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이번 한가위 연휴 기간에 가족과 친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가족 간의 정을 나누고 즐거운 한때를 보냈을 텐데요.

하지만 북한 이탈주민들은 이번에도 북녘땅 고향에 가지 못한 채 불교계가 마련해준 합동차례를 통해 조금이나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고 합니다.

류기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에도 코앞에 있는 고향을 가지 못하는 북한 이탈주민들.

이들에게는 더없이 즐거워야 할 명절이 더욱 외롭고 쓸쓸한 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가위를 맞은 북한 이탈주민 70여 명이 연등이 가득 걸린 서울 도심 법당에 모여 합동 차례를 지냈습니다.

[인터뷰] 두견 스님 / 조계종 국제선센터 총무

[북한 이주민들, 새터민들이 계시는데요. 이분들이 마땅히 어디 가서 차례를 지내거나 아니면 제사를 지낼 곳이 마땅히 없거든요. 어떻게 보면 절이라고 하는 공간이 그런 분들에게 장소라든가, 차례를 지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북한 이탈주민들이 정성스럽게 차려진 차례상 앞에서 먼저 간 부모와 조상, 그리운 이들의 위패를 모시고 절을 올립니다.

명절이면 더욱 생각나고 그리운 가족과 친척들, 고향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조금이나마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북한 이탈주민들은 서로 비슷한 처지를 위로하며, 언젠가는 남과 북이 다시 만나 명절을 함께 보내는 날이 빨리 오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했습니다.

[인터뷰] 이창원 / 서울 양천구 신정 2동

[이렇게 와 있어도 북에 있는 자식들도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넘어올 때 좋은 대한민국에 같이 데려오지 못한 게 항상 한스럽고...]

합동차례을 마련해준 서울 목동 국제선센터 주지 탄웅 스님은 북한 이탈주민들과 신도들에게 넉넉한 마음을 담아 덕담을 건넸습니다.

[인서트] 탄웅 스님 / 조계종 국제선센터 주지

[복이 없다, 가난하다 이야기하지 말고 복이 없거든 복을 지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가난하거든 복을 지어서, 보시행을 실천을 해서 지금의 삶을 스스로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천지신명에게 빌려고만 하지 말고...]

최근 사찰에서 합동차례를 지내는 가족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합동차례는 이제 익숙한 명절 풍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서울 목동 국제선센터도 지난 2013년부터 종교에 관계없이 설과 추석 두 차례 북한 이탈주민들을 초청해 합동차례를 지내고 신도들이 마련한 쌀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명절이면 고향 생각에 더욱 적적하고 쓸쓸한 북한 이탈주민들.

불교계의 따뜻한 자비의 손길로 마음 한켠의 허전함을 달래고,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최동경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