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배낭, 갖고만 있어도 '심리 안정'에 도움된다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을 떠나는 이재민들

 

여진이 잇따르면서 포항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각종 구호물품의 소비량도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 집중취재로 꾸미는 <뉴스 인사이트> 코너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꼭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두는 이른바 ‘생존배낭’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박준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우선, ‘생존배낭’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세요. 어떤 물건이 들어가나요?

 

예. ‘생존배낭’은 영어로 ‘서바이버 키트’ 혹은 ‘Go Bag'이라고도 합니다.

생존에 필요한 물건들을 미리 챙겨둬서 곧장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비상용 배낭’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물과 손전등, 헬멧, 또 라디오 같은 재난 상황에 꼭 필요한 물품들이 포함됩니다.

최근에 ‘포항 지진’의 여파로 평소보다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업체 관계자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서트1/ 조세진 '가자안전센터' 부장>
“장갑, 손전등, 다치셨을 때 구급약 같은 것. 핫팩, 고글, 산소통 그런 제품들이 들어있어요. 북핵 문제 당시 판매율이 많았고요. 이번에 지진 때문에 관심이 있으신 것 같아요.”

대형마트 구호물품의 경우도 60% 이상, 생존배낭을 판매하는 한 인터넷 업체는 전보다 4배 정도 판매량이 늘었다고 합니다.

정부도 재난 상황에 대비해서 가족 수대로 이 같은 생존배낭을 챙겨둘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네. 물품 리스트를 보고 직접 한 번 생존배낭을 꾸려볼 수도 있겠군요. 실제로 경주 지진 이후 생존배낭을 베란다에 놔두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죠?

 

그렇습니다. 지난해 9월 12일이죠. 규모 5.8의 역대급 지진이 경주를 강타하면서 ‘생존배낭’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반 시민들의 지진 경험담을 묶은 ‘현관 앞 생존배낭’이라는 책도 나왔는데요. 현관문 앞에 ‘생존배낭’을 두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깁니다.

필진 몇몇 분과 통화를 했는데, 경주 지진이 어느덧 1년이 지났지만 당시 느낀 불안과 두려움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습니다. 

저작자 중 한 분인 이창희 교수의 말입니다.

<인서트2/ 이창희 부산대학교 고고학과 교수(경주 지진 당시 동국대학교 조교수)>
“경주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았죠. 지금 포항 사람들처럼. 겪지 않으면 절대 모릅니다. 조그만 소리 하나에도 민감하고 그렇거든요. 트라우마죠. 그것을 고쳐줄 사람이 없어요.”

이 교수의 경우는 지난 월요일 아침 6시 규모 3.5의 지진이 있었는데, 경주의 자택에서 자다가 화들짝 놀라 깼다고 합니다. 아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특히 생존배낭에 대해서는 “가방을 메고 나갈 정도면 다 끝난 상황”이라면서도 “배낭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제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지진피해 주민들의 심리를 돌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지원이 이뤄지고 있나요?

 

맞습니다. 주택 등 도시 인프라 복구도 중요하지만, 피해 주민들이 다시 일상으로 잘 복귀할 수 있게끔 정신적인 치료도 필요한데요. 

보건복지부는 포항 이재민 대피소에서 정신과 전문의 등 의료진을 배치해 재난 심리 치유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불교계도 함께 나섰는데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는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심리적 응급조치를 하기도 했습니다.

묘장스님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서트3 / 묘장스님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이재민 상태는 불안 증세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 불안은 지진이 또 올 것인지에 대한 불안, 하나는 거주지를 잃은데 대한 앞으로 상황에 대한 두려움. 또 이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데 대한 두려움. 이 세 가지가 가장 컸습니다.”

이와 함께 불국사 봉사단과 ‘짜장 스님’으로 유명한 운천스님이 식량 지원 등 현지에서 꾸준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 이번 지진과 관련해서 내진설계를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도 관심을 많이 받고 있죠?

 

네. 서울에서 내진설계 대상 건물 30만여 채 중에 내진성능을 갖춘 곳은 8만여 채, 30%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민간 건축물의 내진율은 7%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불안감도 당연히 클 수밖에 없는데요. 국토연구원에서 ‘우리집 내진설계 간편조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집 주소만 입력하는 것만으로 우리 집이 내진설계가 된 집인지 알 수 있는데, 꼭 검색하셔서 한 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생존배낭부터 내진설계 조회까지, 지진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만큼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박준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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