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비즈니스포럼 공동대표인 노부호 서강대 명예교수(경영학)가 새로운 시대에 부응할 새로운 경영이론을 집대성한 책을 펴냈다. <V이론에 의한 제3의 경영>. 이 책은 기존의 경영이론, 특히 X이론과 Y이론을 비판하며 인간을 중심으로,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이론, V이론에 의한 새로운 경영을 제창하고 있다. 그동안 이순신 리더십 등 리더십에 대해 깊이 고찰해 온 노부호 교수는 이번에 불교적 가치관을 경영학적으로 풀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1. 책을 내신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기본적으로는 직장인들이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 과정이 스트레스가 쌓여 있다든지 삶이 행복하지 않다. 그런 것은 여러 가지 국제적인 조사에서도 나오고 직장인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 하고, 또 직장생활 끝나고 나서도 내가 직장생활했는데 제대로 살았다, 삶이 굉장히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런 한 측면이 있는 것 같고, 또 둘째는 사람들이 일에 몰입을 못하고 있어요. 열정을 못가지고 있는 거죠. 이게 다 현재 경영의 문제점이다.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직원이 행복한 경영을 쓰게 됐습니다.

2.기존의 경영이론인 X이론과 Y이론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요?

X이론, Y이론은 1957년에 발표됐고 책으로는 1960년에, 지금부터 60여년 전에 나온 것인데, 두 이론은 기본적으로 일과 사람에 대한 가정이에요. 일이란 무엇이고 사람이란 무엇이냐. X이론은 일을 고역이라고 보아 될 수 있는 대로 안하려고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강제로 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 X이론인데, 독재적인 경영을 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Y이론은 일이란 고역이 아니고 중립적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센티브를 잘 주느냐, 그것을 일의 조건이라고 하는데, 그 조건에 따라서 사람들이 일을 열심히 할 수도 있고 열심히 안 할 수도 있다. Y이론의 인센티브 시스템이 지금 상당히 사람들을 불행하게도 하지요. 물론 승진도 하고 돈도 잘 벌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 상당히 스트레스가 있고, 직원들끼리도 경쟁을 하니까 힘든 거죠.

3.대개 X이론과 Y이론이 혼재되어 있겠군요.

그렇죠. 우리나라는 특히 X이론으로 경영하는, 조금은 전제적인 경영도 상당히 많이 남아 있는 것 같고, 또 많은 기업들이 Y이론으로 경영하고 있지요. 그래서 제가 V경영을 내면서 그것을 제3경영이다, X이론은 제1경영, Y이론은 제2경영.

4.그렇다면 제3의 경영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요?

제3의 경영은 기본적으로 직원의 행복을 위한 경영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행복이 뭐냐 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러 학자들이 행복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지만 저는 행복이란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다, 자기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이다 이렇게 규정했습니다.

5. 자아실현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까요?

자아실현이란 게 상당히 철학적인 질문인데,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니까 우선 자아가 뭔지 알아야겠지요. 저는 자아를 인격과 잠재력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인격과 잠재력을 어떻게 잘 가꿔가느냐에 따라서 자기자아가 실현되는 것이지요. 마치 소나무가 소나무의 씨앗에 소나무의 본질이 있어서 그것이 발휘됨으로써 아름드리 큰 소나무가 되듯 사람도 씨앗이 있다는 것이죠. 사람의 씨앗 속에는 인격과 잠재력이 있는데, 인격과 잠재력을 어떻게 잘 키워내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은 부처님도 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베토벤도 될 수 있고 피카소도 될 수 있고 그런 것이지요. 그래서 자아를 실현한다는 것은 내 자아가 뭐냐, 인격과 잠재력을 잘 가꿔냄으로써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느냐 하는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6.열정과 애정이 있고 뭔가 자율성이 발휘될 때 회사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각자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3의 경영에서는) 자율성이 중시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인격과 잠재력이 자아인데, 또 인격이 뭐냐는 것이지요. 저는 인격은 덕이다. 보통 덕이라 하잖아요. 유교에서는 덕을 인과 의로 나타냈어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다 있지만. 인은 애정이고, 의는 정의를 말하는 거죠. 그런데 유교에서는 보니까 인간관계를 주로 다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열정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인격을 열정과 애정이다. 인격이란 우리가 순수해졌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인데, 사람이 순수해지면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나온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열정과 애정을 어떻게 키울 것이냐 하는 것이 제3의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그게 바로 행복으로 이어지니까, 사람들이 어떻게 열정과 애정을 가질 수 있게 경영을 하느냐는 것이 기본 주제인데, 그 열정과 애정을 가지게 하려면 통제적인 경영보다는 자율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7.회사는 기본적으로 조직의 구성체인데, 위계질서는 전혀 필요 없는 것인가요.

자율성에 가장 방해되는 것이 관료조직인데, 관료조직의 특징은 첫째 기능적으로 나누고 있고, 둘째는 계층적으로 나누고 있어요. 위계(hierarchy)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기능과 계층을 타파하는 것이 앞으로 자율성을 확대하는데 상당히 필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새로 나온 개념은 아예 기능과 계층이 없는 조직, 그래서 필요에 따라 팀이 결성되는 조직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8.제3의 경영이 이상적이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는데, 성공사례를 말씀해 주신다면요?

V이론에 의해 경영한다고 할 때는 사람 중심의 경영을 정말 한다는 것이고, 칸트가 얘기했듯이 사람을 수단으로 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람을 관리할 때 이 사람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한다? 이런 것을 하면 안되고 사람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예를 들어 미국의 메이오 클리닉(Mayo Clinic)은 의사가 들어와 5년만 지나면 30년 근무하거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와 월급이 같아요. 5년만 지나면 의사들이 월급이 같아요. 그러니까 여기는 돈으로 일을 시키지 않아요. 너 일 잘하면 돈을 더 주겠다, 이러한 현재 경영시스템은 돈으로 사람을 일 시키는 거에요. 그러니까 사람을 수단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수단을 만든다는 것은 자아실현을 못하게 하는 거에요. 자율적으로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것을 통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데 돈으로 사람을 매수해서 일을 시키면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돈을 많이 주는 쪽으로 일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 돈을 많이 주니까 너 일안하면 돈 안준다하니까 억지로 일하게 되잖아요. 그렇게 되면 자아실현이 안되는 것이지요. 또 제3의 경영을 하는 회사는 일을, 우리가 일을 할 때 일에 열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많은 기업에서 일들이 기능적으로, 계층적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요. 어떤 사람이 마케팅과 생산, 또는 연구개발이 다 합쳐진 일을 하고 싶은데 기능적으로 나뉘어 있으니까 당신은 생산만 해라 이렇게 되는 거란 말이지요. 그러니까 기능과 계층이 없어져야 되는데 일본의 메이난제작소라고 목공기계를 제작하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조직에 기능과 계층이 없어요. 그래서 모든 사람이 팀이 되어 어떤 일을 수행하는데, 생산을 하다가 설계를 하기도 하고 또 특허 업무를 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다양한 업무를 합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너무 인센티브 시스템에 의해서 사람을 돈으로 일을 시키려 하는 것을 안하는 것 하나 하고, 기능과 계층을 타파함으로써 사람들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9. 불교와도 굉장히 통하는 것 같아요.

네 이번 책에 불교용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불교적 개념이 녹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불교에서 듣는 것은 깨달음이 중요하다는 것과 자기를 찾아라,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라, 마음을 비우라, 이런 말들이 많이 있는데,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게 과연 뭘 의미하는가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아 상당히 문제였거든요. 깨달음이 뭐냐 하면 많은 경우에 깨달아 봐야 한다는 이런 말도 있잖아요. 우리가 깨달음을 얻으려면 깨달음이 뭔가를 알고 그 깨달음을 위해서 우리가 무슨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 결정될 수 있는데, 지금 그런 것이 일반 신도들에게는 문제점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 경영학적으로 설명했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현재 기업에서 사람들이 돈과 승진을 위해서 막 일을 하잖아요. 그런데 굉장히 욕망 중심의 경영이에요, 탐욕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거에요. 전부 승진을 하기 위해서 경영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동료간에 피말리는 경쟁도 해야 하고. 그런데 이게 과연 사는 것인가, 이게 아니고 다른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이 있다, 그게 제3의 경영이다, 나는 이것을 깨달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깨달음이 뭐냐? 기업 경영의 입장에서는 “야 우리 이러지 말고 앞으로는 행복경영을 해보자, 이게 정말 인간적이다”, 이런 이야기고, 그 다음 우리가 ‘자기를 찾으라’ 하는데, 나는 자아를 경영학적으로 보면 인격과 잠재력이다. 자아를 찾고 자아를 실현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향상시키고 자신의 잠재력을, 잠재력은 사실 어느 기업의 경영자가 얘기했지만 우리 모두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인데 자기가 다빈치인 줄 모르고 자기 부모도 모르고 자기 형제도 모르고 아무도 그 사람이 다빈치인지 모르는 것이 지금 우리 문제라는 이야기에요. 그러니까 자아가 뭔지 몰라요 그러니까 찾기가 상당히 어려운 거죠. 그러나 우리가 이것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은 뭐냐 하면 자기의 인격을 향상시켜 나가고 자기의 잠재력을 계속해서···. 그러니까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필요할 거예요. 어떤 때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지만 결국에는 자기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그것이 자기를 찾는 것이고, 자기를 찾으려면 열정과 애정의 삶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제 자기의 삶을 살라고 했을 때 결국 열정과 애정의 삶을 살아라. 그리고 우리가 마음을 비운다는 말도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고, 인격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마음을 비울 때 나타나는 현상은 뭐냐 하면 열정과 애정이다, 열정과 애정을 가진 사람이 정말 나는 순수한 사람이다, 이게 경영학적으로 제가 풀어본 내용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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