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박달나무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의무이사)

● 진행 : 김상진 BBS 부산 부장

● 출연 : 김용훈 박달나무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의무이사)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 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는데요. 오늘은 부산시 한의사회 의무이사를 맡고 있고, 덕천동 박달나무한의원 김용훈 원장님과 함께 [이명(耳鳴)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김용훈 원장님 전화연결되어 있습니다. 김용훈 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박달나무한의원 김용훈원장입니다.)

김용훈 박달나무한의원장(부산시 한의사회 의무이사)

질문1) 이명(耳鳴)이란 무엇인가요?

-이명이란 [귀에서 들리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을 말합니다. 즉, 외부로부터의 청각적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상태입니다. 완전히 방음된 조용한 방에서는 모든 사람의 약 95%가 20dB(데시벨) 이하의 이명을 느낄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임상적으로 이명이라고 하지 않으며, 자신을 괴롭히는 정도의 잡음이 느껴질 때를 이명이라고 합니다.

이명은 기원전 400년 경에 이미 기술되기 시작하였으나, 많은 학자들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원인과 발병 기전에 대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정확한 진단은 물론이고 적절한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외국의 경우 통계에 따르면 성인의 30% 이상이 이명을 호소하고 있으며, 6~8% 정도가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의 이명이 있고, 0.5% 정도에서는 이명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질문2) 그렇다면 현재까지 밝혀진 이명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이명의 원인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메니에르 증후군(Meniere's Disease), 난청, 내이염, 기타 질환으로 인한 내이 장애, 물리적 자극이나 소리에 의해 외상을 입어 발생한 내이 장애, 청신경 종양 등에 의해 이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 질환을 검사를 통해 선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부 항생제, 이뇨제, 진통제, 항암제 등 약물 복용 역시 이명의 원인일 수 있으며, 그 밖에 스트레스, 우울, 불안, 수면장애 등과도 유의한 관련성이 있습니다.

이명의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종양이 원인인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먼저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를 받은 이명 환자의 25%는 증상이 매우 호전되고, 50%는 어느 정도 호전되는 것으로 보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3) 이명의 증상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이명은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와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비율이 비슷합니다. 또한 지속적인 이명이 단속적인 이명보다 빈도가 높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점진적으로 시작하여 지속적인 것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갑자기 발병하여 지속적인 것이 많습니다.

환자들은 이명 증상을 단순음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복합음으로 표현하는 경우보다 훨씬 많습니다. 단순음 중에는 ‘윙~’, ‘쐬~’하는 소리, 매미 우는 소리, 바람 소리 등이 많으며, 복합음은 매미 소리와 ‘윙~’ 소리의 혼합이 가장 많습니다.

이명은 피로하거나 신경을 쓸 때 가장 많이 나타나며 조용할 때 증상이 심해지지만, 오히려 긴장이 풀려있을 때 악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청력검사를 시행한 경우 난청을 동반한 경우가 월등하게 많습니다.

첫째, 난청을 동반한 환자 중에서 감각신경성 난청인 경우가 가장 많아, 이명이 내이와 청각신경로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대부분의 이명환자에서 이명의 주파수는 청력장애가 가장 심한 주파수나 갑자기 청력이 감소되는 주파수와 일치합니다.

질문4) 이명은 환자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소음인데, 진단시에 어떤 방식으로 평가를 하나요?

-이명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 본인의 증상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여야 합니다. 보통 환자의 불편감을 진료 중에 물어보면서 확인하게 되지만, 보다 정확하고 세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문진표 또는 설문지를 이용하게 됩니다. 설문지를 작성하는 것은 보다 많은 항목을 자세히 평가할 수 있고 환자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자신의 증상을 생각하여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명의 진단과 치료에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됩니다.

이러한 설문지의 평가 항목에는 어느 쪽 귀 또는 머리의 어느 위치에서 증상이 나타나는지, 이명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어떤 종류의 소리가 나는지, 지속적인지 단속적인지, 갑자기 발생했는지 서서히 진행하는지, 원인이 될 만한 동기라고 생각되는 일이 있는지, 현재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지, 동반되는 다른 증상은 없는지, 특정 행동이나 조치에 심화 또는 약화되는지, 이명에 대한 치료를 받아본 적은 있는지 등의 항목과 함께 이명의 크기, 고저, 청탁, 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 등의 항목이 있고 이를 환자가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도록 합니다.

머리를 다친 적이 있는지, 청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있는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는지, 과도한 소음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 음주가 심한 편인지 등도 이명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중요한 사항이므로 이명으로 인해 진료를 받는 경우 반드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5)그렇다면, 한의학적으로 이명을 어떻게 진단하나요?

-한의학에서는 이명을 실증(實證)과 허증(虛證)으로 크게 나누며, 실증은 주로 풍열(風熱), 간화(肝火)및 간기울결(肝氣鬱結), 담음(痰飮) 등으로 인해 발생하고, 허증은 간신휴손(肝腎虧損), 비위기허(脾胃氣虛)로 인해 발생한다고 봅니다.

① 간신휴손(肝腎虧損), 비위기허(脾胃氣虛) : 노화가 진행되면 오장육부의 기능이 약해지는데, 특히 신(腎)은 귀와 관련이 많은 장기입니다. 신(腎) 기능의 저하는 귀에 이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위(脾胃)기능은 소화된 영양분을 전신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 귀에 적절한 기혈(氣血)이 공급되지 않아 이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령이면서 특별한 원인이 없으며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환자는 고막에 물이 찬 듯 먹먹하거나 웅웅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② 간화(肝火)및 간기울결(肝氣鬱結) : 보통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화가 난다", "열 받는다" 라는 표현을 한다. 이는 한의학적 표현에서 말미암은 것으로,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를 화(火) 혹은 열(熱)로 분류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을 주관하는 장기는 간(肝)입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일 경우 간화(肝火)및 간기울결(肝氣鬱結)로 분류합니다. 중저음의 소리보다는 고음이 들리고, 수면장애, 불안감, 상열감,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6) 한의원에서 이명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원인과 증상에 따라, 그리고 전반적인 몸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한의사의 진료를 받기를 권장하며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한약, 약침, 침, 뜸 치료가 있습니다.

① 한약 치료 :

- 허증인 경우 : 신(腎) 기능 저하 때문에 발생한 이명의 경우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거나 귀가 먹먹한 증상을 호소하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이러한 증상에 보신환(補腎丸), 황기환(黃芪丸), 대보환(大補丸) 등의 처방으로 치료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보중익기탕가감(補中益氣湯加減), 육미가감방(六味加減方)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 담음(痰飮)이 원인일 경우 : 몸 안에 있는 수분이 열을 받아 끈적하게 변하며 허열이 발생하는 경우로 매미 우는 소리 같은 것이 들리는 증상을 호소하며, 『동의보감』에서는 이러한 증상에 가감용회환(加減龍薈丸), 통명이기탕(通明利氣湯) 등의 처방으로 치료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청심온담탕가미방(淸心溫膽湯加味方)'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② 약침, 침, 뜸 치료 : 해당 부위 혹은 특히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혈자리에 약침, 침 치료 또는 뜸 치료를 함으로써 경락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치료법, 오장육부 중 허약해진 부분을 보강하고 병이 있는 부분을 치료하는 방법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문(耳門), 청궁(聽宮),예풍(翳風) 등의 혈은 이명 침 치료에 자주 사용하는 혈자리로 이러한 침 치료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질문7) 이명을 개선하기 위해 간단히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나요?

-일상생활 중의 노력이 이명의 개선에 큰 역할을 하므로 환자는 긍정적인 사고와 자신감을 가지고 실천하도록 합니다.

1) 최대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당한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휴식을 통해 건강을 향상시키고 과로를 피하도록 합니다

2) 지나치게 음식을 짜게 먹거나, 커피,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은 피하고, 금연하도록 합니다.

3) 중장비, 항공기 소음, 시끄러운 음악 등 과도한 소음에 노출은 청력 저하와 함께 이명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하고, 부득이한 경우 보호장비를 착용해 노출을 최소화 합니다.

4) 너무 조용한 곳은 오히려 이명을 크게 들리게 하여 불편감이 증가하므로 피하도록 하고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통해 이명을 잊거나 무시할 수 있도록 합니다.

5) 이명에 좋은 지압 : 신경성으로 머리가 아프고 귀가 울리는 경우, 귀 앞쪽 턱 관절 주위 오목한 곳에 있는 이문혈(耳門穴), 청궁혈(聽宮穴)을 지압해주면 좋습니다.

질문8)끝으로 당부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진료를 받고 상담을 하는 것입니다. 이명은 자꾸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더욱 증상이 심해지게 되므로 이명을 일으키는 원인이 있는지, 생명에 위험이 있거나 향후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만한 원인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런 다음 해결 가능한 원인은 적극적으로 해결하며, 위험한 원인이 없다면 더 이상 두려움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합니다.

이명이 근본적인 치료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명의 발생 원리에 대한 이해를 통해 환자 자신의 증상을 이해한다면, 이명이 주는 불편함과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본격적인 치료 전에 단순히 환자의 이명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상담한 결과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명은 치료한다는 개념보다는 관리한다는 개념이 더 맞는 질환입니다. 환자가 이명을 없애기 위해 조절해서 이겨내려고 하기보다는 이명으로 인해 받게 되는 생활 중의 불편과 지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명에 대해 덜 집중하여 결국 이명을 무시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점을 환자 스스로가 이해하고 숙지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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