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충칭 임시정부청사.현대차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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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습니다.

오늘로 사흘째 맞고 있는데요.

어제에 이어서 문 대통령을 동행 취재하고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순방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정영석 기자! (네, 중국 베이징입니다)

 

한중 정상회담이 어젯밤 국빈만찬으로 이어지며 마무리됐죠. 예정보다 한 시간을 훌쩍 넘기며 회담이 길어졌다고 하는데, 이번 회담 성과를 어떻게 보면 될까요?

 

전반적으로 양국 관계의 물꼬를 트는 긍정적 계기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드 여파로 양국이 경색됐었는데,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복원을 향한 양국 정상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한 자리였다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어제 회담 점수를 몇 점이라고 묻는 질문에 120점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98점이란 후한 점수를 줬는데요.

이 관계자는 기대 이상이었다며 앞으로 두고 보면 어제 회담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요한 성과물로 꼽히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대 원칙'에 양국 정상이 합의한 것입니다.

한반도 전쟁 불가와 비핵화 등인데요.

두 정상의 4대 원칙 합의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대북 제재는 빠졌다는 비판적 분석도 나옵니다.

또, 이미 핵 보유 수준에 이른 북한을 두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운운하는 것은 결국 북한의 핵 보유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오늘 베이징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섰잖아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년 전 방한했을 때 서울대에서 강연하면서 많은 호응을 얻었는데. 문 대통령 강연은 어땠나요?

 

베이징대에서 연설을 한 문 대통령은 3백명 가까이 되는 재학생 앞에서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평화와 발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 송나라의 문필가이자 정치인인 왕안석의 시, <명비곡>의 한 구절을 읊었는데요.

서로를 알아주는 게 인생의 즐거움이란 '인생락재상지심'을 언급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역지사지하며 서로를 알아주는 관계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객석에서 14차례 박수가 쏟아져 나왔고요, 연설을 마치자 학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베이징대 측은 사전 신청을 받아 선착순으로 참석자를 정했는데, 희망자가 정원을 초과해 모두 들어가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자주 즐기는 중국 맥주, 칭다오와 마라탕이란 안주까지 언급했는데요.

중국 젊은이들과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칭다오 얘기가 나왔을 때 학생들의 박수 소리가 가장 컸습니다.

 

중국의 권력 순위 2.3위 인사들도 각각 만났죠?

 

그렇습니다.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우리의 국회의장격으로 중국 내 권력서열 3위입니다.

2위는 중국 경제를 사실상 총괄하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인데요.

문 대통령은 이들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한중 관계복원에 속도를 내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장더장, 리커창과 면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우리시간으로 저녁 8시 충칭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한중 관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문 대통령의 방중, 그런데 중국 측 경호원의 우리 기자 폭행으로 내용 면에서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에요. 조사가 어느 정도 진행 중인가요?

 

먼저 집단폭행을 당한 두 명의 기자는 오늘 오후 2시쯤 귀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조금 전 서울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앞서 매일경제와 한국일보 소속 사진기자는 오늘 새벽에 중국 공안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는데요.

왜 새벽에 피해자 조사를 받았는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오후 서울로 가야하는 상황이라 새벽에 조사가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기자들은 폭행을 가한 중국 측 경호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중국 공안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청와대 기자들은 이번 폭행 사건을 한국 언론 자유에 대한 폭거라고 규정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에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책임자들에 대한 강력한 형사책임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 측 반응이 심상치가 않아요. 마치 우리 기자들의 잘못인 것처럼 보도가 나오기도 한다고요?

 

먼저 중국 측은 이번 폭행 사건의 심각성에 공감을 표한다면서도 폭행 가해자가 공안 요원인지 사설업체 요원인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는데요.

이 부분이 좀 이해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미 우리 측은 폭행 현장에서 채증한 동영상과 사진을 공안에 증거물로 제출했다고 밝혔거든요.

영상 등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폭행자가 누군지 또 어느 소속인지는 식별하기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듯한데, 국빈을 초청해 이뤄진 행사 중간에 발생한 일이어서 그런지, 국제적인 비난을 일단 피하고 보자 이런 의도가 숨겨진 듯 보입니다.

중국 측은 또 이번 사건은 경호 요원들이 현장 보안조치를 하고 기자들이 취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 불상사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중국당국의 대표적인 관변 매체인 환구시보는 가해자가 중국 공안이라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폭행을 당한 우리 기자들이 취재규정을 어긴 탓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식으로 몰아갔습니다.

 

정 기자, 지금 베이징 프레스센터죠? 잠시 뒤 충칭으로 이동한다면서요?

 

네, 이 방송을 마치면 곧바로 충칭으로 이동합니다.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충칭 장베이 공항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립니다.

문 대통령은 방중 마지막 날인 내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를 방문한 뒤, 한중 제3국 공동진출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합니다.

또 중국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는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 회동을 가진 다음, 오후에는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3박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릅니다.

지금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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