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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의 북악산 자락] 영혼 없는 정치평론가, 싸우지 않는 정치토크
이현구 기자 | 승인 2017.11.04 01:01
   
 

   정치뉴스 데스크인 저는 BBS 보도국이 제작하는 <아침저널>의 CP(책임 프로듀서)를 겸하고 있습니다. <아침저널>은 BBS 초창기부터 20년 넘게 장수하는 2시간 분량의 간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입니다. 탄탄한 고정 청취층을 확보하고 있어 꽤 영향력도 발휘합니다. 정치권을 주 타켓으로 삼고 있는 라디오 매체간 치열한 출근시간대 경쟁에서도 일정한 점유 수준을 유지합니다. 물론 요즘 한창 잘나가는 타 방송사 아침프로 <김현정의 뉴스쇼>,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을 쫒아가려면 더욱 분발해야만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쨌든 <아침저널>이 갖는 나름의 경쟁력은 청취자 조사나 문자 반응, 주변의 평가 등에서 종종 확인되곤 하는데, 그것은 ‘정파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감각, 정권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는 논조를 견지하기 때문’이라고 감히 자평합니다. 외풍으로부터 흔들림을 막아주는 그 기저에 종교방송의 특수성과 불교의 중도사상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아침저널>에서 요즘 인기를 끄는 코너는 매주 수요일 1부(오전 7시~8시) 시간의 ‘수요 정치 토크’입니다.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 이상휘 세명대 교양학부 교수,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이 고정 패널로 함께 나옵니다. 이들은 여러 종편 채널에 출연해 평론 솜씨를 발휘하곤 하지만 정작 진검승부를 펼치는 장소는 1주일에 한 번씩 모이는 BBS 생방송 스튜디오입니다. BBS 무대에서 이들은 첨예한 정치적 사안에 거리낌 없이 자신의 견해를 표출합니다. 듣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직설적인 논쟁은 예사입니다. 진보와 보수가 맞서는 대결에 좌파 논객, 우파 논객은 확연하게 양쪽으로 갈라섭니다. ‘수요 정치 토크’는 여론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는 사안이라도 반대 논리를 외면하지 않습니다.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이 코너 홈피에는 요즘 격려 문자가 부쩍 늘었습니다. 맹렬한 논쟁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한 열성 청취자는 이들에게 영화 제목을 연상시키는 ‘판타스틱 4’란 애칭을 붙였습니다. 보수,진보 성향 인사를 알맞게 배분하고 소신 발언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은 실상 정치토크 프로의 기본인데, 이런 모습이 방송가에서 자꾸만 사라지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정치평론가들의 주 무대인 종편 채널의 시사프로그램을 보며 놀라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8명씩 출연해 정치 혹은 시사 이슈에 한마디씩 거드는 평론가들의 입장이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이 비슷한지 입니다. 게다가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강도높게 벌이는 ‘적폐 청산’, ‘국정원 개혁’ 같은 문제에 이르러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의 적폐도 같이 규명해야 한다”는 식으로 야당 편을 드는 정치평론가의 호기로운(?) 발언을 좀체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한 유명 평론가는 지난 정권에서 입이 닳도록 보수 우파 논리를 설파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매 정치 사안에 진보적 입장을 견지해 황당함마저 안겨주고 있습니다. 종편 채널을 주 무대로 하는 정치평론의 세계에서 이렇듯 ‘지조 있는’ 발언이 사라지고, ‘좌우 균형’이 무너진 것은 아마도 평론가들 스스로 ‘적당한 타협’을 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H씨를 비롯해 지난 정권 당시 ‘틀기만 하면 나왔다’는 종편 상위 출연자 5명이 대통령 탄핵 사태를 지나며 갑자기 TV에서 사라진 이유를 그들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일 터입니다. 물론 근본적인 이유는 정치평론가를 취사 선택하는 언론의 ‘척박한 환경’ 탓입니다. 권력의 감시자로 거듭나야 할 언론이 혹여 새 정권 개혁 드라이브에 반하는 ‘적폐 대상’으로 내몰리지 않을까 걱정하기 때문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일입니다. BBS 아침저널 수요 정치 토크의 출연진들에게는 ‘영혼 없는 정치평론가, 싸우지 않는 정치토크’로 요약되는 현 추세에 물들지 않고 한층 더 ‘쎄게’ 붙어주시길 CP로서 주문합니다./이현구 정치외교부장

 

이현구 기자  awakefish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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