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S울산불교방송 '아침저널3부' (FM 88.3Mhz / 08:30~09:00)

□ 진행: 박상규

□ 출연: 경북대 조류생태연구소 김성수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

경북대 조류생태연구소 김성수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 BBS불교방송.

◆ 올해도 어김없이 떼까마귀가 울산을 찾았습니다.
해마다 날아오는 떼까마귀지만 이제곧 겨울이 다가옴을 전하는 전령사 같은 느낌인데요.
오늘은 경북대 조류생태연구소 김성수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와 함께 떼까마귀 이야기 나눠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네. 반갑습니다.

◆ 최근 떼까마귀들이 다시 울산을 찾았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언제 울산에서 발견됐습니까?

△ 제가 매일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 10월 16일 오전 6시 17분에 떼까마귀 79마리를 올해 처음으로 울산에서 확인했습니다.

◆ 예년에 비해 조금 늦었습니까?

△ 지난 조사기록을 보면, 지난해에는 10월 14일에 왔어요.
그러니까 지난해보다는 이틀 늦게 도착했습니다.

◆ 처음 발견된 날이 하루, 이틀 차이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 이것은 날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떼까마귀는 북쪽에 살다가 기온이 많이 떨어지면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옵니다. 
우리나라 기상대 가운데 가장 위쪽에 있는 것이 철원기상대인데요.
이 곳의 최저기온을 기준으로 평균을 내보면, 기온이 5도씨 이하면 10월 15일 중심으로 하루, 이틀 빨리 내려옵니다.
또 기온이 9도씨쯤 되면 10월 16일, 17일, 늦게는 18일 처음 울산에서 관찰이 됩니다.
그러니까 떼까마귀가 울산에 일찍 오고 늦게 오는 것은 최저기온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럼 지금 날아온 떼까마귀들은 삼호대숲에 머물고 있습니까?

△ 그렇습니다. 낮에는 먹이터로 가고, 저녁이 되면 삼호대숲으로 날아와 잠을 잡니다. 

◆ 떼까마귀는 둥지를 튼다고 해야 합니까? 아니면 잠자리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 둥지가 아니고 잠자리가 맞습니다.
떼까마귀들은 번식을 하러 울산에 오는 것이 아니라 겨울을 보내기 위해 옵니다. 
까치처럼 둥지를 트는 것은 아니라 대나무 가지를 횃대 삼아 잠을 자기 때문에 '월동', '숙영'으로 표현됩니다.

◆ 이제 울산으로의 이동이 시작됐는데요. 언제쯤 이동이 끝납니까?

△ 보통 첫 관찰 이후 한달 안에.. 그러니까 11월 중순쯤이면 울산에서 겨울을 보낼 개체들은 거의 다 옵니다.
단, 북쪽의 기온이 높으면 그쪽에 머무는 기간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첫 관찰 이후 한달 안에 옵니다.

◆ 올해는 어느 정도의 개체들이 울산을 찾을까요? 

△ 지금까지 울산에 온 최대 개체 수는 약 10만마리입니다.

◆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까? 

△ 그렇지는 않구요.
제가 10여년간 조사해 본 결과, 큰 폭의 개체수 변화는 없고 꾸준히 해마다 10만 마리 가량이 울산을 찾고 있습니다.

떼까마귀 군무. 울산 남구 제공=BBS불교방송.

◆ 그러니깐 꾸준히.. 우리나라 가운데서도 울산을 찾는거군요? 

△ 우리나라에 월동하는 떼까마귀 전체개체 가운데 90%가 울산을 찾고 있습니다.

◆ 대단하네요. 이제 앞으로 몇달간 떼까마귀와 울산시민들의 동거가 시작되는데요. 언제쯤 다시 돌아갑니까?

△ 데이터를 보니, 보통 10월 중순부터 울산에 머물다가 이듬해 4월 30일 안에는 대부분 떠납니다.
그래서 결국 울산에서 6개월 정도 머문다고 보시면 됩니다.

◆ 1년의 절반은 울산에서 떼까마귀를 볼 수 있다는 얘기네요?

△ 그렇습니다. 또 6개월은 백로를 보지요.
여름에는 백로, 겨울에는 떼까마귀를 보고.. 울산은 굉장히 복이 있는 곳이죠.

◆ 백로도 울산에 6개월을 머무나요?

△ 네. 그렇습니다. 6개월은 떼까마귀, 그리고 6개월은 백로를 만날 수 있습니다.

◆ 울산이 복을 받았다고 해야겠군요?

△ 전세계 어느 도시에도 여름철새와 겨울철새가 바통을 넘겨받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울산이 복을 받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떼까마귀 방문에 맞춰 철새학교 등 관련 행사도 마련됩니까?

△ 매년 여름에는 백로학교, 겨울에는 떼까마귀 학교를 합니다.
올해는 특히 중요한 것이 있는데요.
지난 2월 개최하려다가 AI 때문에 취소된 아시아버드페어가 있습니다.
아시아 조류전문가와 마니아들이 모여서 울산에는 어떤 새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그런 국제적인 행사인데요.
떼까마귀가 울산을 방문하는 기간에 맞춰 열게 됐습니다.

떼까마귀를 관찰하는 시민들. 울산시 제공=BBS불교방송.

◆ 울산 남구 삼호동 일대에는 철새거리, 철새마을 조성사업 등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울산 남구 삼호동에는 여름에는 백로, 겨울에는 떼까마귀들이 많이 찾습니다.
이 때문에 배설물 등으로 인한 주민 불편이 있었는데요.
이에 남구는 철새거리과 그린빌리지, 전선 지중화 등 자연생태 보존과 주민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1차 사업으로 500가구의 태양광 설치사업과 게스트하우스 지정, 그리고 와와공원에 철새홍보관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여가선용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삼호동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요. 철새를 통해 주민 삶의 질도 높이고 환경도 개선되겠군요. 그리고 잠깐 언급하셨지만 아시아조류박람회도 울산에서 열리잖아요?

△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울산 남구 삼호동 삼호철새공원 광장에서 열립니다. 
동남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 조류학자와 마니아들이 모여 울산의 조류를 관찰하고 지역 관광지도 둘러보게 되는데요. 울산을 알리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또 울산 남구가 조류를 활용해 생태관광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그런 홍보역할도 하게 됩니다. 
올해는 AI 걱정없이 행사가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

울산의 하늘을 뒤덮은 떼까마귀. BBS불교방송.

◆ 마지막으로, 떼까마귀와 관련된 주민민원도 발생할 것 같은데요. 울산시민 여러분들께 한말씀 해주시겠습니까?  

△ 조류를 포함한 동식물이 사람이 함께 살 때, 그 지역의 환경이 좋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떼까마귀가 겨울마다 울산을 찾아오는 것은 이 지역이 살기좋기 때문으로, 그만큼 사람이 살기에도 좋은 곳이라는 방증이 됩니다.
그래서 자연과의 공존이 인간의 삶에서 중요하고 긍정적이라는 점을 늘 생각하시고, 이해하는.. 그런 마음을 내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지금까지 경북대 조류생태연구소 김성수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였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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