만 호흡기와 약물 주입하는 기계, 수액 등 신생아와 직접 연결되는 부분에서 만큼은 멸균 상태의 특별관리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보건당국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세균 감염’에 무게를 두고 있죠. 실제 만나본 전문의들의 견해는 어땠습니까?

 

네. 지금까지 조사된 내용만 살펴보면 ‘세균 감염’의 가능성이 가장 커 보입니다.

특히 이대목동병원에 입원한 신생아 12명중 다른 4명에게서 발견된 ‘로타 바이러스’같은 경우는 외부 접촉으로 옮겨지는데요.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해당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와 더불어, 다른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도 함께 입원하는데 제대로 된 분리와 검사가 이뤄졌는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또 숨진 신생아 4명 중 3명에게서 발견된 시프로박터 프룬디균의 유전자가 동일한 것으로 판별됐죠. 한 사람에게서 나온 거라는 건데요.

간호사 1명이 2~3명의 아기를 돌보고 있는 환경임을 감안했을 때, 감염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신생아 한 명에 많게는 수십 가지 의료기기가 사용되잖아요. 기기가 오작동했을 가능성도 있나요? 

 

네. 세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은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지만 신생아들의 상태에 따라 징후가 나타나는 시간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신생아들이 숨진 시간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기기 이상 등 다른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실제로 신생아들 관리에는 다양한 의료기기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투약 같은 경우도 일반 성인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또 극소량이 정밀하게 주입되는데 모두 기계의 도움을 받습니다.

일반적으론 기계 오작동이 발생하면 곧바로 ‘알람’이 울리게 설계가 돼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합니다.

다만 이대목동병원의 기기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었는지는 의문인데요.

인큐베이터 중엔 2대가 제조연월이 ‘미상’입니다. 10년 넘게 사용한 것도 많고요.

오작동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시설 관리엔 빈틈이 분명 있었습니다. 

 

 정부도 전국 천백여 개 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한 전수조사에 돌입했죠. 출산 장려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신생아 중환자실 담당 의료진이 꼽는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의 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한 지원이 비현실적이란 겁니다.

정부는 병원이 ‘신생아 중환자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억대 단위의 지원금을 주고, 또 매년 수천만 원대의 돈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조사한 병원도 연간 4천만 원 정도 지원금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이 4천만 원의 사용처가 한정돼 있다는 겁니다.

이 돈으론 기계를 바꾸려 해도 바꿀 수 없고요. 사업 초기 제공된 지원금으로 구매한 장비의 ‘소모품’만 구매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소모품이 급여화되는 게 많아서 이 돈을 굳이 거기 쓸 필요가 없고, 지원금이 묶여 있으니 병원도 오래된 기계를 바꿀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고요.

이 밖에도 요즘 신생아 중환자실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자녀의 사진을 찍는 보호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안내를 하고 있지만, 병원 입장에선 난처한 상황도 많다고 하는데요.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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