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수위 전체회의부터 두루마기를 입은 노무현,
설이 지나 기분내려고 그런가 싶었지만
그것이 아니라 지난 달 30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허리에 복대를 착용했기 때문이죠.
당분간 두루마기를 입고 다닐 것이라고 하더군요.

또 디스크 수술 후유증으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될 수 있는대로 승용차나 비행기는 피하고
남은 지방순회 토론회는 열차를 이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왔죠.
(그러나 열차편의가 제공되지 않는 인천공항은 승용차로
제주는 부득이 비행기를 이용한다고 하더군요)

열차안에서는 일반승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민심을 듣는 이벤트를 연출할 것이라는 추측과는 달리
간단히 같은 간의 승객들에게 인사만 하고
아무말 없이 춘천까지 왔다고 풀기자는 전하더군요.

부드러워졌습니다.
지난 광주때도 느낀 것이지만 확실히 노무현은 더 부드러워졌습니다.
얼굴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도 따뜻한 여유가 생기고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고요,

오히려 변한 것은 그런 노무현을 대하는
수행 인사들과 공무원들의 태도죠.
노무현이 등장할 때 전원 기립해서 박수를 치며
충심으로 굴종하는 듯한 모습들이었고
시종일관 토론회 분위기는 경직됐습니다.

토론회에서 제대로 빡세게 못하면
오찬때가서 <한 소리>듣는다는 소문들을 들어서인지
도지사부터 준비해온 자료들을 국어책 읽듯이,
상기된 얼굴로, 열라 빠른 속도로 읽어가기에만 급급했고
그 바쁜 시간에도 당선자 쉬시라고 10분간의 휴식시간도 배려해가면서
엄청 신경들을 쓰더군요.

또 노 당선자가 말할 때는
임금님 훈시라도 적듯 전부들 황송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받아쓰기를 하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토론회가 아니라
<지역발전과제>에 보고와 이에 대한 노 당선자의 경청과 훈시가 반복되는
<업무보고회>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질문과 답변이 있다고는 하지만 질문에 나선 교수와 관계자들은
어떻게하면 틔는 발언으로
노무현에게 눈도장 찍을 수 있을까에만 몰두하는 것 같았습니다.

쉬는 시간에 오며가며 만난 노 당선자에게
대북송금문제의 정치적 해결 타협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던져봤지만
못들은 척 싱긋 웃고 말더군요.
곧 이어 밉상스러운 임채정이가 말도 안되는 소리하고 있어하며
기자들을 가로 막고...
노무현은 오늘 토론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철저하게 배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나저나 11시 45분에 끝나는 토론회 보고
12시 리포트하려니깐 시간이 촉박해서 죽겠습니다.
토론회형식이 노무현 인사말->발제,보고,자유토론->노무현 마무리 발언의
순서라 노 워딩은 꼭 끝나기 10분 전에 나오거든요.
어째든 늘 아슬아슬 합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