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 버드나무한의원 진료원장(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 BBS 부산 ‘부산경남 라디오830(9월12일)’
    (부산FM 89.9Mh 창원FM 89.5Mh/진주 FM 88.1 Mh 08:30~09:00)
● 코너명 : 주간섹션 한의학상담
● 진행 : 박영록 BBS 부산 보도부장
● 출연 : 이혜진 버드나무한의원 진료원장(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앵커멘트)다음은 주간섹션 한의학 상담시간입니다. 오늘은 버드나무한의원 진료원장으로 계시고,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혜진 한의사와 함께 합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이혜진 버드나무한의원 진료원장

질문1) 오늘은 만성피로 증후군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고요?

-네, 요즘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서서히 가을의 초입으로 접어들고 있는데요. 뜨거운 여름 바캉스의 후유증과 함께 유독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만성피로 증후군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정의하기가 매우 모호한 개념입니다. 특정 검사수치로 진단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피로라는 증상은 주관적인 양상을 띄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피로라는 개념을 정의해볼까요?

'피로'는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활동 이후의 비정상적인 탈진 증상, 기운이 없어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기운이 없는 상태'가 되겠습니다.

이러한 피로가 1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는 지속성(prolonged) 피로라고 부르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chronic) 피로라고 부릅니다.

잠깐의 휴식으로 회복되는 일과성 피로와 달리, 만성피로 증후군은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으면서 환자를 매우 쇠약하게 만드는 피로가 지속됩니다.

질문2)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피로, 원인이 무엇인가요?

-만성 피로 증후군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관련 질환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포함한 각종 감염증, 일과성 외상 혹은 충격, 극심한 스트레스, 독성 물질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중추신경계의 장애에 의한 질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집중력 장애, 주의력 장애, 기억력 장애, 감각 이상 같은 증상들이 빈발한다는 점과, 그 중 5~15%의 환자들에게서 발병 후 첫 6개월 이내에 일시적인 마비, 시각장애, 운동부조화, 혹은 혼란(confusion)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근거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기 때문에, 만성 피로 증후군과 중추신경계의 연관성을 시사합니다. 또한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들에서 뇌 혈류가 감소되는 사례가 발견되거나, 각종 신경전달 물질들의 이상 소견이 발견된다는 학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쾌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질문3) 그렇다면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혼동할 수 있는 질환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만성피로 증후군은 만성피로를 유발하는 다른 의학적인 질환이 배제된 원인불명의 증후군입니다. 따라서 아래에서 설명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보기 힘듭니다.

만성 피로를 설명할 수 있는 현재 증상의 모든 기질적 질환 : 갑상선 기능 저하증, 빈혈, 각종 만성질환, 부신피질 기능 저하증, 수면무호흡증, 기면발작, 약물부작용 등,

또는 위의 질환들이 과거에 진단되었지만 회복이 증명되지 않은 경우, 

정신과적인 주요 우울증, 양극성 정동성 장애, 조현병(정신분열증), 망상 장애, 치매, 신경성 식욕 부진, 대식증 만성 피로가 시작되기 2년 전부터 그 이후에 생긴 알코올 혹은 기타 약물 남용
심한 비만 (체질량 지수 45 이상) 등이 있겠습니다.

질문4)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설명드리겠습니다.

만성 피로는 6개월 이상 지속되며, 휴식으로 회복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심하게 장애를 줄 정도의 피로감이고요. 운동 후 심한 피로,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수면장애, 두통, 근육통, 관절통, 위장 장애가 있습니다.

또, 독감유사 증상인 전신 통증, 무력감 등이 있고, 수족냉증과 광선기피증, 어지럼증, 식은 땀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복통, 흉통, 식욕부진, 오심, 호흡곤란, 체중감소, 우울, 불안 등의 매우 다양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1994년 미국의 질병 통제 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서 정한 기준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핵심이 되는 만성 피로와 관련된 증상을 말씀드리면요. 임상적으로 평가되었고, 설명이 되지 않는 새로운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현재의 힘든 일 때문에 생긴 피로가 아니어야 하고, 휴식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야 하고, 만성 피로 때문에 직업, 교육, 사회, 개인 활동이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비해 실질적으로 감소해야 합니다.

이외에 다음 증상들 중 4가지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는데요. 기억력 혹은 집중력 장애, 인후통, 경부 혹은 액와부 림프선 압통,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 새로운 두통,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음, 운동 혹은 힘들여 일을 하고 난 후 나타나는 심한 권태감이 있습니다.

질문5) 그렇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의 한의학적 치료법은 무엇인가요?

-한의학에서 피로는 노권상, 기허, 허로 등의 병증에 속합니다.

원기의 허약, 무절제한 생활, 운동 부족에 따른 기혈의 순환 장애, 정신적인 스트레스, 허약한 소화기능, 오장의 기운이 약해지거나 육음이라고 하는 여섯가지 나쁜 기운 등이 원인이 됩니다.

원인에 따른 한약처방은 만성피로증후군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원기 허약으로 인한 피로인지, 과로에 의한 것인지, 지나친 성생활이나 육체적 과로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처방은 모두 다릅니다. 특히 요즘 현대인들은 활동량이 적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이것 또한 한약복용이 피로도를 현저하게 개선시켜줍니다. 

복부의 중완, 관원 다리의 족삼리 혈 등에 뜸을 떠서 저하된 신체의 활동력을 증진시키고 원기회복을 돕습니다.

추나요법을 통해 경락과 경혈을 자극하여 뭉친 연부 조직을 풀어주고 기혈을 정상적으로 순환시켜 만성 피로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침치료는 인체의 기혈 순환을 조절하여 만성피로증후군의 주원인이 되는 인체 불균형 및 근육과 인대의 손상을 치료하여 몸 전반에 나타나는 불쾌감을 완화시켜 줍니다.

약침치료는 순수 한약 성분을 정제한 약침을 경혈에 주입하여 한약과 침의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치료법으로 손상된 근육과 인대를 재생시키고 피로를 빠르게 제거해 줄 수 있습니다.

병의 원인이 되는 부위에 관을 흡착시켜 경락을 원활히 소통시키는 부항으로 인체 내 독소를 빼내고 피부와 근육 내 혈액을 맑게 정화하여 통증을 완화합니다.

그 외에도 전침 치료는 신경과 근육에 전기 자극을 가하여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 순환을 개선시키고 경피 적외선 조사 요법은 경락과 경혈을 따뜻하게 하여 기의 소통을 촉진하고 통증 완화, 근육 이완, 노폐물 제거를 돕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한방치료법은 항우울제 또는 부신피질호르몬제 등 약물 복용에 거부감이 있거나 효과가 없었던 만성피로환자분들에게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질문6) 만성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생활 요법을 추천해주신다면요?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지압도 도움이 됩니다. 목덜미의 첫 번째 척추뼈 좌우 3㎝ 정도 되는 부위부터 불룩한 근육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눌러주면 피로가 개선됩니다. 척추 양방 2cm 주변을 따라 꾹꾹 지압해주는 것도, 오장의 기운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오장육부의 기운이 반영되는 귀를 지압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귀를 반틈 접어 지압해주면, 앉아있는 시간이 긴 현대인들의 허리 피로도를 개선시켜주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이 밖에 인삼즙이나 오미자차 등도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예전에는 만성 피로 증후군에서 운동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생각하여 운동을 권유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점진적으로 유산소성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운동 요법이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들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를 위한 운동 처방은 환자들에게 주 5일간 최소 12주간 운동을 하도록 하고 매번 5∼15분 정도 운동을 지속하게 합니다. 그리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매주 1∼2분씩 운동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 최대 30분이 될 때까지 운동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시한번 무리한 운동은 피로도를 더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건강 체력상태를 고려하여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식이요법과 관련해서는, 가능하면 다당류로 된 정제되지 않은 음식(현미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한 저지방 육류 등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인공적인 첨가물이 포함된 모든 가공식품은 소화기계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므로 피할 수 있도록 합니다. 
녹황색 채소의 엽록소는 간에서 배출되는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어 피로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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