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진한의원장(한방내과 전문의)

● BBS 부산 ‘부산경남 라디오830(10월31일)’
    (부산FM 89.9Mh 창원FM 89.5Mh/진주 FM 88.1 Mh 08:30~09:00)
● 코너명 : 주간섹션 한의학상담
● 진행 : 김상진 BBS 부산 보도부장
● 출연 : 김효진 진한의원장(한방내과 전문의)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죠. 오늘은 해운대에서 진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한방내과 전문의 김효진 원장님과 함께 ‘소화불량증의 한방 치료 ’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금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김효진 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진한의원 김효진 원장입니다.)

김효진 진한의원장

질문1) 오늘의 주제가 소화불량증의 한방 치료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급하게 먹다가, 과식하다가 체한 적이 있을 텐데요, 간혹 많이 안 먹었는데 명치가 답답하거나 빈속에도 헛배가 부르고 빨리 안 꺼지는 것은 왜 그런가요?

-정상적으로 위가 건강할 때는 음식이 위에서 소화되는 동안 발생한 자극이나 위의 팽창감을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또 음식물이 적당한 시간동안 위에 머물러 있으면서 소화효소와 위 운동성의 작용으로 음식이 잘게 쪼개져 십이지장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되면 밥을 먹고 난 이후에 속이 편안할 텐데요. 

이에 반해 소화불량증 환자들은 위 팽창 자극에 민감해져서 동통이나 명치부위의 답답함을 느끼고, 위 운동성 저하로 위내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거나, 소장으로 급격히 배출되거나, 필요이상 위내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서 신물 올라옴, 메쓱거림, 속쓰림, 트림, 복부팽만감, 잦은 방귀, 배변의 이상 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소화불량증이 얼마 되지 않았고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치료를 따로 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만성화되면 위 자체가 붓고 단단해져 소화제를 복용해도 불편감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바쁜 현대인들이 식사 습관이 불규칙하고 급하게 허겁지겁 먹게 되면서 입속의 침에 의해 음식물이 충분히 소화되지 못한 채 위장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되면 위가 피로해진 상태에서 음식물 처리, 배출 능력이 저하되어 별 거 아닌 음식에도 탈이 나게 됩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생활이 불규칙해서 부교감신경이 억제되고 진통소염제 등의 약물 복용으로도 위장 운동과 기능이 저하되므로 최근 3개월 이상 소화불량 증세가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단순히 증상 치료를 위해 소화제를 복용하거나 그냥 내버려두기보다는 소화불량증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위궤양이나 위암이 있어도 소화불량증이 나타나고 협심증과 같은 심장질환이 있어도 마치 체한 것처럼 명치부 불편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화기 질환은 증세의 정도와 병의 경중이 일치하지 않는 비특이적인 특성이 있어서 위암이어도 초기에 증상이 없거나 약간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단순 위염인데도 속이 매우 불편하고 통증이 심해지는 등 위장 불편감 자체가 모호하거나 변화가 잦으므로 30세 이후에는 특별히 위가 불편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위내시경 검사를 비롯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질문2) 간혹 소화가 자주 안되고 속이 너무 불편해서 내시경이나 복부 초음파를 하더라도 단순 위염이나 오히려 위가 깨끗하다고 진단 받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건 왜 그런가요?

- 내시경으로 봤을 때 위 표면인 점막에 궤양이나 종양과 같은 기질적인 병소가 없다고 하더라도 위 운동성 저하로 인한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가 10명 중에 7~8명일 정도로 기질적 소화불량증 환자보다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소화가 안되는데 내시경 소견이 정상이라고 하면 환자분들은 한편으론 다행이더라도 불편한 원인을 알 수 없어 답답해하시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신경성 위염, 스트레스성 위염이라고 진단받게 되며 심해지면 위무력증, 위하수로 발전하게 됩니다. 

질문3) 그럼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세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매우 다양한데요. 명치 및 가슴 답답함, 상복부 불쾌감 또는 통증, 조기 식후 포만감, 복부 팽만감, 트림, 속쓰림, 오심, 구토, 위산역류, 잦은 설사나 변비와 같은 배변의 이상,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그 중에서도 식후 불쾌감과 포만감이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대개 증상을 주기적 또는 지속적으로 호소하면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데 몇 주 동안 증상이 없다가 몇 주에서 몇 개월 동안 증상이 다시 지속되기도 하며 최근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 자꾸 윗배가 살찐 것처럼 튀어 나오고, 명치를 누르면 아프고 단단하며, 구취와 방귀 냄새, 대변 냄새가 심해지고, 설태가 누렇고 두껍게 짙어지며 위장이 안 좋은 상태가 오래된 분들은 안색이 누렇고 피부가 윤기 없이 거칠해지고 살이 빠지기도 합니다. 

질문4) 하지만 증상만 갖고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진단하면 안 되겠죠?

- 통증의 양상이나 주기, 기간 그리고 아픈 부위, 식사와의 관계, 식사나 제산제에 의한 통증의 완화 여부, 통증의 방사부위 등으로 소화성 궤양이나 위 식도 역류 질환과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으나 경험이 많은 임상의사라도 증상만 갖고서 판별하는 것은 정확도가 50% 수준입니다. 

이러한 병력 청취나 혈액검사, 대변 검사, 간, 췌장, 담낭 등 주변장기를 더 정밀히 관찰하기 위한 복부 초음파 검사나 CT 검사도 하지만 제일 정확한 것은 위 내시경 검사입니다. 

내시경 검사는 소화성 궤양, 역류성 식도염, 위암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조직검사나 헬리코 박터 감염검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내시경 검사와 상부 위장관 조영술을 비교하면 내시경 검사가 훨씬 뛰어난 진단율을 보이게 됩니다. 

질문5) 소화가 안되는 증상이 매우 흔한데 시간이 지나면 곧 좋아지기도 하고, 계속 반복되기도 하는데 어떤 경우에 꼭 검사를 받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하거나 체중감소,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 통증이 등쪽으로 방사되거나 반복적인 구토, 토혈, 흑색변, 황달 등은 심각한 기질적 질환이 있음을 의미하므로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전문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50세 이후에는 위암발병률이 증가하므로 특별히 위장 불편감이 없더라도 1~2년마다 주기적으로 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질문6) 소화가 잘 안 되면 그로 인해 다른 문제들도 생길 수 있나요?

-소화가 잘 되지 못해 위장 운동에 장애가 생기고 그 주변부 혈액 흐름이 나빠지게 되면 다른 주변장기와 머리와 말초 부위에도 혈행이 나빠지게 됩니다. 급체했을 때 두통이 생기거나 어지럽고 팔다리가 싸늘한 증상을 경험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소화불량 상태가 만성화되면 주변 소화기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위식도 역류 질환, 과민성 대장증후군, 담석증 등도 잘 동반됩니다.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장내 환경이 나빠져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1/3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갖고 있으며,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의 거의 90%가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식도 역류성 질환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선행적으로 대개 소화불량증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7)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도 체질적인 차이가 있을까요?

-체질마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원인과 양상에 차이점이 있습니다. 원래 소화력이 약하고 몸이 냉한 소음인들은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아도 위장이 작고, 무기력하다보니 자주 체하며, 신경이 예민한 경향이 있어서 조금만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소화가 잘 안된다고 얘기를 하십니다. 태음인들은 위도 크고, 소화흡수 능력이 뛰어나지만 후천적으로 과식, 폭식으로 인해 위가 늘어나고 차고 넘쳐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고 살찌고 노폐물이 많이 쌓이면서 배가 불러 나오고 잘 붓게 됩니다. 소양인들은 위장에 열이 많다보니 식욕이 필요이상 항진되어 밥을 많이 먹게 되고 성격이 급하다보니 먹는 속도가 빨라서 소화불량증이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으로 인해 소화불량이 생기지 않기 위한 체질에 따른 좋은 음식과 해로운 음식, 생활 지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질문8) 한의학에서는 소화불량증을 어떻게 바라보고 치료를 하게 되나요?

-소화불량증을 한의학에서는 식적이라는 범주에서 보고 치료하게 됩니다. 음식이 쌓여있다 해서 식적, 담이 쌓여 있다고 해서 담적 이라고도 합니다. 담은 병리적 대사산물을 의미하며 ‘쌓였다’는 말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만들어진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식적은 좋지 못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좋지 못한 식습관으로 인해 섭취한 음식이 영양소가 되지 못하고 병리적으로 작용하고 조금씩 위장에 쌓여 위가 붓고 단단해진 것으로 식적이 생기면 비장의 운화작용을 저하시켜 체내 수액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몸이 잘 붓게 되고, 만성 피로와 복부 팽만감, 입 냄새, 방귀, 대변 등에서도 심한 악취를 동반하게 됩니다. 

위장 자체와 그 주변부로 혈액과 노폐물이 유입, 정체되어 위와 장벽이 두꺼워지고 단단해져서 소화액의 분비와 위장 운동에 장애가 생긴 상태로 처음에는 명치 밑에서 부터 시작해 점차 복부 전체로 넓어지고 굳어지면서 마치 단단한 돌이 있는 것처럼 딱딱하거나 나무처럼 뻣뻣해져 막혀서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가슴과 격막에 뭉친다고 보았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침, 약침, 뜸 치료와 한약의 복용을 통해 복부에 쌓여 있는 노폐물인 담적을 삭히고, 약해져 있는 위의 기운을 회복하여 기운을 강화시켜 줍니다. 식적이 치료되면 명치를 비롯한 상복부 주위가 딱딱해지고 눌러서 아팠던 것이 점점 약해지거나 손으로 누를 수 있는 깊이가 점점 증가하고 복부 주변으로 따뜻한 느낌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속이 가득차고 답답한 느낌이 텅 비어있는 듯 편안해지게 되면 머리와 하복부, 팔 다리 혈액 순환도 좋아지게 됩니다. 

질문9) 혹시 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들을 알려 주신다면요?

-일상적으로 간단히 구할 수 있는 음식들로 말씀드린다면 양배추, 마, 무입니다. 양배추는 위장 염증, 상처를 회복시켜주는 비타민 u와 위장 출혈을 지혈하는 비타민K가 있어서 위염,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분들이 하루 2번 이상 매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는 각종 비타민과 뮤신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위를 보호하고 위궤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주며 소화에 도움을 주는 아밀라아제 성분이 많아서 소화불량에도 좋고, 설사에도 산약이라고 하여 한약재로 많이 씁니다. 하지만 마의 점액질에 피부를 가렵게 하는 성분이 있어서 알레르기가 있거나 처음 섭취하는 분들은 양을 조금씩 늘려 먹도록 합니다. 무는 나복이라고 하여 소화효소가 많이 들어있어 전통적으로 천연 소화제로 많이 쓰였으며 소화가 잘되고, 담을 삭히며, 열을 내리며 변도 잘 나오게 하며 생무즙이 항염, 항균 작용과 함께 혈압을 점차적으로 낮추는 작용을 하여 고혈압과 동맥경화 환자들에게 좋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분식 먹을 때 단무지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이유겠지요. 

질문10)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을 위한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 바랍니다. 

-위장은 음식을 처리하는 장기이므로 아무래도 올바른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간단히 몇 가지를 알려드리면,

1. 전에 먹었다가 소화가 잘 안됐던 음식은 되도록 피하도록 합니다.
2. 배고픔을 기준으로 식사를 했다, 안했다 하는 것이 아니라 4~5시간 간격으로 늘 일정한 시각에 식사를 하도록 하되, 식사 시간은 30분 정도로 천천히 꼭꼭 씹어 먹도록 합니다. 저녁 7시 이후에는 끼니를 놓치더라도 음식 섭취를 되도록 하지 않습니다. 
3. 너무 질기고 단단한 음식은 피합니다.
4. 식후에 바로 눕지 말고 10분 이상 가벼운 산책을 합니다. 그러나 너무 힘든 운동은 위장에 부담을 주므로 식후 1시간이 지나고 합니다. 
5. 스트레스를 줄이고, 해소하는 방법을 찾고 화내거나 흥분한 상태에서 식사를 하지 않도록 합니다. 
6.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 외에도 커피나 녹차 등 카페인이 많은 음식을 너무 자주 마시는 것도 위에 자극이 되며 차가운 음식, 밀가루 음식, 기름기가 많은 음식, 술, 초콜렛 , 탄산음료, 흡연 등을 줄이도록 합니다. 
7. 스키니 진이나 꽉 끼는 보정 속옷도 복부를 압박하고 혈액순환, 림프순환을 방해하여 소화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8. 식사 시에 물을 너무 과도하게 마시는 것도 소화액을 희석시키고, 위에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9. 복부에 따뜻하게 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질문11)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소화불량은 잘못된 식생활로 인해 흔히 겪게 되고 소화제 복용으로 쉽게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지만 소화제를 습관적으로 먹게 되면 우리 몸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화제에 의존하게 되어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기능이 떨어지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복용하여 남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음식을 먹고 불편할 때 단순한 소화불량증일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소화기 질병이나 대사성 질환 및 전신 질환의 한 부분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기검진 및 치료 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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