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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개정, ‘무역대국 대한민국’의 위상 세우자미국 앞에 벌벌 떨기만 할 게 아니라 압박할 수 있는 카드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양봉모 기자 | 승인 2017.10.10 13: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압력이 거셉니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양측이 만나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개정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개정 필요성’에 방점을 찍으면서 ‘재협상’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그동안 미국은 ‘협정 전면개정’을 내세우다가 갑자가 ‘전면 폐기’를 내세우기도 하는 등 우리를 압박해 왔습니다. 전형적인 협상전략을 펴 온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설마’하는 순진무구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트럼프는 ‘FTA 파기’라는 카드까지 내 놓으면서 우리도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돼 버렸습니다. 결국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한반도가 긴장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시점에서 한미 안보공조를 내세워 형제인 척 하다가 갑자기 돌변해 ‘우리가 너희를 지켜 줄 테니 너희는 FTA를 내 놓으라’는 식의 협상 같아서 불쾌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상황이 이 모양 이 꼴이니 어쩌겠습니까.

이제 한미 FTA 때문에 미국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자동차, 철강, 농산물, 서비스 분야 등이 본격 논의될 것이고 이 부문에 대해 개정하자는 요구가 나올 것입니다. 만약 이같은 미국의 요구가 받아 들여 진다면 우리는 일자리 감소는 말할 것도 없고 농업의 경우 생존의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입니다. 이미 미국은 지난 8월 열린 1차 공동위에서 최장 15년 이상에 걸쳐 철폐하기로 한 농축산 분야 관세를 당장 없애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미국 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청원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는 삼성과 LG전자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마국은 우리나라 제품에 대해 올 들어 벌써 8건이나 수입규제에 나섰습니다.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 대응을 위해 11일 민관 공동 대책회의를 갖는다고 합니다. 정부만 나설게 아니라 민간기업이 함께 나서서 대응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번 FTA 개정 협상에서는 이처럼 미국이 남발하는 반덤핑 관세와 세이프가드 조사 등 무역규제도 한미 FTA 대상인 경우 이를 제외하는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여러 가지 카드가 있다”고 했다가 “카드를 보여주면 이미 카드가 아니다”라는 등 각종 외교적 수사를 동원해 가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무엇입니까? 결국 미국의 요구대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 협상에서도 미국은 자신들의 의도대로 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 자리를 박차고 나가거나 ‘폐기’를 내세우며 우리를 압박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만 나설 일은 아닙니다. 정부 각 부처는 물론 앞에서 지적했듯 민간 기업까지 머리를 맞대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를 내세워 한반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안보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입장이 궁색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사실 북한이 전쟁을 불사할 것처럼 나서면 나설수록 우리는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기 구매는 무역 외 요인이기 때문에 한미FTA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가 거액을 들여 미국산 무기를 사들이는 것은 계산하지도 않고 한미 FTA로 자동차 철강 농산물 서비스 분야 등에 대해 미국 측에 유리하게 재협상을 하려는 것입니다.

눈 뜨고 당한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한미FTA ‘개정’ ‘재협상’ ‘폐기’ 등을 내세워 놓고 결국은 안보를 내세워 무기도 팔고 우리로부터 무역을 통한 각종 이익을 취하겠다는 것이지요.

트럼프가 ‘미국 제일주의’를 주창할 때 이미 우리는 고개 숙인 나그네 신세가 되고 말았는지도 모릅니다. 말로는 ‘우방’이니 ‘동맹’이니를 외치지만 오직 이익만을 따지는 걸 보면 그때그때 다른 ‘우방’의 기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니까,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이니까 우리를 안보면에서도 경제면에서도 지켜 줄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혹 한미FTA개정 협상에서 폐기보다도 못한 굴욕적인 개정을 요구한다면 우리도 미국 앞에 벌벌 떨기만 할 게 아니라 미국을 크게 압박할 수 있는 카드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카드를 써 본적이 없어서 정부당국으로서는 무섭겠지만 말입니다.

미국이 미국제일주의를 내세운다면 우리도 대한민국제일주의를 전면에 걸고 공격적인 무역으로 ‘무역대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워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봉모 기자  yangbbs@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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