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행가인 혜안스님이 최근 두 종류의 책을 가지고 방송국을 찾았다. 세계적인 수행승인 태국의 아잔차 스님의 법문집을 번역한 <반조, 마음을 비추다>와 그동안 수행하고 명상을 지도하며 겪은 내용을 엮은 첫 명상에세이 <마음 다루기 수업>. 스님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출가 이후에는 국내외 제방선원에서 정진했으며, 호주의 명상 스승인 아잔브람 스님과의 인연으로 아잔브람 스님의 가르침이 담긴 <놓아버리기>를 우리말로 번역해 내기도 했다. 부산에서 정진하고 있는 혜안스님은 올해 동안거 기간에는 아잔브람 스님이 있는 호주 보디냐나 사원에서 수행한다."

Q1)최근에 두 종류의 책을 냈는데, 어떻게 내게 되셨나요?

네, 한 권은 아잔차 스님의 <반조, 마음을 비추다>라는 책과 제가 쓴 명상에세이 정도가 되겠지요, 명상에 관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글 <마음 다루기 수업>입니다. 먼저 <반조, 마음을 비추다>는 아잔차 스님의 법문집인데, 스님은 태국의 유명한 고승이기도 하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명상의 스승이신데, 동서양에 많은 제자들을 배출했습니다. 그 분의 많은 법문을 모은 책입니다. 이 책은 명상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삶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는 법문도 실려있고, 전문적인 수행자에게 도움 될 수 있는 법문도 있습니다. 초보적인 수준에서 깊이 있는 수행하는 분들에게까지 두루 도움 될 수 있는 폭넓은 내용이 담겨 있어 읽어보시면 아잔차 스님의 수행을 통해 빛나는 지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Q2)책의 어떤 내용이 주로 알려지길 바라시는지요?

먼저 아잔차 스님 책에서는 보통 우리가 불교에서 많이 얘기하지만 마음을 놓아버리는, 평화롭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법문을 하십니다. 기초에서 시작하는데, 계정혜를 얘기하는데, 계율에 바탕을 두고 선정과 지혜를 닦는 전통적인 불교수행을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체험에 바탕을 두고 쉬운 언어로 설법하십니다. 이 책을 읽으면 단순히 불교의 계정혜가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어떻게 구체적으로 명상할 수 있는지 가르침을 들을 수 있습니다.

Q3)아잔차 스님은 서양의 명상가인 잭 콘필드도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했고 대승불교권의 선승 같은 분인데, 상대방의 걸린 부분을 탁 지적해서 그 자리에서 풀게, 담선(談禪)을 한다고 할까요? 남방과 북방 모든 불교전통에서 통하는 분이 아닐까요?

네, 그래서 아잔차 스님을 남방의 선승이라는 말을 합니다. 남방의 스승들은 모범적인, 말하자면 계를 지키며, 모범적인 가르침을 베푸는 경우가 많은데, 아잔차 스님은 선승들의 모습처럼 그 사람이 걸려 있는 부분을 직관적으로 감지해서 그것을 칼로 푹 찔러서 그 문제를 해결하게 하고 뭔가 나름의 어떤 수행정진을 돈발시키는, 그런 어떤 선승의 면모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 스님들에게 아잔차 스님의 가르침을 전해주면 어떤 수행을 하시든지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런 어떤 선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니까 전통적인 간화선 하는 분들조차도 좋아하시더라고요. 그게 보편적으로 어필하는 아잔차 스님의 매력입니다.

Q4)<마음다루기 수업>은 스님의 첫 저작 아닌가요? 수행지침서이고, 예화도 있고, 초보자들도 쉽게 왜 명상을 해야 하는지, 답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네, <마음 다루기 수업>을 쓴 목적은 삶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명상을 통해 풀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명상에 관심은 있지만 막상 대개 어렵게 느껴지고 책도 너무 어렵게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명상에 관심 있는 분들이 편하게 명상에 다가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제가 수행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곁들여 불교명상에 쉽게 녹아들 수 있는 그런 책이 됐으면 해서 책을 집필하게 됐습니다.

Q5)고독감과 외로움은 구분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고독사가 많다지만 고독을 직지해 이겨나갈 수 있을 때 외로움이 폐해가 아니라 인생의 자양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 있는, 그런 훈련이 안 돼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부처님은 한거(閑居)를 강조하셨습니다. 한거가 뭐냐하면 고요하게 홀로 있는 것입니다. 그 때도 보면 마음을 평화롭게 멈추는, 사실 훈련이 돼 있으면 그걸 통해 삼매가 생기고 삼매를 통해 지혜가 생기는데, 그게 아니라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니까 우리 마음이 쉬지를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명상의 방법론을 통해서 홀로 있으면서 마음을 평화롭고 고요하게 만들고 거기서 지혜와 행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명상의 기술을 조금 알려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Q6)앞으로 계획은 어떻습니까? 아직도 더 모자란 게 있나요?

모자란 게 너무 많고요. 허허. 이번 동안거는 호주의 아잔브람 스님 계시는 보디냐나 모나스트리라는 사찰에서 수행할 예정입니다. 아잔브람 스님은 제가 예전부터 제 수행의 전환점을 만들어주신 스승이셔서 제가 명상의 스승으로 모시는 분이어서 이번 안거 기간 수행하면서 많은 가르침을 얻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수행은 계속해 나가면서 틈틈이 그동안 받았던 도움들을 다른 분들께 회향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으면 합니다.

Q7)아잔브람 스님도 지난해 한국에 와서 혜국스님과 대화도 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걸 본 느낌은 어떠신가요?

네, 불교의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까 다양한 전통의 스님들이 사실 다른 점도 있지만 불교란 공통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큰 테두리에서 불교의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공통점을 가지고 소통하면서 우리 스님들, 수행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고, 많은 불자와 일반인들에게도 불교적인 가르침을 좀 더 폭넓게 전해주는데 여러 불교 간의 소통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회는 자주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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